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인데도 새벽부터 꿈을 꿔서 평일과 다름없는 5시에 일어났다. 다시 잠을 자려다가 그냥 일어나서 밥을 차렸다. 밥과 어머님이 주신 반찬과 1끼 분량 딱 남은 육개장을 먹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쟀는데 어제 뷔페에서 폭풍 먹방을 펼쳤음에도 병원에 다녀온 5일 전보다 +0.4kg 정도밖에 찌지않았다. 아직 임신전 몸무게보다 -0.5킬로로 안정선에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오늘은 미세먼지가 심하기도 하고 남편의 자전거도 업체에 세차를 맡겼기 때문에 활동이 없는 하루다. 평소 낮잠을 자지 않는 남편도 힘이 하나도 없다면서 아침을 먹고 또 잠이 들어서 3시간 정도를 추가로 잤다. 나는 잠든 남편 옆에서 블로그를 정리하다 9시가 조금 넘어서 잠이 들어서 1시간 30분 정도를 더 잤다. 잠들기 전 중고나라에서 ncc재봉틀을 찾아보다가 앨리스 50 37만원짜리를 발견했다. 원래 앨리스 10이면 충분한데 앨리스 10도 33만원 수준이라 패턴기능이 80개나되는 50을 사는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다만 실 사용은 3회 정도라는데 구입기간이 1년은 되어서 as가 1년도 안남은 것과 실 등 부자재가 미포함인 것은 아쉽긴하다. 어차피 재봉틀 수업을 들으면 실은 계속 구입해야하긴 하니까 크게 상관이 없을 것 같다. 패턴 관련 책도 몇 가지 찾아봤는데 일단 책도 원단도 재봉틀도 구입하고 질러서 만들어봐야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인지 계속 할 수 있을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어제 저녁부터 남편이 아주 매운 떡볶이를 먹고 싶다고 해서 점심에는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원래는 내가 계속 일요일은 짜파게티~♪라며 노래를 불렀지만 남편이 일요일은 매운 떡볶이~♬하며 반격을 했기에 원 계획대로 떡볶이를 먹기로 했다. 미세먼지 때문에 나가기 싫어서 엽기 떡볶이나 배달을 시켜먹을까 했었는데 그냥 집 앞 뽀끼캠프에 다녀왔다. 매운맛으로 떡볶이를 시키고 고구마튀김 1, 오징어튀김 1, 쿨피스를 시켰다. 먹다보니 조금씩 맵긴 했지만 남편이 원하는 극강의 매움은 아니였기에 남편은 조금 실망하는 눈치였지만 매운 것을 잘 먹지 못하는 나는 덕분에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떡볶이를 다 먹어치우고 남편은 배가 불러 더 이상 못 먹겠다 했지만 이런 국물에 밥을 안 먹으면 예의가 아니라고 밥까지 냅다 비벼먹었다. 막상 밥이 나오자 못 먹겠다는 남편은 어디 갔는지 나랑 똑같이 반을 다 먹어치웠다. 그럼 그렇지 어차피 먹을거면서 튕기기는...

  점심을 먹고 매운 맛을 달래기 위해 남편은 월드콘, 나는 브라브바를 먹었다. 브라브콘 바 버전인데 텁텁한 콘 과자를 먹지 않아도 되서 끝까지 시원하게 먹을 수 있어 더 좋은 것 같다. 이렇게 아이스크림 포함 많이 먹은 이유는 남편이랑 저녁에 쫄쫄이 호떡 하나만 먹기로 약속했기 때문에 점심에는 칼로리를 좀 과다하게 섭취를 했다.

  어차피 오늘 활동은 글렀기에 집에 돌아와 에어컨을 쐬며 책을 읽다가 다시 잠이 들었다. 남편도 나도 거의 하루 종일 먹고 자는 일요일이었다. 오랜만에 남편이 운동이나 다른 할 일 없이 편하게 푹 쉬는걸 보니 다행이다 싶다.

  일어나서 오늘은 친한 친구 생일이라 안부문자를 보냈다. 근처에 있었음 같이 밥도 먹고 직접 축하해줬을텐데 학교다닐 때와는 다르게 서로 바쁘고 지역도 다르다보니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또 내가 결혼하기도 했고 그래서 그런지 점점 다른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쨌든 생일을 맞은 만큼 오늘 하루 즐겁고 행복한 시간 보내길 바란다.

  5시 쯤에 시내에 가서 쫄쫄이 호떡을 샀다. 예전에는 그래도 파는 곳이 제법 있었는데 이제 시내 중앙공원 옆에 딱 한 군데에서만 파는 것 같다. 공원에 앉아 호떡을 먹고 있으니 참새며 비둘기며 주위에 엄청 모여들었다. 엄청난 무리에 갑자기 달라들어 호떡을 뺏어갈까 무서워졌다. 그래도 상도덕은 있는지 가까이만 올 뿐 호떡으로 돌진하진 않았다. 호떡을 다 먹고 apm떡볶이를 사먹을까 하다가 더워서 그냥 나왔다. 남편은 쫄쫄이 호떡 1개만 먹는다더니 길거리 음식 찾기에 삼매경이다. 그래도 꾹 참고 먹질 않았다. 난 괜찮은데 남편은 계속 배가 고픈 눈치이다.

  시내에서 나와 예술의전당으로 출발했다. 오늘은 몇 주전부터 손꼽아 기다리던 이피아니스티의 영화음악 콘서트가 있는 날이다. 익숙한 음악들로 구성되어 있어 기대가 컸고 무료공연이라 좋았다. 딩턴이가 음악을 좋아하기에 신나게 춤도 춰주길 기대했다. 30분 정도 일찍 갔는데 중학교쯤 되는 학생들이 단체로 왔는지 대기 내내 진짜 시끄러웠다. 남편도 짜증나는 눈치고 더운 날씨에 나는 애먼 사과쥬스만 들이키며 평정심을 찾으려 노력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입장을 했다. 소극장이라 그런지 자리가 거의 만석이라 맨 앞줄에서 볼 수 있었는데 공연이 생각보다 실망이다. 사회는 순서가 틀리기도 했고 영어로 된 노래제목들도 거의 틀리게 소개했다. 무료공연이라 그런지 관객들의 매너도 꽝이었다. 아이들도 많았고 뒤에서 계속 시끄럽게 칭얼거리고 솔직히 그 정도면 부모님이 제지를 시키든 사과를 해야하는거 아닌지 남편 의자를 계속 차는데도 사과도 없다. 중간에 계속 들락날락거리고 촬영금지인데 곳곳에서 계속 촬영을 했다. 연주는 원래 좋아하는 그여자작사 그남자 작곡의 OST way back into love 나 인어공주 삽입곡 under the sea, 알라딘의 a whole new world가 특히 내 맘에 들었고 플루트소리가 좋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박자도 잘 안맞는 것 같고 학예회를 보는 것 같았다. 진짜 돈 주고 봤으면 열불나는 상황이었다. 공연장도 덥고 남편은 옆에서 한숨 쉬고 딩턴이는 엄마가 스트레스 받아서인지 꿍짝꿍짝 좀 큰소리가 날 때 빼고는 거의 움직임이 없었다. 같은 무료공연이라도 예전에 봤던 불멸의 베토벤은 좋았는데 진짜 실망스러웠다. 오늘이 토요일도 아니고 일요일 저녁 7시에 시작했는데 내일 출근해야하는 남편을 생각해서 1시간만 보고 나왔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OST를 듣고 싶었는데 남편이 옆에서 계속 한숨 쉬고 밥도 안 먹고 간건데 진짜 짠해서 더는 있을 수가 없었다.
(물론 공연을 위해 열심히 준비하셨겠고 각자 연주자만이 아닌 다른 역할이 있으신대도 불구하고 시간 쪼개서 노력하셨겠지만 내년 10주년 때는 조금 더 프로페셔널하게 발전된 모습을 보여주시면 좋겠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고 상처가 되었다면 죄송합니다)

  집에 돌아오면서 아까 구성되어있던 노래를 리스트업해서 지니뮤직으로 틀어주니 딩턴이가 꿈틀대기 시작한다. 아빠 닮아서 음악에 민감한지 박자가 안 맞아서 춤을 안춘건가 싶을 정도로 많이 움직였다. 딩턴이도 괜히 고생시킨 것 같아 미안했다. 중간에 나왔기 때문에 8시 30분이라 완전 늦지는 않아서 집 앞 안동국밥에 들러 김치짜글이를 먹었다. 호떡만 먹기로 했지만 고생한 남편이 굶고 자는건 너무 미안했다.

  즐겁게 저녁을 즐기고 집에 돌아와서 샤워를 하니 뽀송뽀송 개운해져 기분전환이 되었다. 남편은 일찍 잠들고 난 잠이 안오기도 하고 화장실도 들락날락하느라 1시에 잠이 들었다. 이제 다음주 한 주만 지나면 휴가이다. 미세먼지가 없고 날씨가 좀만 선선해졌으면 좋겠다. 거의 코스가 실외 위주인데 폭염이 지속되면 코스를 수정해야하는거 아닌지 걱정이 된다. 8월 7일에 청주에서 있을 팝스콘서트도 예매해야하는데 가수 린도 온다고 하니 오늘 공연과는 다른 프로페셔널한 공연 기대해봐야겠다. 딩턴아 그 때는 즐겁게 관람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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