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시가 조금 안되서 일어났지만 조식을 먹기까지 1시간이나 남아있어 씻고 먼저 준비를 마쳤다. 우리는 평일에 늘 6시에는 아침을 먹는데 9시 조식은 너무 늦는 것 같다. 조식은 바나나, 삶은달걀, 토스트, 모닝빵이 준비되어 있었다. 올 여름휴가로 갔던 하동 아름다운 산골에 비해 부실하긴 하지만 그래도 간단하게 조식을 제공해줘서 별도로 아침을 챙겨먹지 않아도 되서 간편하다. 그런데 커피는 정말 맛이 없었다. 집에서 챙겨온 디카페인 카누를 먹을 걸 그랬다.

  조식을 먹고 매미성으로 출발했다. 매미성은 태풍 매미로 피해를 입은 한 개인 주민이 성을 쌓기 시작하면서 지어졌는데 개인의 솜씨라고는 믿기지 않았고 마치 외국에 있는 느낌이 들었다. 날씨까지 너무 좋아서 사진이 정말 잘 나왔다. 남해에 갔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의 사진이 나왔다. 매미성은 너무 크지 않아서 임산부인 나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었지만 매미성으로 가는 내리막길에서 발을 잘 못 더뎌서 발이 덜컹 떨어졌다. 마치 계단이 하나 더 있는데 못 보고 한 계단 더 내려갔을 때의 느낌이 들었는데 그 이후부터 배가 조금씩 아팠다. 원래는 매미성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맹종죽 테마공원에 가려고 했는데 몸이 안 좋은 것 같아서 점심만 먹고 펜션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점심은 굴코스요리를 먹을까? 조개찜을 먹을까 고민하다가 단백질과 철, 미네랄이 풍부해 임산부에게도 좋은 조개찜을 먹기로하고 덕포에 있는 삼삼해물로 정했다. 주차장도 넓고 평일 점심이라 한산해서 좋았다. 여기는 특이하게 조개에 생크림을 찍어 배추와 부추겉절이와 싸먹는 식인데 생각보다 궁합이 잘 맞는 것 같다. 생크림이 조개의 풍미를 올려줘서 맛이 더 진해지고 부추겉절이가 자칫 느끼해 질 수 있는 맛을 잡아준다. 문어, 낙지, 전복을 추가할 수도 있는데 둘이 먹기에도 양이 많아 칼국수 사리만 1인분 추가해서 먹었다. 칼국수 색깔이 노란색이라 더 먹음직스럽게 느껴졌고 청양고추가 들어가 국물도 칼칼했다. 언제 다시 거제에 갈지 모르지만 다시 방문하고 싶은 집이었다.

  가게에서 나와 근처 편의점에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서 먹으며 펜션으로 돌아왔다. 펜션에서 낮잠을 자고 고기를 사온 후 그릴을 대여해 바베큐파티를 했다. 첫날 먹고 남은 파절이, 쌈, 김치까지 전부 싹쓸이했다. 첫날과 고기양이 같은데도 배가 터질 것 같았다. 밥을 할 때 고구마를 한 개 넣고 했는데 그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정리를 하고 관리실 쪽에 있는 테이블에 내려가 따뜻한 카누를 마셨다. 아침 조식을 먹을 때 봐 두었던 촛불도 켰더니 제법 분위기가 있었다. 날씨도 적당히 선선하고 따뜻한 커피 덕에 기분이 좋았다. 펜션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커피를 마시고는 방으로 돌아와 스파를 하고 씻고 잠자리에 누웠는데 금방 잠든 남편과는 달리 잠이 오지 않았다. 일어나 인터넷 강의도 듣고 집에서 가져온 책을 드디어 읽기로 했다. 내가 가져온 책들은 남편차에서 꺼내지도 않아서 남편이 읽으려 가져온 식객 1권을 읽었다. 남편은 그래도 거제에 와서도 내가 자는 동안 식객을 2-3권은 틈틈이 읽었는데 일반책을 3권이나 가져오고선 쳐다도 안 본 내가 부끄러워졌다. 그래도 마지막 날 밤 만화책이긴 하지만 1권이라도 읽어서 간신히 체면치레를 한 것 같았다. 거제에 온지도 얼마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내일이면 드디어 집으로 간다. 임산부만 아니면 배를 타고 외도 보타니아에 가고 싶었는데 조금 아쉽다. 이번 여행처럼 날씨가 좋은 날 딩턴이가 좀 크면 한 번 다시 오고 싶은 여행지 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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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어제 남은 묵은지등갈비찜과 밥을 조금 먹고 씻고 짐을 챙기고 나갈 준비를 했다. 오늘은 바쁘게 움직여야하는 날이다. 오늘 조카를 돌보러 형님네 집에 올라오신 어머님을 청주 외삼촌댁에 모셔다드려야하고 거제도로 출발해야하는 날이다.

  9시 30분에 오송에 가서 어머님과 조카를 태우고 청주역 부근에 있는 남편 외삼촌댁으로 향했다. 어머님은 추석 때 못주셨다며 고구마와 양배추도 챙겨주시고 연휴기간에 또 송이버섯을 따셨다며 송이도 추가로 더 가지고 오셨다. 또 외삼촌댁과 외갓집에 드릴 과일, 고추 등을 챙기니 차가 한가득 찼다. 거제도에 갈 짐을 챙겨오지 않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외삼촌댁에 도착해 짐을 내리고 옥수수와 식혜를 간식으로 내주셔서 잠깐 앉아 담소를 나누었다. 조카는 남편과 함께 밖에 있는 강아지와 닭을 구경하러갔다. 외삼촌댁은 잘 지어진 전원주택이라 조카도 정원을 뛰어놀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 딩턴이도 전원주택에서 유년시절을 보내면 좋았을텐데 아파트에서만 기억을 갖게 될 것 같아 조금 아쉽다.

  여행을 가야해서 남편과 나는 조금 일찍 나왔다. 외숙모님이 옥수수를 8개 정도 싸주셨다. 직접 농사를 지으신 옥수수였는데 아무런 간을 하지 않으셨다고 하셨는데도 달달하니 맛있었다. 덕분에 거제까지 든든한 간식이 생겼다. 어머님께서도 여행가서 맛있는거 사먹으라며 현금으로 용돈을 주셨다. 밥벌이를 하고 있음에도 늘상 여행갈 때마다 어머님께 용돈을 받아 죄송스럽다. 그래도 챙겨주시려는 마음이 너무 감사하게 느껴졌다.

  집으로 와서 과일과 철분약, 두유,  오렌지쥬스, 까르보나라, 쌀 등 먹거리도 챙기고 미쳐 아침에 못챙긴 짐들도 챙겼다. 숨이 차고 몸이 좀 힘들어서 남편이 짐을 다 내리고 나는 침대에 누워서 좀 쉬었다. 남편만 너무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음에도 거의 12시가 다 되서야 출발할 수 있었다.

  점심은 통영에서 먹을 생각으로 건너 뛰었는데 차에 옥수수냄새가 가득해서 출발할 때부터 멀미가 났다. 머리가 어지러워서 1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니 덕유산 휴게소를 방금 지나쳤다. 남편에게 다음 휴게소에서 쉬었다가자고 하고 배가 고파 남편과 옥수수를 4개를 나눠 먹었다. 30분 정도 더 가니 함양휴게소가 나왔고 휴게소에서 화장실도 가고 떡볶이와 커피도 샀다. 원래 몇 주전부터 닭꼬치가 먹고 싶어서 거제갈 때 먹어야겠다 했는데 아쉽게도 함양휴게소에 닭꼬치는 판매를 하지 않았다. 다른 주전부리들은 통영에서의 점심을 위해 먹지 않았다.

  1시간 30분 정도를 더 달려 통영에 도착했다. 원래 통영에서 굴코스요리를 먹으려했는데 저녁에 고기도 먹어야해서 간단히 우짜를 먹기로 했다. 수요미식회와 미우새에 방영되어 유명한 원조할매우짜에 갔는데 3시가 넘은 시간이라 자리는 제법 한산했다. 남편은 우짜, 나는 빼때기죽을 시켰는데 아쉽게도 죽류는 모두 품절이다. 식혜도 품절이고 자리가 많아 좋았는데 일찍 왔어야했나보다. 할 수 없이 우동을 시켰다. 개인적으로 우짜보단 우동이 개운하고 맛있었다. 우짜는 먹을 때 짜장면과 유사하지만 단무지와 국물이 들어가 있어 느끼한 맛이 줄고 술술 잘 넘어간다. 다만 국물은 짜장 특유에 탁한 맛이 느껴지기에 우동이 더 맛있게 느껴졌다. 빼때기죽을 꼭 먹고 싶었는데 조금 아쉬웠다. 남편은 돌아올 때도 들르면 된다고 너무 아쉬워하지 말라고 했다.

  우짜가게를 나와 길 건너편에 있는 충무김밥집에 들렀다. 배가 부르기도 하고 3~4년 전쯤 통영에 왔을 때 그닥 충무김밥에 대해 좋은 기억이 없었기에 먹기 싫었는데 남편이 배가 안 찬다며 조금이라도 먹자고 해서 들어간 집이었다. 1인분만 주문해서 둘이 나눠 먹었는데 예전에 먹었던 곳과 달리 충무김밥안에 재료가 없고 별도로 세팅되었다. 무김치도 시원하니 맛있고 오징어나 쭈꾸미, 어묵도 양념이 달달하고 맛있었다. 충무김밥에 대한 안 좋은 기억을 싹 날려주었다. 남편도 너무 만족스러웠던 식당이라고 했다.

  식당에서 나와 바로 근처 롯데마트에 들러 고기와 술, 쌈채소와 먹거리를 샀다. 집에서 과일이나 쌈장, 초고추장 등을 싸와서 그렇게 많은 양을 보지는 않았다. 이미 3시간을 달려왔지만 마트에서 거제 펜션까지 40분을 더 가야해서 멀긴 먼 여정이었다. 우리는 그래도 청주에서 출발했는데 서울에서 온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통영, 거제 쪽에도 KTX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펜션을 좀 오래되긴 했지만 홈페이지나 블로그 사진과 비슷하게 깔끔했고 오션뷰가 너무 좋았다. 오자마자 대충 씻고 바베큐를 세팅해서 구워 먹었다. 커플룸이라 그릇이 좀 부족하게 느껴졌고 후라이팬도 설거지가 되어 있지 않아서 조금 찝찝했다. 펜션이 좋긴 하지만 낯설기도 하고 불편하기도 해서 집에 가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래도 바베큐는 삼겹살과 목살을 섞어 먹으니 질리지 않고 맛있게 먹었다. 먹을 땐 몰랐는데 나중에 정리할 때보니 화기류 사용금지여서 뜨끔했다. 얼른 치우고 다른 날에는 그릴을 이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밥을 먹고 빛의 정원에서 사진도 찍고 포켓볼과 농구게임도 했다. 놀이시설도 비교적 잘 되어있어 아이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방으로 돌아와 샤워를 하고 스파까지 했다. 오늘은 내려오느라 고생을 해서 특별한 일정을 잡지 않고 푹 쉬었다. 남편은 스파를 하다가 미끄러져서 무릎에서 피가 났다. 파우치에 넣고 다니던 일회용 알콜솜이 오늘 따라 없어서 속상했다. 그래도 남편은 스파도 하고 장시간 운전을 해서 인지 바로 잠을 잤는데 나는 내려올 때 자기도 했고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아 인터넷 강의도 보고 블로그도 좀 정리하고 핸드폰 게임도 하며 시간을 보냈다. 1시쯤에 자려고 했는데 내가 누우면서 남편의 다친 무릎을 쳐서 남편이 깨버렸다. 남편은 깬김에 식샤1을 봤고 나도 마지막회까지 같이 보느라 2시 30분에 잠들었다. 피곤하고 바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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