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5월의 마지막 날이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콩나물김치국을 끓이고 밥을 했다. 보통은 전날 미리해두거나 냉동한 밥이 있기 마련인데 오늘은 국도 밥도 없어서 일찍 일어나 서둘렀다. 피곤하긴 해도 남편이 아침을 먹고 갈 수 있어서 다행이다. 오늘은 남편이 저녁 약속이 있기 때문에 아침 말고는 같이 먹을 수가 없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난 블로그를 정리했다. 남편이 출근을 하면 블로그를 정리하는 것이 일상이 되었다. 빌려온 요리책을 뒤적이며 저녁에 혼자 먹을 적당한 메뉴도 찾아보다가 8시 30분 쯤 잠들었다. 자는 동안 하늘을 나는 꿈과 하늘을 노란색으로 색칠하는 꿈을 꿨다. 요즘 태교로 색칠놀이를 좀 해서 그런가 딩턴이랑 얘기를 많이 해서 그런가 나이와 어울리지 않게 동심의 세계로 돌아갔다.

  12시 40분 쯤 일어났는데 남편에게 꿈을 말해줬더니 하늘 칠하느라 오래도 걸렸겠다고 했는데 그러고보니 진짜 낮잠을 장장 4시간이나 잤다. 아침에 먹다 남은 콩나물국으로 점심을 챙겨 먹고 바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요리책으로 일요일까지 식단을 짜고 요리에 필요한 구입할 재료를 적어두었다.

목 저녁 채소 비빔밥
금 아침 현미버섯밥, 사과, 요거트, 브라질 넛트
금 점심 단호박 2, 고구마 1, 마시는 요구르트
금 저녁 두부전골 (특식)
토 아침 훈제 닭가슴살 월남쌈
토 점심 단호박 2, 고구마 1, 마시는 요구르트
토 저녁 두부 샐러드
일 아침 소고기 가지볶음밥
일 점심 (아마도) 외식
일 저녁 가지구이 샐러드

  간색 메뉴는 혼자 먹는 메뉴고 파란색은 바뀔 가능성이 있는 메뉴이다. 남편이 토요일에 회사직원 결혼식을 가는데 결혼식이 11시라 10시 30분에는 식사를 할 예정이라고 아침을 안 먹고 갔으면 한다고 했다. 나까지 굶을수는 없으니 남편에게 월남쌈 2~3개만 주고 그냥 해서 먹을까 생각중이다. 또 일요일 5시에는 청주 KBS 개국 73주년 기념으로 KBS 교향악단 초청 공연이 있을 예정이라고 한다. 참석이 가능할지 모르겠으나 참석한다면 저녁 먹기가 조금 애매해진다. 그 때 상황에 맞춰 조금씩 변하겠지만 가급적이면 남편과 나 그리고 딩턴이 건강을 위해 식단을 잘 지켜보려고 한다. 임신 14주차에 살이 1도 안찌고 오히려 1.5 킬로 정도 빠져 있어서 너무 다이어트 식인가 싶기도 하다. 그래도 채소도 많고 단백질 위주로 챙겨 먹으니 괜찮겠지? 저염식이라 나중에 임산부 붓기에도 괜찮길 바라며 열심히 식단을 따라봐야겠다.

  남편이 충주로 출장을 갔다 바로 퇴근해서 오늘은 5시에 집에 왔다. 작성한 식단을 보여주고 수정이 필요한지 의견을 묻고 마트에 가자고 졸랐다. 마트에 가는 길에 적어둔 메모를 안가져온걸 확인했다. 나 바보인가? 남편이 다시 돌아갈까? 했는데 외웠다고 그냥 가자고 했다. 장보기 결과는 의외로 13개 품종 중 가지만 빼고 다 기억했다. 그런데 사야하는 부추가 롯데마트에서 안보인다. 슈퍼도 아니고 마트인데 부추가 없다니 놀랍다. 마트 장보며 걷기 운동을 하려고 했는데 살 항목들을 미리 체크해서인지 예상시간은 1시간이었는데 20분만에 장보기를 마쳤다. 900걸음만에 장보기 끝이라니 운동면에서는 아쉽다.

  집에 돌아와서 쉬다가 남편은 아파트 임시 입주자 모임에 가고 나도 가는 길에 따라가서 집 앞 마트에서 가지와 부추를 추가 구매했다. 남편은 오늘 삼겹살을 먹는데 나는 집에서 채소 비빔밥을 만들었다. 버섯을 볶아 넣었는데 풍미가 너무 좋았다. 삼겹살 안 부러운 저녁 식사였다.

  
  밥을 먹고 예술태교를 시작했다. 오늘의 그림은 너무나도 유명한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이다. 남편이 결혼 선물로 받은 그림이 우리 집에 있어 익숙한 그림이지만 특유의 오묘한 색 표현을 따라가기가 힘들었다. 유화로 그린 그림을 색연필로 따라갈쏘냐. 또한 밑에 집들 또한 색채가 원래는 저렇게 밝지 않은데 내 맘대로 그냥 칠해버렸다. 오늘의 음악은 드뷔시의 아라베스크다. 드뷔시는 인상주의 음악가인데 인상주의 음악의 특징이 몽롱하게 퍼지는 울림을 표현하는 것이라고 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아라베스크는 내 귀에 잘 꽂히지 않았다. 오히려 드비쉬의 대표작 달빛이 더 내 취향에 맞는 것 같았다. 오늘의 율동인 스카프 놀이와 요가도 조금 따라했다. 어제 JY 선생님의 요가 동작을 따라하고 배가 아파서 오늘은 요가를 하지 않으려 했는데 예술태교에 나오기도 하고 오래하지 않을거니 따라했는데 비틀기 동작에서 또 배가 아프다. 어제 요가 동작에도 비틀기가 있었는데 배가 아픈 것은 비틀기 동작 때문이었구나. 비틀기만 제외하고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다른 동작들은 내일 따라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이제 들어간다고 뭐 사갈까 해서 쥬스를 사오라고 했는데 느낌이 쎄해서 그냥 데릴러 갔다. 괜히 술먹고 시비 붙을까봐 무서워서 웬만하면 술 먹은 날은 집 앞으로라도 데리러 가는 것 같다. 편의점 앞에서 쥬스를 사가지고 나오는 남편을 만났다. 술은 취했어도 나랑 딩턴이 먹을 쥬스는 안 까먹은 것 같다. 남편은 오자마자 씻더니 쇼파에 뻗어 버렸다. 깨워서 방에서 자라고 하고 나는 오늘 배송 온 유산균을 먹었다. 임산부가 유산균을 챙겨 먹어야 아이가 자연 분만으로 태어날 때 미생물 샤워를 해서 평생 면역을 좌우하는 유익균을 보유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산모의 산후통도 줄여준다고 하니 진작 알았어야 하는데 늦게 먹어서 미안해 딩턴아. 유산균 종류가 너무 많고 가격차이도 커서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비즈 유산균이라고 하는 트루락 우먼을 구입하였다. 이지바울이 조금 저렴하고 임산부들이 많이 먹는 것 같은데 남편은 일단 비싸고 좋은 거 먹으라고 트루락 우먼을 구입해 줬다. 구슬로 되어 있어 씹으면 안된다고 하는데 몇 개는 어쩔 수 없이 씹어진다. 한달치니 앞으로 계속 추가 구매를 해야하는데 6월 말에 병원에 갈 때 선생님께 괜찮은 유산균 추천해달라고 잊지 말고 여쭤봐야겠다.

  오늘도 나름 즐겁고 여유로운 하루였다. 너무 잠도 많이 자고 게으른거 아닌가 싶기도 하다. 활동도 많이 해야하는데 미세먼지가 있는 날에는 미세먼지 있다고 안 나가고 없는 날에는 귀찮아서 안 나가는 것 같다. 7월부터 순산체조 시작하니 조금은 나아지겠지. 그래도 지금이 임신기간 중 제일 안 힘든 시기인 것 같은데 무언가를 새로 시작해야하는 건 아닌지 고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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