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일 아침이다. 매번 오전에 있는 중역회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지만 매주 수요일은 특히나 더 일찍 가야하는 중요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수요일만 되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 오늘도 역시 소불고기에 반찬들을 꺼내 밥을 챙겨줬다. 어제 국에 열무김치까지 먹었더니 칼로리가 좀 높아 오늘은 뺐다. 오늘로서 임신 17주차인데 몸무게는 임신 전 -2.2kg이다. 건강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주 3회 40분씩 걷기운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점점 살이 빠지고 있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주에 검진을 가면 애기 몸무게가 정상인지 여쭤보고 계속 관리를 유지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엄마랑아가랑 앱을 통해 매일 아가와 산모의 신체변화를 확인하는데 혈액이 40% 증가해 어지러울 수 있는 시기라고 미리 체크를 했었기에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기운이 너무 없어서 일단은 누웠다. 누워서 4시간 정도 잤다. 중간중간 깨긴했지만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점심을 먹어야되는데 별로 기운이 없어 삶은달걀 1개에 앱솔맘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었다. 앱솔맘은 임신 후 전에 없던 변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식사일지를 작성하다보면 야채를 그렇게 먹음에도 지속적으로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입했다. 이제 철분을 먹어야하는 시기도 되었는데 오렌지 쥬스에 있는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도 도와준다고 한다.

  점심은 간단히 때우고 아까 못했던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도 닦았다. 청소를 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데 청소기를 돌리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운동하면서 제일 힘든게 헬스장가기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청소도 마찬가지인 건 같다. 청소기를 들기까지 온갖 귀찮음의 유혹을 이겨내야한다. 내가 회사다닐 때는 늘 남편이 해줘서 그런지 청소기가 특히 더 하기 싫은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 회사 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어제 부탁하자마자 경력증명서는 보내줬고 천천히 보내줘도 된다고 했던 원천징수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이미 메일로 보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것 땜에 연락해본 것은 아니지만 잊지 않고 신경 써줘서 고마웠다. 먼저 결혼하기도 했고 벌써 한 아이에 엄마인 동생은 임신 중인 나를 위해 이건저것 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것도 고맙고 일하랴 육아하랴 힘들 법도 한데 애기도 잘 챙기는 좋은 엄마이다. 요즘 복직 후 회사생활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슬기롭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오늘 특히 어지럽기도 했고 이제 철분 먹을 시기도 되어서 운동도 할겸 흥덕보건소에 가서 철분제를 받아왔다. 한 달치만 주는지 알았는데 세 달치나 주셨다. 중기, 후기 두 번만 가면 되서 편리한 것 같다. 보건소에 다양한 임산부 복지가 많아서 좋다. 나중에는 수유교실에도 참석하고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기 마사지 수업에도 참석 해봐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마트에도 들렀다. 오늘 남편도 그렇고 나도 점심을 대충 먹어서 탄수화물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자전을 만들 예정이다. 부침가루를 사고 단백질도 빼놓을 수가 없어 연두부도 추가로 구입했다. 보건소까지 걸어 갔다온 덕분에 2.93km나 걸을 수 있었다. 소모 칼로리 169kcal이다.

  집에 와서 곰돌이채칼로 감자를 채썰었다. 곰돌이 채칼은 결혼하기 전 홈쇼핑을 보고 혹해서 샀는데 몇 년동안 칼날이 무서워서 쓰지 않았다. 남편이 지난주에 곰돌이 채칼 광고를 보고 좋다며 오이로 시연을 해봐서 사용법을 약간은 이해했다. 여전히 조립이나 이런건 어려운 것 같다. 딩턴이 이유식해주려면 사용법에 더 익숙해져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오늘은 패밀리데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올 시간에 맞춘다고 준비하긴 했는데 차가 안막혀서인지 부치기도 전에 남편이 도착을 했다. 운동하고 온다고 해서 감자전을 부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익어서 당황했다. 다음부터는 귀찮더라도 그냥 갈아서 해야겠다. 양파, 당근, 파도 넣었더니 감자끼리 접착력도 떨어져서 뒤집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첫 장은 그냥 굽고 두번째, 세번째 장은 칼슘 치즈를 추가했다. 남편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늘 칼슘이 부족해서 치즈를 권해도 안먹기 때문에 일부러 감자전에 치즈를 추가해서 먹였다. 치즈를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인데 감자전에 해주니 그래도 잘 먹어서 보기 좋았다. 연두부도 살짝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는데 꿀맛이다. 남편이 막걸리만 안 먹었으면 훌륭한 영양식단이었던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하니 남편이 설거지를 다했다. 패밀리데이라 그런지 설거지까지 다 했는데도 8시도 안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빵을 먹을 생각으로 남편과 빵을 사러갔다. 집 앞 베리하우스빵이 천연 통밀빵이라고 해서 갔는데 다 팔렸는지 쌀 식빵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파리바게트에 갔다. 파리바게트에서 호밀호두빵을 샀는데 단백질도 있고 당도 적어 영양성분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에서 호밀빵을 주문해서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가끔 빵이 생각날 때 파리바게트 호밀식빵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오늘 섭취한 전체 칼로리가 1,100칼로리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에그타르트도 하나 살짝 집어왔다. 남편이 빵을 사기위해 일부러 지갑을 챙겨나왔었는데 무색하게 내 해피포인트로 결제했다. 공짜로 빵을 먹는 기분이다. 밖은 선선하고 제법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수박을 먹으며 모르코와 포르투칼의 경기를 10분 정도 봤는데 확실히 움직임이 좋은 것 같았다. 남편도 저 축구는 재밌다고 했다. 수박을 다 먹고 남편은 먼저 씻고 방에 가서 마사지 기계로 허리를 마사지 했다. 나는 낮에 보건소에 다녀오느라 찝찝해서 샤워까지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남편은 허리안마기를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있다. 허리 안아플려나? 남편을 깨워서 마사지 기계를 빼주었다. 남편은 진짜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완전 골아떨어졌는데 나는 낮에 자서 잠이 하나도 안왔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시쯤 잠든 것 같다. 잠들기 전 자장가를 틀어 30분 뒤 자동꺼짐으로 맞춰두고 딩턴이에게 잘 자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이제 청각이 발달하고 있는 딩턴이가 자장가를 듣고 평온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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