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알람을 들은 것 같은데 일어나지 못했다. 밥 할 시간이 부족해서 과일과 요거트로 아침식사를 했다. 밥을 못해 대충 때운 식사지만 아침부터 종류별로 과일을 먹으니 비타민이 많이 섭취된 것 같고 상큼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아침을 먹고 어제 일기 블로그를 정리하고 산부인과 예약을 체크했다. 선생님 일정이 계속 full 이어서예약은 어려울 것 같고 5월 4일 아침부터 대기하는 편이 나을 것 같다. 남편도 애기 보고싶다고 같이 가고 싶은데 5월 4일 연차가 어려워서 다른 일정을 체크해보라고 했다. 5월 4일이 아니면 2주 뒤에나 가능할 것 같아서 아마도 혼자가야할 것 같다.

  블로그를 쓰고 인강을 보려다 점심을 적게 먹어서인지 배가 고프다. 냉동실에 얼려둔 먹물치즈빵을 꺼낸다. 그냥 먹긴 싫고 어쩌지 고민하다가 빵을 굽고 쨈을 바르고 구운양파와 계란후라이까지 얹어 토스트를 완성했다. 빵에 치즈가 있으니 짬쪼롬해서 별도로 버터를 바르지 않아도 간이 딱 맞다. 진짜 별미 강추다. 다만 지난번에 만들어둔 아로니아 쨈을 바르려했는데 뚜껑이 열리지 않아 딸기잼으로 대체했더니 좀 달다. 그래도 진짜 맛있어서 내일 아침에 남편에게도 해주려고 빵을 남겨두었다.

  점심은 클래시카 채널을 켜고 민코스프키가 지휘하는 모차르트와 슈베르트를 들으며 먹었다. 보통은 예능이나 드라마를 봤었는데 음악 연주를 듣는 것도 색다른 느낌이고 스토리에 집중하지 않고 그저 음악을 듣기만 하면 되니 편안하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음식을 천천히 먹는 것 같다. 점심 때는 항상 클래시카 채널을 보면서 먹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점심을 먹고 뒷 정리를 한 후 인터넷을 켜니 청주 지진이 실시간 검색어에 있다. 나는 못느꼈는데 자세히 검색해보니 보은에서 2.5 강도 지진이라고 한다. 보은에 계시는 어머님께 연락해보니 전혀 느끼지 못하셨다고 하신다. 정말 다행이다. 밥을 먹고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바람이 많이 부는지 소리가 정말 요란하다.

  오랜만에 회사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연락을 했다. 아침부터 실업급여 신청 조건 승인되었다고 알려줘서 고마웠다. 내 블로그에도 놀러오고 퇴사 후 내가 여유롭게 지내는 것 같아 부럽다고 했다. 그런데 나도 그 동생이 부럽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벌써 애기도 낳아 키우는 것도 그렇고 집에서 어머니랑 같이 지내 살림을 도움 받는 것도 손재주가 좋은 것도 운전을 잘하는 것도 요즘은 드림캐쳐를 만드는 자격증 수업을 수강한다고 한다. 아기를 낳았는데도 회사일도 하면서 하고 싶은 건 하는 열정도 부럽다. 지금처럼 좋은 인생을 설계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빨래를 하고 비비고 사골곰탕을 이용해 저녁으로 떡만두국을 끓였다. 고명으로 얹은 계란이 탄 것과 국이 조금 짠 것이 아쉽지만 나름 따뜻하고 든든하게 먹었다.

  저녁을 먹고 오늘은 미세먼지가 없어서 산책을 했다. 전지적 참견 시점에서 이영자 핫도그가 나온 것을 보고 남편이 핫도그 노래를 불렀는데 산책가는 길에 하나 사주었다. 동네를 돌고 서점에 들러 구경을 하다가 마트에서 사과와 파를 사고 돌아왔다. 도서관에 갈까 하다가 피곤해서 그냥 들어왔다.

  남편은 맥주, 나는 사과쥬스를 마시며 오늘 인터넷에서 본 글을 남편에게 말해주었다.

  어떤 아이랑 엄마가 반찬가게에 갔는데 사장님 어머니가 팔이 없으신 분이었는데 아이가 "왜 할머니는 팔이 없어요?" 라고 물었다. 사장님 어머니가 당황해서 아무 말씀 안 하셨는데 아이 엄마가 대신 대답을 했다. "이 할머니는 요리를 너무 잘해서 천사가 팔을 빌려간거야. 할머니도 외할아버지처럼 하늘나라에 가면 천사가 팔도 돌려주고 선물도 많이 받으실거야. 그러니까 할머니께 맛있는 요리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인사해야지" 라고 말이다. 나도 남편도 묵직한 한방이었다. 아이가 어리니 나이도 30대 일텐데 그 상황에서 현명하게 대처한 아이 엄마가 대단했다. 아이가 바르게 잘 자랄 것 같아 나까지 뿌듯한 기분이 들었다. 나라면 절대 그렇게 하지 못했을텐데 나도 남편도 우리 아이는 바른 인성을 가진 아이로 키우자고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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