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무조건 방콕데이이다. 청주의 폭염주의보로 밖에 나갈 수가 없다. 남편이 배가 고프다고 깨우는데 일어날 수가 없어 주말인데 오빠가 밥 차려달라고 졸랐더니 삶은 계란을 삶아주었다. 삶은 계란, 두유 (남편은 프로틴은 탄 우유), 요거트, 복숭아, 바나나, 사과로 구성된 푸짐한 아침식사이다. 복숭아를 한 박스 선물 받았는데 부지런히 먹고 있는데도 8개 정도 남아있다. 복숭아는 달달하고 수분도 많아 좋은데 저장성이 좀 더 좋아지면 좋겠다.

  오늘은 방콕 모드로 별로 특별한 것이 없었다. 남편과 어제 꺼버린 아메리칸 쉐프를 보다가 점심은 뭘 먹을까로 1시간 정도 고민한 것 같다. 짜장면도 먹고 싶고, 남편은 삼겹살이 땡기는 것 같았다. 떡볶이도 먹고 싶고, 먹고 싶은게 많으면서도 더운날씨로 인해 막상 먹고 싶지 않은 날이었다. 남편이 나 혼자 산다에 나온 쌈디의 메뉴 고르는 영상을 보여주면서 우리 지금 이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고심끝에 김가네에 가서 나는 비빔냉면, 남편은 오므라이스를 시켰다. 김밥에 떡볶이까지 시키고 싶었지만 객관적으로 먹을 수 없는 양이라 과감히 포기했다. 많이 못 먹을지 알았는데 매콤새콤 비빔냉면을 먹으니 입맛이 돌아오는 기분이다. 한 그릇을 금세 뚝딱해버렸다.

  밥을 먹고 나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저녁에 먹을 재료들을 구입했다. 초코파이나 초코로 만든 과자가 진짜 먹고 싶었는데 꾹꾹 참고 집으로 돌아와서 골목식당을 조금 보았다. 남편이 계속 뭘 먹고 싶어하는 날 위해 토마토쥬스를 갈아주었고 나는 진짜 입에도 안대던 냉동실에 얼려둔 빈츠를 1개 먹었다. 엄청난 자제력이 발동되는 순간이었다. 어떻게 1개에서 그칠 수가 있지?

  TV를 보다 배가 부르니 남편과 잠이 들었다. 난 한참 자고 있는데 남편은 금방 일어났는지 모던하우스에 가서 내가 계속 갖고 싶었던 잼 칼을 사러가자고 깨웠다. 난 도저히 못가겠어 너무 졸려 하면서 남편에게 들어오면서 내가 생각나는 음식을 간식으로 사오라고 시켰다. 아마 며칠 전부터 계속 먹고 싶다고 했던 감자튀김을 버거킹에서 사오지 않을까 추측하며 계속 잠을 잤다.

  자는 중간에 남편이 전화해 삼겹살을 살까? 목살을 살까? 불판도 사오겠다고 했다. 집에 자이글이 있으니 못사게하고 삼겹살도 자연스럽게 탈락했다. 남편이 간식으로 본정 초코케익 1조각을 사다주었다. 버거킹에 들러 감자튀김을 사올까하다가 초코과자가 먹고 싶다고 한 것이 기억이나기도 했고 감자튀김보다는 그래도 초코케익이 조금이나마 건강에 유익할 것 같다고 초코케익으로 사왔다고 했다. 카누 디카페인으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만들어 함께 먹으니 진짜 진짜 꿀 맛이었다. 초코케익도 맛있고 임신 중이라 금기시 했던 아이스아메리카노도 너무 사랑스럽다. 맛난 간식 사다줘서 고마워 남편♥

  저녁은 감자와 호박을 썰고 두부를 듬뿍 넣어 된장찌개를 끓였다. 남편이 꼭 나는 된장찌개를 말들 때마다 한 끼분으로 못 만든다고 도발했는데 오늘은 딱 한끼분량으로 만들어서 기분이 좋았다. 밥은 추가로 할까하다가 남편이 많이 안먹을 거라고 해서 냉동되어있던 콩나물 밥 한 그릇을 나눠 먹었다. 감자를 깎다가 감자칼에 베여 피가 줄줄 흘렀다. 휴지로 감싸고 동동 뛰고 있으니 남편이 놀라 차에 있던 밴드를 가져다주었다. 음식하며 베인척은 처음인 것 같은데 감자칼이라 상처가 더 깊었다. 미처 다 깎지 못한 감자는 남편이 마무리 해 주었다.

  밥을 다 먹고 에어컨 밑에서 쉬고 있는데 며칠 전부터 끊임없이 먹고 싶던 감자튀김의 유혹이 끊임없이 밀려왔다. 남편과 오봉자쌀롱에 가서 먹기로 했다. 그래도 양심상 아파트 1바퀴를 돌아 2킬로를 걷고 갔다. 해가 떨어져서 덥지도 않고 시원하게 걸었다. 오봉자쌀롱에 들어가니 기본으로 나오는 건빵조차 어찌나 맛있던지 오랜만에 술집에 온 것도 분위기가 있어 좋았다. 옆 테이블에는 아이들이 3명 정도 있었는데 역시 여자아이는 자리에 얌전한데 남자아이 2명은 다른 테이블까지 점령하며 논다. 우리 딩턴이의 미래를 보는 것 같았다. 감자튀김은 패스트푸드점처럼 짭짭함과 더불어 케찹에 찍어 먹고 싶었는데 소스는 칠리와 갈릭디핑소스였고 소금 대신 파마산 치즈가루가 올라와 있었다. 그래도 패스트푸드점꺼보단 건강하겠지? 에어프라이기가 있으면 집에서 감자튀김을 해 먹을 수 있을텐데 분양받은 아파트에 옵션으로 넣은 오븐에 에어프라이기 기능이 있어 구입이 망설여진다.

  남편은 맥주를 3잔이나 마셨는데도 부족한지 편의점에 들러 아사히 맥주와 쥐포를 구입했다. 나도 옆에서 카프리썬을 먹으며 쥐포를 주워먹었다. 배가 터지는 하루이다. 그래도 오늘은 일요일이니까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턴 다시 건강식 모드로 돌아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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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사랑하는 우리 남편의 생일날이다. 미역국은 한 번 끓이고 식힌 후 다시 데워 먹어야 더 깊고 맛있다기에 어제 저녁에 끓여둔 미역국을 데워 아침상을 차렸다. 미역국 한 그릇과 김치뿐인 조촐한 생일 밥상이다. 원래 참치전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집에 계란이 하나도 없었다. 늘 계란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하필 오늘 없는 것이 속상했다. 그래도 미역국 하나도 너무 맛있다며 잘 먹는 남편이 고맙다.

  아침을 먹기 전 어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휴가 계획을 브리핑해주었는데 남편은 잠결에 간간히 깨서 내가 휴가계획 코스를 짜는 것을 봤다며 별로 서프라이즈하지 않아 조금 실망했다. 그래도 코스는 어느 정도 만족해하는 것 같다. 내가 뮤지컬을 추가로 보고 싶어해서 어쩌면 4일차에 프랑켄슈타인을 볼 지도 모르겠다. 프랑켄슈타인을 보게 된다면 공연장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이 있는 한강진역이 이태원과 가까우니 중간 일정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을 먹고 금강로하스공원에서 대청댐까지 산책하는 길이 있다고 해서 산책을 하려다가 저녁에 시댁 식구들이 집을 방문할 예정이기에 대청소를 할 계획으로 가까운 오송 호수공원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보통은 남편은 뛰고 나는 걷지만 남편은 호수공원에서 운동 후 헬스장에서 추가로 운동을 할 예정이기에 오늘은 그냥 같이 걷기로 한다. 남편이 힘들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조금 올리며 걸으라고 했지만 나는 벌써 힘들고 숨이 차다고 했다. 기어핏을 보니 심박수가 162까지 올라가 있다. 남편이 내 속도에 맞춰 걸어주었지만 평소 시간당 3.5킬로 정도의 시속으로 걷는 것에 비해 오늘은 4킬로의 속력이 나온 것으로 보아 남편이랑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속력이 좀 올라간 것 같다. 평소 1바퀴만 도는 거리를 1바퀴 반을 걸어 돌아왔기 때문에 약 4.8킬로를 걸었다. 1시간을 넘게 걸었지만 남편과 걸으며 음악도 듣고 같이 이야기도 하다보니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날씨도 너무 화창했다. 실제 호수에는 녹조가 좀 심하게 있긴 했지만 아파트 분양광고인듯한 사진도 찍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가서 서울 여행관련 서적을 2권 빌려왔다. 거의 기존 코스내에서 일정을 진행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빌려왔다.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서 평소보다 빠른 속도에 운동시간도 20분 정도 더 걸은 탓인지 뻗어버렸다. 씻고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온 남편이 안되겠는지 우선 좀 자자고 했다. 집은 평소에도 간간히 청소를 해두기에 그다지 더러운 상태는 아니라서 좀 자고 일어나서 해도 괜찮을 것 같긴했다. 잠을 한숨자고 나니 컨디션이 좀 회복되서 청소를 마칠 수 있었다.

  6시쯤 되니 어머님이 오셔서 내 여름옷과 반찬들을 가져다주셨다. 여름 옷이 너무 시원하고 예뻐보여서 사오셨다고 하셨는데 임부복이 아니라 좀 있으면 입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벌써부터 배가 볼록하다. 아껴두었다가 내년에 예쁘게 입고 다녀야겠다. 어머님은 종종 예뻐서 사셨다며 내 옷을 사다주시는데 딸처럼 이쁨 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 며느리에게 옷을 선물해주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너무 감사하다.

  반찬들을 냉장고에 정리해두고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남편 생일파티를 위해 집 근처 삼대째 손두부로 이동했다. 그래도 두부는 먹어도 크게 부담이 없기도 하고 남편도 좋아하는 메뉴기에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굿 초이스 한 것 같다. 해물을 무척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위한 두부해물찜도 메뉴에 있고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남편 조카를 위한 두부보쌈도 있어서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를 했다. 형님네는 우리 딩턴이를 위한 이불 세트를 선물로 사주셨다. 최대한 때타지 않는걸로 구입해주셨는데 실용적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또 방수용 이불도 사주셔서 기저귀갈 때 유용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와서 남편의 생일케익에 초를 켰다. 남편 생일케익은 내가 좋아하는 본정초코케익이다. 핑크색 초는 조카가 끈다며 다 꺼버렸다. 6살인데 애교도 많고 귀엽다. 아직 꼬맹이 같은데 우리 딩턴이가 태어나면 잘 돌봐줄 든든한 누나다.

  배가 너무 불러서 케익은 조카만 조금 먹고 건들이지도 않았다. 남편은 내가 주방용으로 설거지할 때 쓰려고 사둔 소주를 꺼내 혼자 한 병을 다 마셨다. 덕분에 오늘도 계속 혼이 났다. 그래도 집에서 먹으니 안심이 된다. 남은 케익을 싸서 형님네와 어머님께 나눠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형님네를 배웅해드리고 장을 본 후 남편과 집에 남은 케익 2조각을 한 조각씩 나눠 먹었다. 평소 같으면 정크푸드라고 먹지 않았을텐데 술 취한 남편에게 생일 노래를 불러주며 박수를 쳐주니 흔쾌히 먹는다. 덕분에 나도 맛있게 초코케익을 먹을 수 있었다. 딩턴이가 혹시 너무 맛있다고 또 먹고 싶을까봐 "딩턴아 이 케익은 오늘 아빠 생신이라 특별한 날이라서 먹는 거야 맛있다고 또 달라고 하면 안되." 라고 말하며 먹었다. 요즘 자꾸만 건강하지 못한 음식들이 땡긴다.  감자튀김, 치킨, 망고빙수, 컵라면 등등 결국에는 먹지 않지만 아무래도 서울 다녀오고 과자를 미친듯이 먹어서 딩턴이 입맛이 바뀐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하고 있다. 직접 거한 생일상은 차려주지 못했지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 너무 좋았던 남편의 생일이 지나간다. 남편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올해처럼 내년에도 즐겁게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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