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부스럭거리는 소리에 일어나보니 6시였다. 푸르미 체육관으로 운동을 간다는 남편에게 미세먼지를 확인하고 가라고 했더니 미세먼지, 초미세먼지 모두 최악이라 오늘은 운동은 커녕 실외는 나가지 않기로 했다. 미세먼지 어플이 검은색으로 변한건 처음봤다. 그야말로 최악의 대기상태이다. 일찍 일어난 남편 덕분에 늦잠을 자려는 계획은 빗나가고 아침을 해서 어머님이 주신 올갱이국을 데워서 먹었다.

  오늘은 며칠 전 홈쇼핑에서 구입해서 집 앞 현관에 놓여 있는 라루체 슬라이딩도어 수납장을 남편이 설치해줬다. 딩턴이 물품을 놓을 공간이 없어 고민이었는데 깔끔하기도 하고 이사를 가더라도 알파룸이나 다용도실, 아이 장난감 등 정리에 활용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TV장을 접어 거실에 10개, 안방에 10개를 설치하려고 했는데 사이즈가 잘 맞지 않아 거실에 5개, 안방에 12개를 설치하고 3개 남는 것은 내 재봉틀용으로 사용하기로 했다. 처음에는 사이즈가 작아보여 걱정했는데 실제로 넣어보니 구입한 원단이 쏙쏙 다 들어갔다. 라루체 슬라이딩도어 수납장 덕분에 안방, 거실은 물론 내 재봉틀 공간도 깔끔해졌고 우리 딩턴이 물품 수납도 안심이 된다. 젖병이며 옷이며 기저귀 등 구획을 나눠 쏙쏙 수납을 마쳤다. 그간 딩턴이 물품들은 커다란 쇼핑백에 넣어 작은방 바닥에 방치되어 있었는데 자리를 찾아주니 뿌듯하다. 또 수납장 설치를 못해 거대 상자가 현관을 막고 있어 답답했는데 속이 다 시원하다. 아침부터 고생한 남편에게 박수를 보낸다.

  슬라이딩 도어 수납장을 설치했지만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는게 라벨프린터로 라벨을 출력해 정리함에 붙이고 싶어졌다. 똑같은 디자인에 뭐가 어디에 있는지 기억하기는 확실히 힘드니까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브라더 라벨기 중 블루투스로 핸드폰을 연결해 출력 가능한 제품이 있어 남편에게 구입하고 싶다고 했다. 처음에는 이게 필요할까? 하던 남편도 어린이집이나 신학기에 이름도 붙여줘야되고 요리할 때 식료품 보관기간 등을 쓰는데도 필요하다는 말에 중고나라에서 미개봉제품을 6만원에 구입해주었다. 수납장에 무엇을 보관할 것인지 빨리 써주고 싶다. 어서와라 프린터야.

  아침부터 남편은 무리를 했는지 이사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점심은 짜장면을 시켜먹자고 했다. 오랜만에 시계반점에서 짜장면, 짬뽕, 탕수육, 만두세트를 시켰다. 오랜만에 먹으니 짜장면과 탕수육이 예전만 못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짬뽕은 여전히 맛있었다. 임신하고는 처음 시켜먹는지라 어쩌면 입맛이 바뀌어서 그렇게 느껴졌을지도 모르겠다. 중화요리를 좋아하는 딩턴이도 오늘은 반응이 미적하다. 어제 삼겹살을 먹을 때만해도 삼겹살 먹을까? 하니까 판사가 판결을 내리듯 발로 쾅쾅쾅 3번 차던 딩턴이인데 그새 또 변덕쟁이가 되었나보다. 점심을 먹으며 열두밤을 봤는데 은근 재밌었다. 일주일에 한 편만 하는지라 현재 3편을 보고 있는데 방영분을 다 보고나면 기다리는 시간이 좀 지루할 것 같다. 음식을 다 먹고 짬뽕국물은 저녁에 먹으려고 조금 남겨둔 후 뒷정리를 했다. 미세먼지만 아니였어도 나가서 먹었을텐데 배달음식은 뒷처리가 좀 귀찮다.

  배도 부르고 쉴겸 점심을 먹고 미스터 소크라테스가 재밌다고 해서 네이버영화로 결제를 하고 보고 있는데 욕이 너무 많이 나온다. 10분 정도 지나니 딩턴이가 연신 발로 차길래 놀랐나 싶어서 꺼버렸다. 배가 부르니 잠이 쏟아져 한숨 잠을 잤다. 남편은 오늘도 30분만 잤는데 나는 2시간을 넘게 잤다. 오늘은 별로 한 것도 없는 것 같은데 시간이 잘 간다. 어제 오전부터 오후까지 듀라수업과 병원진료가 있어서 남편과 많이 쉬질 못해서 그런 듯 하다.

  저녁밥을 해서 점심에 남겨둔 짬뽕국물과 반찬들을 꺼내 저녁을 먹었다. 동원참치에서 나온 마요참치를 처음 먹어봤는데 맛이 좀 느끼한 것 같다. 6캔 세트로 팔길래 고추참치 5개에 호기심으로 1개를 구입했는데 다시는 안 먹지 않을까싶다. 산책도 가고 싶고 장도 보고 싶은데 미세먼지는 여전히 최악이다. 할 수 없이 산책 대신 인터넷 강의를 봤다.

  남편은 일찍 잔다며 8시 30분부터 잠을 잔다고 누웠다. 너무 일찍 자면 새벽에 깨니 열두밤을 조금만 더 보자고 했다. 9시 10분이 되자 남편은 더 이상 졸려서 못본다며 잠이 들었고 나도 잠을 잤는데 20분도 못되서 화장실이 가고 싶어 깨버렸다. 이후 11시 30분까지 잠을 잘 수 없었다. 핸드폰 게임도 하고 오디오클립도 들었다. 겨우겨우 잠이 드려는데 숨이 너무 차서 순산체조시간에 배운 분만용 호흡을 했다. 호흡을 하며 답답함을 가시려 노력하는데 남편이 안자며 뭐하냐고 짜증을 냈다. 겨우 "숨이 너무차서" 라고 말을 하고 호흡을 이어가니 남편이 놀라며 숨이 찼어? 라고 말을 했다. 알고보니 남편은 내가 장난치려고 남편 얼굴에 바람을 분 줄 알았다고 했다. 이제 막달이라 몸이 점점 힘들어진다. 딩턴이는 언제쯤 태어나려나? 이제 3일만 있으면 정상분만시기이니 건강하게 빨리 태어났으면 좋겠다. 딩턴아 건강하게 만나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197일차] 2018.11.06  (0) 2018.11.06
[196일차] 2018.11.05  (0) 2018.11.06
[194일차] 2018.11.03  (0) 2018.11.04
[193일차] 2018.11.02  (0) 2018.11.03
[192일차] 2018.11.01  (0) 2018.11.02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