오늘은 6.25날이다. 68년 전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니 평화로운 시대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며칠 전 하동에서 남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해서 우리가 헤어지게 되고 그대로 끝나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니 사진이 있고 딩턴이 초음파 영상이 있어서 그냥 이거 하나만으로도 버티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사진 찍을 때 왜 이렇게 많이 찍냐고 찍지 말라고 자꾸 말하지만 이거 한 장 한 장 나한텐 너무 소중해." 라고 남편과 나 그리고 딩턴이가 함께 없는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예전에는 이산가족에 대한 기사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한테도 소중하고 지켜야되는 가족이 생기니 너무 현실이 슬픈 것 같고 내 평범한 일상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어제는 여행을 갔다오고 2시간 30분 동안 낮잠을 잔 덕분에 새벽 2시 30분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딩턴이도 잠 못자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신 움직움직거린다. 내가 잠을 못자서 남편까지 2시 30분에 깨버렸다. 남편이 자장가를 틀어주자마자 1분 만에 내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남편은 그 때 깨버려서 새벽 4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남편은 출근도 해야하는데 너무 미안했다.

  2시간 50분을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서 참치김치찌개를 끓였다. 가끔 남편이 식샤를 합시다 2의 먹방장면을 보곤하는데 어제는 김치찌개를 보고 있길래 먹고 싶을 것 같아서 해줬다. 평소보다 밥을 조금 더 줬는데도 잘 먹어서 뿌듯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밤에 잠을 잘 못자는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계획표대로 생활해보기로 했다. 일단 낮잠은 빼버리고 네이버캘린더 어플을 받아 해야할 일들을 적어두었다. 해야할 일들이라고 해봐야 집안일들의 나열이지만 일단 규칙적으로 생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오전에는 하동 여행을 다녀온 것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철분제랑 비타민을 챙겨 먹고 자세교정과 제자리걸음 30분 운동을 진행했다. 오전은 낮잠도 자지 않고 일정대로 잘 흘러갔다.  

  오후에는 점심으로 삶은 달걀 2개와 두유를 챙겨 먹었는데 삶은 달걀 1개가 좀 덜익어 반숙 상태의 노른자부위를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1초를 남겨두고 폭발했다. 일정에 없던 전자렌지 청소가 시작되었다. 너무 귀찮고 짜증이 밀려왔다. 나는 일부러 터질까봐 젓가락으로 구멍까지 뚫었는데 억울한 마음이다. 점심을 챙겨 먹고 이력서를 쓰려고 했는데 딩턴이 태교 겸 클래식을 틀어줬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밤에 2시간 50분 밖에 못잤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력서 써야하는 2시간을 온전히 잠으로 보냈다. 그런데 웃긴게 얼마나 잠을 자는게 싫었는지 남편한테 오는 메신저에는 꼬박 답장을 보냈다. 그래서 남편은 내가 잠든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력서는 내일 쓰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해놨다.

  오늘은 초미세먼지로 장을 볼 수도 없고 주말에 무리한 폭식을 했기에 밥은 130g만 담은 닭가슴살마요와 삶은 두부를 아침의 남은 참치찌개와 함께 먹었다. 지난 번과 다르게 청양고추도 한 개 넣었더니 느끼한 맛을 많이 잡아주었다. 치킨마요에 밥이 적음에도 두부가 있어 배가 불렀다. 밥을 먹고 설거지는 남편이 해줘서 나는 40분간 휴식을 취했다. 남편도 소화를 좀 시키다가 운동을 가고 나도 집에서 제자리걸음을 조금 더 해주었다. 집에만 있었음에도 일부러 제자리걸음을 해줘서 오늘 걸음수가 6천보가 넘었다. 기어핏 덕분에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운동을 마치고 장까지 봐서 집에 돌아왔다. 남편과 같이 하동여행경비와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정리했다. 2박 3일 일정인데 경비가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지리산 쪽으로 다시 여행을 가면 펜션 대신 에어비앤비에서 쾌적하고 저렴한 숙소를 구해 조금 더 경비절감하며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여행기를 회사동생이 읽었는데 남편과 나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좋아보인다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서로를 못 만났고 그저 그런 사람과 결혼했으면 대기업에 갈 생각도 못했을 거고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그냥 이 정도가 나한테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았을거라고 했다. 남편과 나는 우리가 만났기 때문에 서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됐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이게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인다는게 신기했고 그만큼 우리가 예전보다 더 성장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항상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부부로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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