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다이어트에는 수육이 짱인 것 같다. 3일간 꿈쩍 않던 몸무게가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금만 탄수화물 섭취에 신경을 쓰면 바로 몸무게의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닭가슴살 토스트를 만들었다. 빵을 굽고 양파를 볶고 양배추는 씻어 준비를 하고 닭가슴살도 찢어 넣었다. 남편은 칼슘 섭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에 특별히 칼슘치즈도 넣어주었다. 나는 두유, 남편은 우유, 요거트도 한 개씩 곁들여 먹었다. 무심결에 "오늘은 지방 폭발하겠다." 라고 말을 했는데 식사일지를 정리하던 남편이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 영양박사가 다 되었네" 라고 말해주었다. 그간에 식단을 만들고 정리한 보람이 느껴졌던 아침이었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오늘은 순산체조를 하는 날이라 잠은 다시 자지 않았다. 휴가갈 숙소를 몇 개 후보로 정해놓고 씻고 준비하고 나갔다. 10시 5분에 집을 나섰는데도 843번 버스는 방금 전 떠났다. 843번을 타면 병원에는 다이렉트로 가지만 시간이 너무 이르다. 105번을 타고 죽림사거리에서 내려서 모태안까지 걸어갔더니 시작 20분전에 도착했다. 강의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번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간이 되서 강사님의 수업이 시작되었고 몇 몇 산모님들께 어제 뭐 했는지 여쭤보셨는데 꽃꽃이며 필라테스며 책 읽기, 바느질 등 다들 태교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회사에 얽매여있는 워킹맘들보다는 순산체조도 다니고 음악도 들려주고 책도 읽어주고 음악회도 다니고 나름 태교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부끄러웠다. 강사님이 "나의 하루가 아이의 하루이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면 안된다." 라고 하셨는데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하는 반성이 들었다.

  순산체조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데 버스가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방금 전 떠났는지 2정거장을 지나쳐있다. 할 수 없이 또 800m정도를 걸어갔다. 어제 비가 쏟아졌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양산이나 선글라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홈플러스만 지나가면 푸르지오 아파트 방향으로 숲길이 있어 기분이 좋다.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수분을 머금고 있는지 나무냄새도 은은하다. 차도 쪽을 유리로 막고 있어 더울지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매연도 막아줘서 좋은 것 같다. 숲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가 바로 와서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고구마를 샀다. 오늘 점심은 고구마 1개와 감자 1개, 아침에 탄수화물 섭취가 적어 오늘은 빵대신 고구마와 감자를 먹는다. 고구마도 감자도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게 먹었다. 날이 더워서일까? 땡볕에 걸어서일까? 편두통이 왔다. 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2시30분부터 5시 30분까지 3시간이나 잠이 들었다. 눈을 떠도 기운이 없어서 좀 더 누워있다가 남편 올 시간이라 쌀을 씻었다. 쌀을 씻는데 남편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출발할 때는 늘 남편이 전화를 하는데 아직 안 일어난줄 알고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늘 그냥 외식을 할까? 라고 하다가 딱히 먹고 싶은게 없어서 그냥 밥을 하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밥을 하다보니 밖이 컴컴해지는게 비가올 듯 했다. 좀 있으니 청주는 호우주의보라는 재난알람이 왔다. 안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해줬다. 정리 후 어머님과 통화를 해 이번주에 있는 남편 생일날 식사를 할 식당을 정했다.

  오늘은 남편이 기운이 없어 보였다. 같이 휴가갈 계획을 좀 짜다가 남편이 일찍 자고 싶다고 했다. 딩턴이에게 읽어줄 책도 내가 대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열이 많은 남편은 에어컨을 취침모드로 6시간씩 틀어놓고 자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꺼달라고 한다. 평소 덮지 않는 이불까지 덮고 자는 모습이 안쓰럽다. 어딘가 몸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생각해보니 오늘 인강을 듣지 않았다. 인강을 들을까하다가 곤히 잠든 남편이 깰 것 같아서 오늘은 나도 일찍 자기로 했다. 낮잠을 자서 잠이 안올까 걱정했지만 오늘 운동도하고 피곤했는지 나름 일찍 잤다. 다만 팔목과 발목의 관절이 아파 잠들기 전까지 좀 끙끙거렸다.

  오늘은 원래 칼로리 부족이었는데 유산균을 먹으니 적정에 맞춰졌다. 원래 없던 변비가 임신 후 생기는 것 같아 푸룬앤유산균으로 바꿨는데 포장이 터진게 있어서 좀 찝찝하다. 다 먹으면 이번엔 이지바울로 바꿔봐야겠다. 나한테 맞는 유산균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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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으로 어제 먹다 남은 청국장찌개를 데워 먹었다. 하동에서 쪘던 1킬로를 복구하지 못했는데 0.3킬로 정도가 추가로 쪘다. 서울에 가서도 무게 변동은 없었는데 내가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이제 딩턴이가 제법 크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제 더 이상은 병원에 가도 최저몸무게는 안나올 듯 싶다.

  밥을 다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아침밥까진 바라지 않는데 제발 아내가 출근할 때 일어나서 인사는 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출근할 때는 현관 앞에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주는 편인데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침밥도 배웅도 빠지는 날이 있을 것 같아 남편이 안쓰러워진다.

  정리를 하고 1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잠이 들락말락했는데 오늘은 순산체조를 처음 가는 날이라 푹 잘 수가 없었다. 가기 전에 인터넷 강의도 들으려했는데 졸려서 일단 누워만 있었다. 씻고 준비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30분 뒤에나 온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시작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조리원 예약을 연장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 조리원은 보통 2주이고 출산 후 조리실 상황에 따라 최장 1주일만 연장이 가능하다고 듣고 왔다. 아무래도 첫애라 잘 모르기도 하고 조리원에 좀 더 머물고 싶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조리원에서 나와 강의실로 갔다. 첫날이라 많이 왔다고는 하지만 20~30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있어 운동할 때 조금 좁게 느껴졌다. 가기 전에는 유연하지 못한 내가 잘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비교적 간단한 체조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안심이다. 첫 날이라 그런지 각각 태명에 대해 소개했는데 튼튼이, 사랑이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내 차례가 되어 딩턴이라고 했더니 강사님이 뜻이 뭐냐고 질문을 하셨다. 영화 캐릭터에 패딩턴이 있는데 귀여워서 딩턴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그제서야 산모들이 아~라고 반응한다. 아마 태명이 좀 특이한가보다. 특히 강의 중 좋았던 것은 중간중간 아기에게 태담을 따라하며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온전히 내 몸과 연결되어 있는 아이와 함께 숨쉬며 배를 어루만지고 긍정적인 태담을 통해 아기도 내 마음도 안정됨을 느꼈다. 몇 번 더 해보고 다음 달에도 추가 등록해봐야겠다. 강의에는 둘째 맘, 셋째 맘들이 많았는데 내가 딩턴이 동생을 가지게 된다면 이런 강의 참여는 어려울 것 같은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첫애 때는 이것저것 강의도 듣고 하는데 한 번 낳아보면 익숙해져서 잘 안 다니게 되는데 엄마에게는 2번째, 3번째지만 뱃속의 아이에게는 첫번째입니다." 라는 강사님 말을 듣고 아직 생길지 말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벌써부터 미안해지는 마음이 든다.

  강의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또 30분을 기다려야한다. 800m 정도 걸어가면 버스가 자주 있는 정류장에 도착하니 걸어가다가 날씨도 시원하고 햇빛도 많지 않아 이 기회에 좀 걷자하며 중간에 마트 들린 것까지 2.7킬로 총 40분을 걸었다. 생각보다 걸을만하고 전날에도 집에만 있어서인지 마음도 상쾌했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쭉 걸을 수 있었는데 종종 날씨가 좋으면 강의 마치고 집까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씻고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머리가 아파서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한숨 자고 나니 좀 기운이 난다. 오늘 남편이 집 앞에 사는 친구랑 시간이 맞아 술 한잔 곁드린 저녁을 먹고 싶다고 혼자 저녁을 먹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었다. 밖에서 사 먹으면 술값만 1만원이 넘게 나오고 조미료도 많이 들어가 건강에도 좋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안주를 만들어줄테니 친구집에서 먹으라고 했다. 오늘 안주는 남편이 요청한 돼지고기 김치찌개다. 집에 고기말고 모든 재료가 있어서 고기 사는데 5천원도 안들었다. 이제 내가 돈을 못버니 알뜰살뜰 절약이 필요한데 이렇게 내가 조금 움직여 아끼면 나름의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찌개를 챙겨주고 나는 오늘도 단백질이 모자라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먹었다. 3개월 3킬로 감량 기준으로 설정된 내 삼성헬스 프로그램 상 오늘은 운동량과 섭취량이 밸런스를 이루는 날이다. 오늘로서 식사일지와 운동량을 체크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달에 3일 밖에 없는 귀한 성취이다. 임산부인데 3개월에 3킬로 감량 프로그램이 맞는지 모르겠어서 초과를 하더라도 크게 개이치는 않지만 그래도 내 영양과 운동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서 좋다.

  9시쯤 남편이 밖에서 딩턴아 딩턴아를 외치며 문을 열고 있다. 약간 동네 창피하다. 1시간 정도 쇼파에서 재우다 허리 아플 것 같아 침대로 불렀다. 오늘 좀 걸어서 그런지 다리가 아파 잠이 잘 안온다. 이제 슬슬 혈액순환도 잘 안될텐데 좀 더 활동적으로 살아야겠다. 우리 딩턴이는 엄마의 혈액을 먹고 산다고 하니 늘 깨끗한 피를 줄 수 있도록 혈액순환에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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