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카페인이 있는 밀크티를 마셔서인지 새벽에 잠도 오지 않고 갑자기 간지러움증이 재발해서 새벽 5시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새벽 6시? 7시? 정도 됐을 때 쯤 남편이 깨워 같이 운동을 가자고 했지만 2시간도 못 잔 나는 갈 수가 없었다. 남편이 운동 다녀올동안 더 자라며 혼자 푸르미로 운동을 다녀왔고 9시쯤 집에 와서 밥을 차리고 날 깨웠다.

  아침은 육개장에 데워 밥 1공기를 나눠먹었다. 오늘은 사과가 똑 떨어져서 사과는 먹을 수 없었고 요거트만 추가로 먹었다. 요거트도 오늘 아침에 먹으면 다 먹길래 남편이 밥 먹고 설거지를 하고 요거트도 만들어주었다. 오늘은 잠도 그렇고 몸도 그다지 좋지 않다. 후기가 다가오니 확실히 몸이 무겁고 허리나 배 등에서 통증이 느껴진다. 부지런한 남편은 아침부터 빨래도 돌려놨길래 오늘 밥도 운동도 설거지 등등 아무 것도 안한게 미안해서 빨래는 같이 널었다.

  뒷정리를 한 후 식샤3에 나왔던 캔모아빙수도 갈겸, 이마트에서 장도 볼겸 남편과 분평동에 갔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캔모아는 10시 30분부터 오픈한다길래 11시쯤 도착했는데 첫 손님인듯 아무도 없었다. 그네의자에 앉으려고 했는데 모양은 그네지만 밑에는 벤치로 받쳐져있어 흔들림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흔들의자에 자리를 잡고 눈꽃빙수 2인분을 시켰다.

  빙수를 기다리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았는데 분평동 캔모아는 처음 와봤지만 인테리어며 예전 캔모아 다른 지점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 신기했다. 캔모아는 우리 커플에게 특별한 곳인데 처음 데이트를 하는 날 밥을 먹고 학교 근처 캔모아에 가서 키위쥬스와 토마토쥬스를 먹었던 기억이 난다. 남편은 그 때 처음 캔모아를 가봤었는데 그 뒤에도 종종 빙수를 먹으러 가곤했다. 우리가 처음 데이트를 한 장소는 지금 폐업을 했지만 오늘 이 곳에 오니 처음 데이트를 했던 기억이 난다.

  기다리던 눈꽃빙수가 나왔고 캔모아의 자랑인 토스트와 생크림도 함께 나왔다. 이전에는 무한리필이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1회 한정 리필이다. 남편은 빵을 단 반쪽만 먹었고 나는 먹성좋게 리필까지해서 3.5쪽을 먹었다. 요즘 유달리 빵이 땡기기도 하고 리필을 안시키기에는 조금 아쉽기도 했다.

  빙수를 먹은 후 바로 이마트로 갔다. 평소 이마트는 정말 안가는 곳이지만 태아보험을 가입하면서 이마트 6만원 상품권을 받은 것이 있어 오늘 쓰기로 했다. 또 KT올레에서 2천원 할인쿠폰도 주길래 함께 쓰려고하니 10만원 이상 구입이 필요하다고 한다. 장을 보는 상황에 따라 쿠폰은 못쓸 수도 있겠다는 생각으로 장을 봤다.

  먼저 얼마 전 반품한 남편 바지를 대체할 마음에 쏙 드는 바지를 찾아 카트에 넣어두고 식료품이 있는 지하1층으로 내려갔다. 어제부터 먹고 싶었던 포도를 필두로 골드키위, 오렌지, 바나나 등 과일 위주로 카트를 채웠다. 사과도 사려고 했는데 롯데슈퍼가 좀 더 싸 것 같아서 사과는 빼두었다. 임신 후 과일은 꼬박 섭취하고 있지만 오늘은 그야말로 과일풍년이다.

  카누 디카페인 미니도 사고 다 떨어진 두유와 프로모션중인 칼슘치즈도 구입했다. 시식용 치즈를 나눠 주시는 아주머니께서 임산부는 많이 먹어야한다며 감사하게도 샘플로 치즈를 자꾸만 챙겨주셨다. 반찬으로 먹을 돼지 주물럭을 사고 계란과 대파도 구입했다. 10만원은 안되겠다하고 있는데 남편이 운동갈 때 가지고 다니는 폼 클렌징도 다 떨어졌다고 해서 그것까지 고르니 9만 몇천원정도 될 것 같았다.

  부족한 금액을 채우기 위해 남편이 소주2병과 막걸리를 추가 구입했고 이거면 10만원이 되겠다며 안심하고 계산을 하러갔는데 10만원이 넘었음에도 쿠폰이 안써진다. 계산대 뒤에 손님이 밀리길래 일단 계산을 하고 고객센터로 갔는데 주류는 사용금액에서 제외된다며  4천원만 추가 구입을 하면 2천원 할인쿠폰을 쓸 수 있다고 해서 쓰레기봉투를 추가했다. 집에 쓰레기봉투가 많은데 이런식의 스튜핏 구매는 지양해야하는데 뭔가 아쉬운 느낌이 들어 딩턴이가 태어나면 기저귀 때문에라도 쓰레기봉투 많이 쓸테니까라며 합리화를 하고 추가구매를 했다.

  양손가득 물품을 안고와서 냉장고에 정리를 해두고 점심을 먹었다. 남은 육개장을 탈탈털어 점심을 먹고 어제 어머님이 주신 닭볶음탕도 데워 남편은 막걸리와 함께 먹었다. 배도 부르고 해서 남편은 설거지를 하고 나는 빨래를 갠 후 뒷정리를 해두고 일단 낮잠을 자기로 했다. 남편은 30분만 자고 일어났는데 나는 오늘도 2시간을 넘게 자서 5시 30분에 일어났다.

  일어나니 벌써 저녁을 먹을 시간이 되어 닭볶음탕을 데우고 남편이 닭볶음탕 국물에 밥을 볶아줘서 김과 함께 싸먹었다. 닭볶음탕도 맛있었지만 볶음밥은 진짜 환상적이었다. 밥을 먹으며 배틀트립 홋카이도편 전반전을 봤는데 남편은 맥주축제에 반해버려 일본에 가게되면 홋카이도를 가자며 딱 장소를 정했다. 홋카이도 여행을 찾아보니 홋카이도나 오키나와에서 만삭 스냅을 많이 찍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도 일본에 가게되면 스냅사진을 찍어야하나? 고민이 되기 시작했다. 9월말에 가면 춥긴 추울텐데 라벤더가 있는 7월쯤에 갔으면 좋았을텐데 하는 생각도 들었다.

  저녁을 먹고 후식으로 포도까지 먹은 후 배가 너무 불러서 30분 정도 산책을 다녀왔다. 나간 김에 롯데슈퍼에 들러 아까 이마트에서 못샀던 사과를 추가 구입해가지고 왔다. 산책을 하면서 다음주 목요일에 제주도에 가는 것을 확정지었다. 남편도 나도 대한항공 마일리지가 2만 마일리지씩 있어서 제주도항공권을 마일리지로 결제하기로 했다. 이 정도 마일리지면 해외 동북아시아 편도는 각각 무료로 갈 수 있는 수준이었지만 내 마일리지 중 1만 마일리지는 2020년 2월에 사라지고 어차피 딩턴이를 낳으면 당분간 비행기를 탈 생각도 없기 때문에 이까워하지 않고 쓰기로 했다. 삿포로로 가는 부산에어 운행 왕복항공권이 18만원인 것도 마일리지를 쓰게된 원인이기도 했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제주도 항공권을 구입하고 남편은 맥주를 나는 키위를 먹으며 여행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당장 여행이 4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숙소며 렌트카며 정해야하는데 제주도 셀프만삭사진도 가능하면 찍어가지고 오기로 했다.

  셀프 만삭사진 준비하려면 옷도 준비해야하고 헤어, 메이크업도 다 잼병이라 고민이 되었다. 또 사진을 찍으려면 준비해야하는 소품들도 은근 많던데 4일 밖에 남지 않아 걱정이 된다. 잘할수 있을까? 당장 조끼랑 신발부터 만들어야하는건 아닌지 아직 예약한 스튜디오 만삭사진 촬영도 남아있고 일본여행도 남아있으니 망하면 망하는대로 다음 기회가 있을테니 이번 제주도 셀프만삭사진도 그 나름의 추억이 되지 않을까하고 편하게 마음 먹기로 했다. 작년 5월에도 제주도에 다녀왔었는데 그 때는 관광지 위주의 여행이었다면 이번엔 푹 쉬고 힐링되는 즐거운 태교 여행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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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새벽에 깬 남편 덕분에 3시 30분에 같이 깨버려서 5시에 다시 잠이 들었다. 남편도 새벽에 잠을 못자서인지 평소보다 늦은 6시 30분에 일어나 대청댐으로 자전거를 타러갔다. 원래 남편이 돌아오면 같이 오송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하러가기로 했는데  남편이 돌아오고도 일어날 수가 없었고 걸을 때마다 하복부의 알이 밴 듯한 통증 때문에 오늘 운동은 패스하는 편이 나을 듯 싶어 가지 않았다.

  남편이 온 것을 보고도 온 몸에 힘이 없어 2시간을 더 잤는데 남편이 10시 30분쯤 아침을 먹으라고 깨웠다. 오늘은 병원 임당검사가 있는날이라 지금 밥을 먹지 않으면 검사까지 굶어야한다. 사실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특별히 금식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임당 후기들을 보니 전날 저녁까지 먹고 금식을 요청하거나 3시간 전에는 먹지 말라는 지침이 있어서 점심을 먹기에는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또 기름진 것이나 고기류도 피하라고 되어 있기에 육개장 대신 올갱이국을 데워달라고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아침은 김과 멸치, 올갱이국으로 식사를 하고 사과와 요거트를 먹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샤워를 한 후 앱솔맘과 철분제를 챙겨먹었다. 오늘 예약이 3시 40분인데 20분 정도만 일찍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12시부터는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원래는 이디야커피나 스타벅스에 가서 여행 계획을 세우려고 했는데 어차피 물도 못마시는 상황이니 카페에 가는 대신에 집에서 배틀트립 블라디보스톡 편을 봤다. 아직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블라디보스톡도 가깝고 매력적인 도시인 것 같다. 일본 말고 다른 여행지를 가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 끌리는 여행지가 나오는 배틀트립을 당분간 꾸준히 시청할 예정이다.

  TV를 보다보니 병원에 갈 시간이라 병원에 갔는데 사람이 무척 많았다. 접수를 하고 임당검사용 시약을 먹었다. 시약을 먹기 전 물을 마셔도 된다고 해서 남편이 떠다준 물을 마셨다. 간호사님이 남편이 참 자상하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시약은 맛이 없다는 악평도 많았고 접수처 간호사님도 약이 많이 달거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다. 오렌지맛 어린이용 감기약을 먹는 기분이었다.

  약을 먹고 1시간 대기를 한 후 채혈을 해야되서 대기중이었는데 걱정했던 약은 쉽게 먹었지만 30분 정도 지나니 속이 울렁거린다. 대기하는 동안 블로그를 쓰고 있었는데 멀미가 나서 그냥 덮고 남편한테 기대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채혈 전 진료를 볼 수 있을지 알았는데 1시간을 기다려도 진료시간은 되지 않아 결국 채혈을 먼저 했다. 채혈도 인터넷에서 봤을 때는 당 체크를 할 때처럼 손가락만 톡하고 찌를줄 알았는데 평소처럼 주사기 한 통을 뺏다. 재검이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오늘은 결과가 안나오고 며칠 내 문자를 보내준다고 하셨다. 만약 재검사이 필요하면 다음에 다시 추가 검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도 기운 없는 오늘 재검사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채혈을 하고 5분 정도 대기 후 바로 진료를 봤다. 하복부쪽 통증과 근육이 뭉친 것처럼 아프다고 말씀드리니 원장님이 근육이 약해서 그런거라고 입는 복대말고 감싸주는 복대를 착용을 권하셨다. 복대는 답답할까봐 별로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히려 자세교정이 되어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구매를 고려해야할 것 같다.

  상담을 마치고 초음파로 딩턴이를 보았는데 주수에 맞게 몸무게도 정상이고 심장 박동도 규칙적이며 별다른 이상이 있는 곳도 없다고 하셨다. 다만 밥을 굶어서 그런지 팔을 뻗고 엎드려서 발만 가끔 차는 모습이 안쓰럽고 가여웠다. 엄마가 굶겨서 삐친거니? 얼른 진료를 보고 딩턴이 밥을 먹여야겠다. 사진이 너무 귀여워서 입체 초음파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얼굴이 안 나와서인지 초음파 사진을 안주셔서 조금 아쉽다. ㅜㅜ

  원래 계획은 진료를 마친 후 오랜만에 충대맛집을 갔다 캠퍼스를 산책하고 집에 오려고 했었는데 기운이 없어 그냥 우리 동네로 넘어왔다. 배가 너무 고파서 가장 빨리 나오는 김밥을 먹기로 하고 고봉민 김밥에 들어갔다. 집근처에 김가네 김밥이 생긴 후 고봉민 김밥은 정말 오랜만에 갔는데 마침 쫄면 + 김밥 + 돈가스로 구성된 쫄면세트가 있어 그걸로 시켰다. 쫄면은 내가 메인으로 먹고 남편은 돈가스를 먹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남편의 돈가스를 계속 집어먹었다. 거의 반 가까이를 내가 먹은 것 같았다. 남편은 나한테 뺏긴 것이 많아 배가 부르지는 않다고 했는데 나는 쫄면에 돈까스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터질 것 같은 배를 안고 얼마 전에 생긴 19티에 가서 밀크티와 수플레 팬케익도 먹었다. 서울로 휴가를 갔을 때부터 꼭 먹고 싶었기 때문에 배부름따위는 중요치가 않았다. 19티는 생긴지 얼마 안되서 가게도 깔끔하고 가성비도 너무 좋았다. 수플레 팬케익도 팬케익 고유의 맛도 나면서 스크램블 에그처럼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다음에는 티라미슈와 녹차 수플레 팬케익도 먹어보고 싶다.

  19티에서 나와 집에 돌아와서 어머님께 병원에 잘 다녀왔다고 안부전화를 드리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원래는 남편과 족발을 시켜서 늦게까지 배틀트립이나 영화를 볼 계획이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족발을 먹을 수가 없었다. 계속 배달도 시키지 않고 밍기적거리기만 하니 졸린 것 같아 남편에게 산책을 가자고 했다.

  밖에 나오니 낮과는 다르게 굉장히 시원했고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30분 정도 아파트 주변을 돌았다. 여름이 되고 유래 없던 폭염이 찾아오면서 산책도 멈췄었다. 마지막으로 산책을 했을 때는 장미꽃이 만발했었는데 이제 장미꽃은 모두 사라졌다. 그러고보면 시간 참 빨리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날씨가 선선해지고 이제 추워진다고 느껴질때면 우리 딩턴이도 태어나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오봉자쌀롱에 들러서 남편은 1700cc맥주와 소세지를 나는 오렌지쥬스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여행을 가려면 돈을 아껴야될텐데 내일은 최소한 밥은 집에서 먹고 다음주에는 집에 쌓이고 있는 요리재료들을 이용해서 요리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음식을 먹으며 여행 얘기도 하고 옛날 사진들도 보며 옛날 이야기도 했는데 사진 속 우리들의 모습이 참 앳되 보였다. 20대 초반에 만나서 30대가 될 동안 우리 스스로는 크게 변함없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은데 조금씩 늙어가고 있었나보다. 좀 있으면 엄마, 아빠도 되고 먼 훗날 다시 뒤돌아보면 지금의 모습도 앳되어보여있겠지? 새삼 같이 청춘을 보내고 공유할 추억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도 쭉 같이 공유할 추억을 많이 많이 쌓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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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 아침이다. 매번 오전에 있는 중역회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지만 매주 수요일은 특히나 더 일찍 가야하는 중요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수요일만 되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 오늘도 역시 소불고기에 반찬들을 꺼내 밥을 챙겨줬다. 어제 국에 열무김치까지 먹었더니 칼로리가 좀 높아 오늘은 뺐다. 오늘로서 임신 17주차인데 몸무게는 임신 전 -2.2kg이다. 건강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주 3회 40분씩 걷기운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점점 살이 빠지고 있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주에 검진을 가면 애기 몸무게가 정상인지 여쭤보고 계속 관리를 유지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엄마랑아가랑 앱을 통해 매일 아가와 산모의 신체변화를 확인하는데 혈액이 40% 증가해 어지러울 수 있는 시기라고 미리 체크를 했었기에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기운이 너무 없어서 일단은 누웠다. 누워서 4시간 정도 잤다. 중간중간 깨긴했지만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점심을 먹어야되는데 별로 기운이 없어 삶은달걀 1개에 앱솔맘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었다. 앱솔맘은 임신 후 전에 없던 변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식사일지를 작성하다보면 야채를 그렇게 먹음에도 지속적으로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입했다. 이제 철분을 먹어야하는 시기도 되었는데 오렌지 쥬스에 있는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도 도와준다고 한다.

  점심은 간단히 때우고 아까 못했던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도 닦았다. 청소를 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데 청소기를 돌리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운동하면서 제일 힘든게 헬스장가기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청소도 마찬가지인 건 같다. 청소기를 들기까지 온갖 귀찮음의 유혹을 이겨내야한다. 내가 회사다닐 때는 늘 남편이 해줘서 그런지 청소기가 특히 더 하기 싫은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 회사 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어제 부탁하자마자 경력증명서는 보내줬고 천천히 보내줘도 된다고 했던 원천징수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이미 메일로 보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것 땜에 연락해본 것은 아니지만 잊지 않고 신경 써줘서 고마웠다. 먼저 결혼하기도 했고 벌써 한 아이에 엄마인 동생은 임신 중인 나를 위해 이건저것 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것도 고맙고 일하랴 육아하랴 힘들 법도 한데 애기도 잘 챙기는 좋은 엄마이다. 요즘 복직 후 회사생활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슬기롭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오늘 특히 어지럽기도 했고 이제 철분 먹을 시기도 되어서 운동도 할겸 흥덕보건소에 가서 철분제를 받아왔다. 한 달치만 주는지 알았는데 세 달치나 주셨다. 중기, 후기 두 번만 가면 되서 편리한 것 같다. 보건소에 다양한 임산부 복지가 많아서 좋다. 나중에는 수유교실에도 참석하고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기 마사지 수업에도 참석 해봐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마트에도 들렀다. 오늘 남편도 그렇고 나도 점심을 대충 먹어서 탄수화물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자전을 만들 예정이다. 부침가루를 사고 단백질도 빼놓을 수가 없어 연두부도 추가로 구입했다. 보건소까지 걸어 갔다온 덕분에 2.93km나 걸을 수 있었다. 소모 칼로리 169kcal이다.

  집에 와서 곰돌이채칼로 감자를 채썰었다. 곰돌이 채칼은 결혼하기 전 홈쇼핑을 보고 혹해서 샀는데 몇 년동안 칼날이 무서워서 쓰지 않았다. 남편이 지난주에 곰돌이 채칼 광고를 보고 좋다며 오이로 시연을 해봐서 사용법을 약간은 이해했다. 여전히 조립이나 이런건 어려운 것 같다. 딩턴이 이유식해주려면 사용법에 더 익숙해져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오늘은 패밀리데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올 시간에 맞춘다고 준비하긴 했는데 차가 안막혀서인지 부치기도 전에 남편이 도착을 했다. 운동하고 온다고 해서 감자전을 부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익어서 당황했다. 다음부터는 귀찮더라도 그냥 갈아서 해야겠다. 양파, 당근, 파도 넣었더니 감자끼리 접착력도 떨어져서 뒤집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첫 장은 그냥 굽고 두번째, 세번째 장은 칼슘 치즈를 추가했다. 남편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늘 칼슘이 부족해서 치즈를 권해도 안먹기 때문에 일부러 감자전에 치즈를 추가해서 먹였다. 치즈를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인데 감자전에 해주니 그래도 잘 먹어서 보기 좋았다. 연두부도 살짝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는데 꿀맛이다. 남편이 막걸리만 안 먹었으면 훌륭한 영양식단이었던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하니 남편이 설거지를 다했다. 패밀리데이라 그런지 설거지까지 다 했는데도 8시도 안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빵을 먹을 생각으로 남편과 빵을 사러갔다. 집 앞 베리하우스빵이 천연 통밀빵이라고 해서 갔는데 다 팔렸는지 쌀 식빵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파리바게트에 갔다. 파리바게트에서 호밀호두빵을 샀는데 단백질도 있고 당도 적어 영양성분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에서 호밀빵을 주문해서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가끔 빵이 생각날 때 파리바게트 호밀식빵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오늘 섭취한 전체 칼로리가 1,100칼로리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에그타르트도 하나 살짝 집어왔다. 남편이 빵을 사기위해 일부러 지갑을 챙겨나왔었는데 무색하게 내 해피포인트로 결제했다. 공짜로 빵을 먹는 기분이다. 밖은 선선하고 제법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수박을 먹으며 모르코와 포르투칼의 경기를 10분 정도 봤는데 확실히 움직임이 좋은 것 같았다. 남편도 저 축구는 재밌다고 했다. 수박을 다 먹고 남편은 먼저 씻고 방에 가서 마사지 기계로 허리를 마사지 했다. 나는 낮에 보건소에 다녀오느라 찝찝해서 샤워까지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남편은 허리안마기를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있다. 허리 안아플려나? 남편을 깨워서 마사지 기계를 빼주었다. 남편은 진짜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완전 골아떨어졌는데 나는 낮에 자서 잠이 하나도 안왔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시쯤 잠든 것 같다. 잠들기 전 자장가를 틀어 30분 뒤 자동꺼짐으로 맞춰두고 딩턴이에게 잘 자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이제 청각이 발달하고 있는 딩턴이가 자장가를 듣고 평온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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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밥을 예약해놓지 않아서 5시에 일어나 서둘러 밥을 해놓고 두부를 굽고 계란찜을 했다. 아침부터 풍부한 단백질 식단이다. 아무래도 밥 될 시간을 고려해서 남편에게는 먼저 씻고 회사 갈 채비를 하라고 했다. 예전에는 국이나 찌개만 가지고 밥을 먹었는데 요즘은 가급적이면 나트륨 섭취를 줄이기 위해 국을 먹지 말자는 남편의 제안때문에 원래 아침에는 국에 말아 먹는 습관을 가진 나는 밥을 먹기가 좀 힘든 것 같다.

  정리를 하고 8시쯤 잠들어 2시간 정도 잤다. 오늘도 잘못 걸린 전화에 깼는데 귀찮아서 무음으로 해두고 자다보니 컨트롤이 되지 않아 너무 많이 자게 되어 알람용으로 잘 되었다 싶다. 이제 선거는 끝났으니 여론조사 전화는 더 이상 안오겠지?

  블로그 일기를 정리하고 남편도 다이어트를 위해 식사일기를 쓰고 있어 점심 먹고 영양성분을 캡쳐해서 보내달라고 요청했는데 탄수화물과 지방이 턱없이 부족하고 칼슘 역시 부족이다. 삼성헬스앱 상 남편의 권장칼로리는 2,800칼로리인데 1,300칼로리 밖에 먹지 않았다. 그러면서 저녁은 닭가슴살 샐러드로 메뉴를 요청한다.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영양상태라 저녁은 무조건 밥을 먹겠다고 결심했다. 저녁에 칼로리를 섭취하게 될 것 같아 점심은 간단하게 바나나와 오디를 우유에 갈아먹었다. 칼슘이 부족해서 고칼슘치즈도 함께 먹어줬다. 나는 영양사가 아닌데 요즘은 영양관리를 철저히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인생 최고 몸무게에서 임신을 해 최대한 살을 안찌우려고 관리중이다. 나도 50킬로 초반대부터 스타트했으면 이 정도로 관리하진 않았을 것 같다. 현재 임신 16주 임신전 무게 -1.8킬로이다. 입덧, 먹덧, 토덧이 없어 다이나믹한 무게 변화는 없다. 인터넷에 임산부 몸무게를 검색하니 입덧으로 4~6킬로 정도 빠지거나 진짜 10킬로 이상 찌신분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 분들에 비하면 나는 고생도 덜하고 상대적으로 건강관리에 신경쓸 수 있는 것에 감사한다. 다만 물을 좀 마셔야할텐데 순수 물은 신경써서 500~700ml 정도 밖에 못 먹는 것 같다.


  점심을 간단히 섭취 후 옷 정리를 했는데 아직 여름옷도 꺼내지 않고 있었다. 대충 3벌을 돌려입으며 버틴 것 같다. 이제 배가 조금씩 나오기 시작하는 것 같긴 한데 언제까지 내 옷을 입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여름 옷을 꺼내면서 긴팔들을 정리하고 버릴 옷들도 꺼내놓았다. 진짜 아끼던 옷들도 있고 감흥 없는 옷들도 있고 어렸을 때 입었던 짧은 옷들과도 이제 안녕해야할 듯 싶다. 또 회사옷은 왜 그렇게 많은지 진짜 회사잠바만 한 짐거리이다. 이제 다시는 입을 일 없는 옷들, 회사 다닐 땐 정말 입기 싫었는데 이제 입을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 아쉽기도 하다. 마치 졸업한 이후에 남은 교복을 보는 기분이 든다. 내 옷은 작년 정리할 때도 많이 버려서 이제 꽤 적어졌다. 그런데 정리한 가을 옷들은 아마 올해는 임부복을 입어야할테니 못 입을 듯 싶다.

  옷장에 대부분 남편옷들이 가득하다. 저 중에 반은 비워야할텐데 중학교 때부터 현재 키와 덩치를 유지했던 남편은 (키 180에 80킬로) 그 당시 사둔 옷들도 입는 것 같다. 시댁에서 안가져 온 옷들도 아직 많고 이제 20년 가까이 된 옷들은 버렸으면 좋겠다. 셔츠도 늘 입는 것만 입는데 작년에 세탁소에 맡기고 안입는 옷들이 주렁주렁하다. 남편 옷은 내 맘대로 정리할 수가 없기에 일단 박스에 정리해서 넣어 놓고 시간 있을 때 버릴 옷들을 정리해달라고 요청해야겠다. 남편 옷이 어느 정도 정리되면 딩턴이 옷도 보관할 공간이 나올 것 같다. 딩턴이 공간도 마련해야하고 내후년에 지어지는 아파트로 수월하게 이사를 가기 위해서라도 미니멀라이프를 실현해야된다고 생각한다. 미니멀리스트가 되기 위해 일단 남편 옷 정리는 필수고 다음은 책들을 정리해야겠다. 내 옷들을 정리하고 박스를 쌓는 동안 잘못해서 배를 부딪혔다. 임신한 후 배에 이런 타격을 당한게 처음이라 당황스러웠다. 일단 작업종료하고 바로 누웠다. 딩턴아 괜찮아? 엄마가 미안해하면서 배를 쓰담아주었다. 이럴 때 태동이라도 강하게 느껴지면 안심할텐데 16주라 태동을 느끼기가 어렵다. 그래도 초기가 아니고 안정기때 겪은 일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특별한 출혈이나 외상이 없어 일단은 괜찮을 거라고 마음을 추스렸다.

  널려 있던 옷들을 정리하고 마트에 가서 닭가슴살과 사과, 느타리버섯을 사왔다. 사과는 8개에 만원이었는데 상태가 안 좋은 것들이 많이 섞여있어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집에 와서 밥을 하고 닭가슴살을 삶고 야채들을 준비했다. 오늘 메뉴는 닭가슴살버섯카레볶음밥과 어린잎샐러드이다. 역시 희정님의 레시피를 참조했다. 닭가슴살은 삶아 큐브로 잘라 준비하고 먼저 기름에 마늘을 볶아 향을 낸 후 느타리버섯, 표고버섯, 닭가슴살, 부추를 넣고 볶다가 후추와 카레가루, 밥을 넣고 조금 더 볶으면 되는 간단한 레시피이다. 카레를 만들면 양이 많아 며칠씩 먹어야하는 곤욕이 있었는데 이 조리법은 밥 분량에 맞게 카레가루를 넣고 볶으면 되니 남는 카레가 없어 좋다. 닭가슴살을 그냥 먹는건 곤욕인데 이렇게 볶음밥이나 월남쌈 형태로 먹으니 질리지 않고 먹을 수 있어 좋은 것 같다. 영양 균형도 권장량을 딱 맞추서 기분이 좋다. 근데 임산부 권장칼로리가 아니라 주 0.25킬로 저강도 감량 칼로리로 설정하고 있어 유지어터버전으로 설정해야하는지 고민이다. 마의 20주가 지나면 급속히 살이 찐다고 하던데 허리나 관절이나 무리가 많이 갈 것 같아 최대한 안찌는 범위까지는 버텨볼 생각이다. 


  밥을 먹고 집 앞을 산책했다. 아파트 주변을 걷지 않고 큰 길가로 빙둘러갔는데도 어제보다 0.5킬로 덜 걸었다. 그런데 똑같이 걸었는데 남편과 내거리 측정에 차이가 있는건 왜 일까? 심지어 남편이 내 핸드폰도 들고있어 남편의 기어도 내 핸드폰도 남편 걸음 기준이었을텐데 의구심이 든다.

  아무튼 산책을 한바퀴 돌고 개운히 샤워 후 수박도 먹고 영화 챔피언도 봤다. 챔피언은 며칠 전부터 찔금찔금 보고 있는데 드디어 어제 다 봤다. 반전없이 뻔한 스토리라는 평이 많았는데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근데 그런 스토리는 당연히 주인공이 이겨 관객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줘야한다고 생각한다. 중간에 개그코드가 있고 아역들이 너무 귀여웠던 영화였다. 올레티비로 결제해 내일 저녁 9시까지라 혹시라도 못볼까 싶어서 남편이 졸린데도 꾸역꾸역 보게했다. 영화가 끝나자마자 남편은 뻗어서 잔다. 오늘따라 부시럭거리면서 자꾸 배 위에 다리를 올려놓는다. 이제 예전보다 훨씬 더 불편하다. 딩턴이도 제법 크고 있는데 주의를 줘야겠다. 좀 있으면 배가나와서 바로 누워자기도 힘들다고 하던데 그 전에 최대한 편한자세를 발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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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술을 마신 남편이 배가 고픈지 5시 30분부터 밥을 했다. 집에 있는 비비고 육개장 한 봉을 뜯어 해장용으로 끓여 먹었다. 비비고 육개장은 처음 보는데 생각보다 맛있어서 나도 잘 먹었다. 한 그릇 반을 뚝딱한 남편은 이제 됐다 다시 자면 되겠다 하면서 잔다.

  자고 일어나서 남편과 어제처럼 산책을 했다. 아파트 주변을 한 바퀴 빙돌았다. 2킬로 정도 되는 거리였다. 남편과 어제 딩턴이랑 장미꽃도 보고 말도 걸면서 산책했다고 하니 남편도 곧 "딩턴아 저건 무슨색일까?"하며 말을 걸며 걸었다. 어제 혼자 걸을 때는 1500걸음 정도 밖에 못 걸었는데 남편과 이야기하고 노래를 들으며 걸으니 2배나 더 걸었다. 혼자 걷는 것보단 역시 같이 걷는게 더 좋은 것 같다.

  걷는 도중 감탄 떡볶이에서 떡볶이, 순대, 튀김으로 구성된 1인 세트와 쿨피스도 먹고, 남편은 명량 핫도그에서 핫도그 1개도 먹었다. 이런 주전부리를 할 수 있는 것도 산책의 즐거움인 것 같다.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잠깐 들러 토마토와 김, 아이스크림을 사고 아이스크림은 집 근처 벤치에 앉아 바람을 쐬며 먹었다. 남편은 와일드바디 난 튜브형 메로나, 튜브형 메로나는 처음 먹는데 원래 메로나의 각진 네모형태를 튜브에도 적용한 것 같았다. 개인적으로는 각이 져있어 먹을 때 살짝 불편하다. 역시 쭈쭈바는 둥글어야 깨물었을 때 잘 부숴지는 느낌이다. 그래도 메로나바는 빨리 녹아서 손이 끈적거리는데 튜브형은 그럴 염려가 없어 편하다. 집 근처 바로 앞에 자산관리공사가 있는데 늘 한옥스런 담장이 예쁘다고 생각되어 한 장 찍어보았다. 회사다닐 때 가끔 저기 입사하면 얼마나 좋을까? 출퇴근 3시간에서 3분으로 줄겠구나 하는 생각을 종종했던 기억이 난다.

  어머님께서 손두부를 사셨다고 하셔서 오늘 저녁에는 보은에 가기로 되어있다. 어머님, 아버님이 더울 때 한 잔씩 드실수 있도록 아침부터 불려놓은 흰 강낭콩물을 갈아 한통 챙겼다. 가는 길에 비가 조금씩 떨어진다. 가기 전에 마트에 들러 토마토 한박스를 사서 아버님 가게에 들른다. 아버님은 잠깐 배달가시고 어머님만 계셨다. 요즘 바쁜 시즌이라 어머님이 많이 가게에 계신 것 같았다. 몸은 괜찮은지, 먹고 싶은건 없는지 여쭤 보시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태교도 너무 잘하는 것 같고 요리도 잘해 먹어서 기특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칭찬을 받으니 '아 그래도 내가 잘하고 있구나' 하는 안도감이 든다.

  아버님이 돌아오시고 저녁을 먹으러 식당에 들렀는데 하필 휴무라 원래 가려던 곳이 아닌 조마루 감자탕에 들러 묵은지 감자탕을 먹었다. 비가 오니 따뜻한 감자탕이 잘 어울리는 느낌이었다. 감자탕은 고기도 많고 국물에 김치가 어우러져 느끼한 맛을 좀 잡아주는 것 같았다. 특히나 위에 깻잎이 많이 들어 있어 내입에는 더 맛있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1개당 2500원이었던 값비싼 감자도 듬뿍 있어 배부르게 한 상 먹었다. 만족스런 식사를 하고 가게에 들러 두부를 챙겨 시댁으로 갔다. 아버님께서 직접 수박을 잘라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시댁은 그래도 아버님께서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시는 편이라 남편도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교육을 받은 것 같다. 나도 딩턴이가 남자아이면 남편처럼 집안일은 같이 해야한다고 가르치는 엄마가 되고 싶다.

  어머님은 올갱이국과 어묵, 참나물, 송이버섯, 떡 등을 싸시느라 바쁘시다. 매번 보은에 갈 때마다 한아름 챙겨주시는 어머님 덕분에 마음까지 풍성해지는 기분이 든다. 짐을 한 가득 싣고 집으로 돌아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리고 반찬들을 정리했다. 남편은 피곤하다며 거의 씻고 바로 잠들었고 나는 인터넷강의를 듣고 누워 있다가 잠이 들었다.

  매번 어머님을 뵈면 느끼지만 진짜 자식에게 뭐든 더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크신 것 같다. 나도 딩턴이를 낳으면 나보다 먼저 생각하고 무한한 사랑을 줄 수 있을까? 아직 자식을 낳아 길러본 적이 없어 자신이 없다. 회사 동생의 블로그의 가보면 아기의 사진을 올려둔 폴더명이 '엄마도 엄마가 처음이야'이다. 처음인 초보엄마지만 좋은 엄마가 되자고 다짐해본다. 더불어 아침부터 자식 잘 되라고 절에 가서 등불을 달고 온 우리 엄마도 많이 생각이 난다. 나보다 훨씬 어린 나이에 엄마가 된 우리 엄마, 아빠 따라서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정착한 우리 엄마는 얼마나 힘들었을까? 그때는 엄마는 다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엄마면 당연히 이 정도는 해줘야된다고 생각했는데 딩턴이도 나를 그렇게 생각하겠지? 딩턴아 엄마도 엄마가 된 건 처음이라 많이 노력해볼께 서툴러도 이해해주고 엄마, 아빠도 힘내서 노력하고 있다는거 나중에 크면 이해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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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잠을 많이 못잤다. 새벽 2시 정도에 잔 것 같은데 늦게 일어나기도 했고 밥을 미리 안해서 자버리면 아침을 챙겨주지 못할 것 같았다. 사실 아침 한 끼 안 먹는다고 큰일 나는 건 아닌데 일요일 저녁에 이런 저런 얘기를 하면서 "다음주에는 일이 정말 많아서 걱정이야" 라고 말하는 남편을 보니 안쓰러워서 꼭 아침을 챙겨주고 싶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같이 일하는 상사가 수술로 일주일정도 공석 예정이라고 한다. 험난한 일주일을 시작할 남편이 아침을 먹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3시간만 자고 일어나 응원의 의미를 담아 아침 식사를 준비한다.

  아침은 남편이 좋아하는 청국장을 끓여주었다. 늘 먹던대로 사과도 챙겨주고 남편이 오늘 특별히 기분 좋게 출근을 했겠지?

  아침을 먹고 설거지를 하고 모아뒀던 양말을 삶음모드로 빨아 빨래건조대에 널었다. 오랜만에 대구에 사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후배는 졸업하고 공공기관에서 청년인턴을 하다가 대구에 내려가 대기업 파견직으로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노무사를 준비중인데 이번에 실수를 많이해 1, 2문제 차이로 1차 시험에 낙방했다고 했다. 내년에는 아예 서울에 가서 공부할 계획인 듯 했다. 그래도 전혀 법학 계열의 공부를 한 적이 없는데 인턴 시절에 접한 노무사라는 직업에 매력을 느끼고 도전하는 모습이 대견하다. 시험 뿐만 아니라 노무사라는 직업 자체가 험난할텐데 합격을 하게 되면 잘 지낼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진짜 열심히 한 친구인 만큼 좋은 일들이 가득했으면 좋겠다.

  날씨가 너무 좋아 잠깐 집 앞 산책을 했다. 아파트들 주변으로 전부 장미가 둘러싸여있다. 간간히 지나갈 때 나는 꽃 냄새에 기분이 좋다. 하늘은 파랗고 바람은 산들거리고 적당한 햇빛과 조지윈스턴의 뉴에이지 음악을 들으며 딩턴이와 대화 나누는 산책길이 여유롭고 평화롭게 느껴졌다. 더 더워지기전까지는 산책길에 매료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집에 돌아와서 아침에 남은 청국장에 밥을 챙겨먹고 이전에 도서관에서 빌려온 예술태교책을 집어들었다. 태교책 중 이 책의 구성이 진짜 너무 맘에 든다. 하루에 1챕터씩하면 13일을 할 수 있는데 처음에 화가의 그림이 나오고 동시대 음악가와 음악가의 작품 중 산모에게 좋은 음악을 소개해준다. CD에는 음악도 수록되어있는데 도서관책이라 CD는 빌려오지 못해 지니뮤직에서 검색해 들었다. 다음장에는 신체활동이 포함되어 있어 간단한 체조나 마사지를 따라할 수 있다. 그 뒷페이지에는 화가의 다른 그림들을 감상할 수 있고 색칠을 할 수 있는 컬러링북의 기능도 포함되어있다. 하루 1챕터씩 따라만해도 풍성한 태교활동이 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나는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왔기 때문에 복사를 해서 색칠을 했다. 오늘 색칠한 작품은 바닷가에서 모래놀이를 하고 있는 소녀들을 그린 메리커셋의 그림인데 색칠을 하면서  딩턴이에게 아빠랑 바다에서 바나나보트를 탄 것, 갯벌에서 사진을 찍은 이야기들을 태담으로 들려주었다. 또 색칠할 때 이건 검정색이야 라며 색깔에 대해서도 알려주었다. 태담도 많이하고 시각적으로도 훌륭한 태교 같다.

  남편은 저녁에 약속이 있어 저녁을 간단히 먹고 인터넷 강의를 보고 간만에 책도 읽었다. 남편이 10시쯤 들어왔는데 오늘 부부의 날이라고 장미꽃 한송이와 옛날통닭 한마리를 사왔다. 이전에 로즈데이때 장미꽃 한송이도 안사왔다고 면박을 줘서인지, 11년 전 성년의 날에 장미꽃 한 다발을 안겨준 기억때문인지  그냥 오늘은 꼭 꽃을 사주고 싶었다는 남편, 남편은 밥도 많이 먹고 술도 좀 먹고와서 피곤해보였다.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없었지만 그래도 내가 다 먹을 때까지 앉아서 기다려주었다. 왠지 오늘은 남편이 내 생각을 많이 한 하루 같아서 기분이 좋았다. 언제나 이렇게 서로 위하고 아끼며 소소한 행복감을 느끼며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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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알람을 들은 것 같은데 일어나지 못했다. 밥 할 시간이 부족해서 과일과 요거트로 아침식사를 했다. 밥을 못해 대충 때운 식사지만 아침부터 종류별로 과일을 먹으니 비타민이 많이 섭취된 것 같고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침을 먹고 어제 일기 블로그를 정리하고 산부인과 예약을 체크했다. 선생님 일정이 계속 full 이어서예약은 어려울 것 같고 5월 4일 아침부터 대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남편도 애기 보고싶다고 같이 가고 싶은데 5월 4일 연차가 어려워서 다른 일정을 체크해보라고 했다. 5월 4일이 아니면 2주 뒤에나 가능할 것 같아서 아마도 혼자가야할 것 같다.

  블로그를 쓰고 인강을 보려다 점심을 적게 먹어서인지 배가 고프다. 냉동실에 얼려둔 먹물치즈빵을 꺼낸다. 그냥 먹긴 싫고 어쩌지 고민하다가 빵을 굽고 쨈을 바르고 구운양파와 계란후라이까지 얹어 토스트를 완성했다. 빵에 치즈가 있으니 짬쪼롬해서 별도로 버터를 바르지 않아도 간이 딱 맞다. 진짜 별미 강추다. 다만 지난번에 만들어둔 아로니아 쨈을 바르려했는데 뚜껑이 열리지 않아 딸기잼으로 대체했더니 좀 달다. 그래도 진짜 맛있어서 내일 아침에 남편에게도 해주려고 빵을 남겨두었다.

  점심은 클래시카 채널을 켜고 민코스프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들으며 먹었다. 보통은 예능이나 드라마를 봤었는데 음악 연주를 듣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고 스토리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되니 편안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 같다. 점심 때는 항상 클래시카 채널을 보면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뒷 정리를 한 후 인터넷을 켜니 청주 지진이 실시간 검색어에 있다. 나는 못느꼈는데 자세히 검색해보니 보은에서 2.5 강도 지진이라고 한다. 보은에 계시는 어머님께 연락해보니 전혀 느끼지 못하셨다고 하신다. 정말 다행이다. 밥을 먹고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바람이 많이 부는지 소리가 정말 요란하다.

  오랜만에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연락을 했다. 아침부터 실업급여 신청 조건 승인되었다고 알려줘서 고마웠다. 내 블로그에도 놀러오고 퇴사 후 내가 여유롭게 지내는 것 같아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나도 그 동생이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벌써 애기도 낳아 키우는 것도 그렇고 집에서 어머니랑 같이 지내 살림을 도움 받는 것도 손재주가 좋은 것도 운전을 잘하는 것도 요즘은 드림캐쳐를 만드는 자격증 수업을 수강한다고 한다. 아기를 낳았는데도 회사일도 하면서 하고 싶은 건 하는 열정도 부럽다. 지금처럼 좋은 인생을 설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빨래를 하고 비비고 사골곰탕을 이용해 저녁으로 떡만두국을 끓였다. 고명으로 얹은 계란이 탄 것과 국이 조금 짠 것이 아쉽지만 나름 따뜻하고 든든하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오늘은 미세먼지가 없어서 산책을 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 핫도그가 나온 것을 보고 남편이 핫도그 노래를 불렀는데 산책가는 길에 하나 사주었다. 동네를 돌고 서점에 들러 구경을 하다가 마트에서 사과와 파를 사고 돌아왔다. 도서관에 갈까 하다가 피곤해서 그냥 들어왔다.

  남편은 맥주, 나는 사과쥬스를 마시며 오늘 인터넷에서 본 글을 남편에게 말해주었다.

  어떤 아이랑 엄마가 반찬가게에 갔는데 사장님 어머니가 팔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아이가 "왜 할머니는 팔이 없어요?" 라고 물었다. 사장님 어머니가 당황해서 아무 말씀 안 하셨는데 아이 엄마가 대신 대답을 했다. "이 할머니는 요리를 너무 잘해서 천사가 팔을 빌려간거야. 할머니도 외할아버지처럼 하늘나라에 가면 천사가 팔도 돌려주고 선물도 많이 받으실거야. 그러니까 할머니께 맛있는 요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해야지" 라고 말이다. 나도 남편도 묵직한 한방이었다. 아이가 어리니 나이도 30대 일텐데 그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한 아이 엄마가 대단했다. 아이가 바르게 잘 자랄 것 같아 나까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텐데 나도 남편도 우리 아이는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자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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