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시쯤 푸르미로 운동을 다녀온 남편이 밥을 하고 비비고 김치찌개를 끓여 놓고 잠을 깨웠다. 덕분에 아침은 뭘 먹을지 고민없이 해결했다. 남편도 휴가라 그런지 먼저 나서서 집안일을 많이 하는 편이라 나까지 덩달아 집안일을 휴가낸 기분이다.

  아침을 먹고 올레 TV포인트가 많이 남아 있어서 전부터 보고 싶었던 아이 필 프리티를 봤다. 남편은 이런류의 영화들을 싫어하기 때문에 같이 볼 수 있는 영화를 고르려고 쥬라기킹덤을 보려고 했는데 "전부터 보고 싶어했잖아." 하면서 남편이 결제하기를 누른다.

  영화의 내용은 외모에 대한 컴플렉스가 있는 르네가 비가 오는날 예뻐지게 해달라는 소원을 빈 후 헬스장에서 스피닝을 하다가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하게 되는데 사고 이후 실제 외모는 달라지지 않았지만 르네는 자신이 예뻐졌다는 착각을 하게되고 이제껏과는 다른 자신감 넘치는 매력적인 모습으로 연애도 일도 성공하게 된다. 그러나 점차 외모가 안 되는 사람들을 무시하고 오랜시간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도 루저라고 생각하며 멀어지게 되는데 그러던 중 르네는 다시 한 번 머리를 부딪히는 사고를 당한다. 이 사고로 르네는 마법이 풀려 자신이 원래 못생긴 상태로 돌아왔다고 슬퍼하지만 프레젠테이션 중 실제로 자신의 외모는 달라지지 않았었고 자신의 자신감과 마인드가 달라졌음을 알게 되고 외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닫게 된다.

  어떻게 보면 예고로도 전개가 예상되는 뻔한 스토리였지만 메세지가 있는 좋은 영화였고 몇 몇 대사들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특히나 요즘 우리사회에 만연한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르네와 같이 자신감을 잃은 사람들이 보게 되면 용기를 얻을 수 있는 작품인 것 같다.

  영화를 보고난 후 아침에 남은 비비고 김치찌개에 스팸과 육개장사리면을 넣어 부대찌개를 만들었다. 아침과는 다른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같은 음식 다른 느낌으로 음식을 먹으니 식샤3의 백진희가 맡은 음식조합 장인 이지우가 된 기분이다. 특히 임신 후 컵라면을 먹지 못하고 있는데 육개장 사발면으로 사리를 넣어서 먹으니 특유의 얇은 면은 즐기면서 컵라면은 먹지 않아 딩턴이한테 그나마 죄책감을 덜 수 있었다. 물론 스팸도 그다지 좋은 음식은 아니겠지만...


  점심을 먹고 난 후 휴가비를 정산하였다. 숙소에서 많이 세이브해서 그런지 생각보다 덜 썼지만 식비만 40만원을 넘게 썼다. 전복한정식을 먹은 것이 타격이 크게 있었다. 총 비용은 교통비, 숙소비까지 총 70만원 그래도 펜션을 3박 4일 갔으면 딱 펜션값만 커버되는 수준이 아니었을까 싶다. 이제 다시 외식을 줄이고 아낌모드로 전환해야겠다. 그런데 임신 중기 이후 시도 때도 없이 식욕 폭발이라 잘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오늘은 남편의 휴가 마지막날로 집에서 에어컨을 쐬며 영화, 드라마를 보면서 뒹굴거리기로 했는데 이런날에는 역시 배달음식을 먹으며 TV를 봐야 제격이라는 판단하에 신중히 음식을 골랐고 매운 떡볶이가 당첨이 되었다. 제일 평가가 좋은 슈퍼떡볶킹에서 시켜먹었는데 배달도 빠르고 매콤하니 맛있었고 특히나 고구마 튀김이 진짜 맛있었다. 키리모찌 떡볶이도 있었는데 생소해서 안 먹었지만 평가가 좋아 다음에는 한 번 시켜먹어야겠다. 홍대 조폭 떡볶이가 맵지 않아 실망스러웠는데 남편도 나도 만족스러운 맛이다. 다만 칼로리가 너무 높아서 자주는 먹지 못할 것 같아 아쉽다.

  떡볶이를 먹으며 라이프를 1, 2회 보았는데 비밀의 숲 작가와 조승우의 재회라 기대했지만 생각보다 재미있지 않았다. 떡볶이는 맛있는데 드라마가 아쉬웠다. 3, 4회도 볼까하다가 남편이 지겹다고 그만 보자고 해서 결국 보지 못했다. 후반부는 더 재밌어졌으면 좋겠다.

  떡볶이를 3시에 먹었는데도 배가 꺼지지 않아 저녁은 SKIP 하기로 했다. 다음 영화는 2탄 개봉을 앞둔 맘마미아를 봤다. 전부터 보고 싶었는데 이상하게 기회가 잘 되지 않았다. 역시나 남편이 싫어하는 로맨틱코미디 + 뮤지컬 영화지만 제법 잘 봐주었다. 예전에 브리짓존스의 베이비 볼 때는 그냥 나가서 음악 듣고 있을테니 혼자 보라고 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맘마미아는 끝까지 보지는 못했는데 그리스의 맑고 깨끗한 배경과 아바의 음악이 잘 어울렸고 유쾌한 영화였다. 기회가 되면 나도 그리스에 가서 생각을 비우고 며칠 머무르고 싶다. 거기는 미세먼지도 없을 것 같고 자연을 즐기기만 하면 만사 OK 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맘마미아를 보다가 영화를 끄고 내일 남편 출근 관계로 일찍 자기로 했다. 아쉽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던 휴가는 이렇게 끝이 났다. 내일 출근해야하는 남편이 안쓰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템포 쉬어갈 수 있는 기회와 추억을 만들 수 있어서 고맙기도 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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