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서울여행 마지막 날이자 내 블로그 일기가 100일째 되는 날이다. 100일간 하루도 빼 먹지 않은 내 끈기의 박수를 보낸다. 또 하나뿐인 오빠의 생일 날이기도 하다. 서울에 있는 관계로 축하한다는 메시지만 하나 보내줬더니 ㄹㅅㅇ이라며 의미를 알 수 없는 답장만 시크하게 보내왔다. 지금도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다.

  서울에 온 첫날, 임신으로 시력 회복을 위한 안약 투여도 중단하고 검진도 도통 못해서 온 김에 라식을 했던 강남 비앤빛 안과에 검진 예약을 했는데 예약시간이 5시 밖에 남아있지 않았다. 어차피 집에 가려면 IC를 지나야하기에 돌아가는 날로 예약을 했는데 오전 중 내려가려고 했던 계획과는 다르게 검진으로 인해 체류 시간이 좀 더 길어졌다. 40도에 날씨에 돌아다니면 너무 힘들 것 같아 오늘은 무리하지 않고 호텔조식을 즐기고 늦은 체크아웃을 한 후 강남으로 넘어가 점심을 먹고 영화를 보고 디저트나 먹으며 남은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명동 스타즈호텔 조식이 은근 괜찮다는 후기가 꽤 있어서 기대했는데 진짜 괜찮았다. 인당 11천원의 가격이었는데 3박 4일 내내 먹었다면 물론 지겨웠겠지만 우리는 마지막 날만 먹으려고 신청했기에 지겨움 없이 맛있게 먹었다. 남편은 밥 위주로 먹었고 나는 야채죽에 바게트, 그리고 식빵을 굽고 야채를 깔고 계란후라이와 햄, 치즈, 베이컨까지 올려 토스트까지 만들어 먹었다. 평소 먹지 않는 우유까지 마시고 요거트에 과일로 마무리했는데 진짜 야무지게 조식을 잘 먹은 것 같다.

  조식을 먹고 방에 다시 올라와서 남편은 TLX 패스가 1개 남아 사우나를 가고 나는 씻고 짐을 챙겼다. 빠진 것이 없는지 꼼꼼하게 점검을 하고 남편이 와서 사용할 물품들만 빼고 냉장고의 남아 있던 두유와 앱솔맘까지 다 챙겨놓았다. 남편이 돌아오고 최종 점검 후 11시쯤에 체크아웃을 하고 주차장에서 차를 찾았다.

  을지로에서 강남까지 많이 막히지 않을까 일부러 서둘렀는데 25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마도 출근시간을 피해서 그런듯 싶다. 원래 강남역으로 가야했지만 남편은 신한 RPM 플레티움카드 유저이기에 제휴 업체 주차장이 월 3회 무료라서 강남역에서 가장 가까운 삼성동 제일주차장에 차를 세웠다. 덕분에 주차비용을 많이 아낄 수 있었다. 강남역으로 가려고 지하철역으로 가는데 오늘 정말 너무 덥다. 핸드폰을 보니 온도가 리얼 40도를 가리키고 있었다. 아프리카보다 덥다는 말이 실감이 되었다.

  강남역으로 가는 지하철 안에서 KT VIP로 메가박스 1시 영화를 예매했다. CGV 상품권도 있어 CGV로 갈까 했는데 12시 30분 영화라 점심을 먹다보면 시간이 촉박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은 여유 있게 메가박스로 예매를 했다. 점심은 쉐이크쉑버거에서 먹었는데 줄을 서기는 했지만 금방 줄어 들어서 생각보다 시간이 여유 있었다. 나는 쉑버거, 남편은 스모크쉑을 먹었는데 기대했던 것과는 달리 맛있긴 하지만 몇 시간씩 줄 서서 먹을 정도의 환상의 맛은 아니였다. 개인적으로는 인앤아웃버거가 훨씬 맛있는 것 같다. 또 원래 후렌치후라이를 시켰는데 주문과정에서 누락되어 먹질 못했다. 감자튀김 먹으려고 일부러 케찹도 챙겼는데 아쉬웠다. 가격도 사악한 편으로 쉑버거, 스모크쉑, 에일비어, 콜라만 계산했는데도 25천원 정도였다.

 햄버거를 다 먹고나니 12시 20분이였다. 쉐이크 쉑에서의 대기를 생각해서 넉넉히 영화시간을 고려했는데 CGV로 예매해도 될 뻔 했었다. 시간이 좀 남아 나이키매장과 메가박스 건물 내 아트박스를 구경했는데 메가박스에 걸려 있는 신과함께 현수막에 마동석이 있고 아트박스에 있다보니 베테랑에서 "나 아트박스 사장인데..." 하던 대사가 생각나서 웃음이 나왔다. 시간이 다 되어서 극장에 들어갔는데 공사중이라 동선이 복잡했고 극장도 작았다. 진짜 CGV로 갈 것 그랬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음료를 사서 상영관에 들어갔는데 광고가 20분 정도나 나왔다. 오랜 기다림 끝에 드디어 미션임파서블 폴아웃이 시작되었고 어제 새벽 3시에 자서 그런지 슬슬 졸리기 시작한다. 초반부는 지겹다는 생각이 들어 시계를 자주 보았고 남편은 내가 졸리다고 하니 영화 끝나고 낮잠카페라도 가자고 했다. 그렇게 영화를 보고 있었는데 후반 약 20 ~ 30분을 남기고 흥미진진한 액션이 시작되었다. 진짜 손에 땀이나고 임신중에 긴장하면 안좋을텐데 심장이 쫄깃거리면서 몰입해서 봤다. 엔딩장면에서 동료들이 폭탄 점화장치를 제거한 톰 크루즈에게 어려웠냐고 물어보니 평소와 같았어 라고 답하는 톰 크루즈에 모습에서 제목 그대로 그동안 얼마나 불가능한 미션들을 해결해왔는지 실감이 되었다.

  영화를 다 보고 낮잠카페에 갈까했는데 예약시간까지 1시간 10분 정도 밖에 안 남아서 낮잠카페에 가기에는 시간이 넉넉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내려가는 시간도 아낄 겸 삼성동에 가서 차를 가져오기로 했다. 지하철로 삼성역에 갔다가 시간이 좀 남아 더위도 식힐 겸 맥도날드에 들러 초코선데이와 커피를 마셨다.

  맥도날드에서 나와 바로 차를 찾고 카드로 주차비를 결제했는데 주차요금이 3만원이 결제 되었다. 원래 제휴카드로 결제하면 0원이 된다고 했는데 뭔가 잘못된 것 같았다. 영수증에는 비고란에 승인거절이라고 쓰여있었지만 결제문자는 왔기에 바로 신한카드에 확인 전화를 넣으니 확인 후 알려주겠다고 했는데 결제될 줄 알았으면 그냥 영화관에 세우고 2시간 정도 유료주차를 했겠지 화가 났다. 결과적으로 다음날 단말기 오류였다고 취소될거라고 연락을 받았지만 당시에는 억울한 마음이 들었다.

  차를 찾아 병원으로 가는데 지하철 2정거장밖에 되지 않는 거리임에도 30분 넘게 걸렸다. 막힘과 동시에 또 남편이 신호를 잘못 받아서 5시 5분 전에 딱 맞추어 도착했다. 병원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바로 안과에 갔는데 산모수첩이나 임신을 인증할 수 있는 서류가 있으면 할인이 된다고 안내를 받았다. 그런데 또 안내해주신 분이 내 배를 보시고는 "굳이 인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그래도 꼭 서류가 필요해서..." 라고 말씀하셨다. 이제 누가봐도 임산부인가보다. 스캔해둔 소견서가 있어서 그걸로 인증하고 할인을 받았다. 간단한 시력검사와 망막검사를 하고 진료를 받았는데 근시가 생겨 있긴 하지만 특별히 불편하지 않으면 임신도 했고 1년 뒤 정기검진을 하자며 약물은 지금처럼 투여하지 말라고 하셨다. 의사 상의도 없이 임의로 찝찝해서 약물을 중단한 것이였는데 그냥 계속 투여했으면 부작용도 있을 수 있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아찔했다. 확실히 상담을 받고 나니 병원에 오길 잘 한 것 같았다.

  안과를 끝으로 모든 일정을 마치고 집으로 내려갔다. 가는 길에 전참시에서 이영자 추천 음식으로 나왔던 만남의 광장 말죽거리 소머리국밥을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지나쳤다. 본인이 먹고 싶다고 그랬으면서 핸드폰을 보다가 옆에 만남의 광장이 있길래 "남편 저기 가는거 아니였어?" 하니 남편이 생각없이 지나왔다며 엄청 아쉬워한다. 안성휴게소 한우국밥을 먹어야하나 하다가 그냥 집근처에서 먹기로 하고 쉬지 않고 논스톱으로 집에 도착했다. 짐을 올리고 집 앞 진순대에 가서 술국 + 불껍데기 세트와 순대국밥 1개를 시키고 남편의 친구도 불렀다. 나는 밥만 먹고 들어왔고 남편은 친구와 술을 마시며 이야기하다가 들어왔다. 먼저 들어온 내가 짐을 풀러서 미리 정리해 놓아서 그나마 남편은 수월하게 쉴 수 있었다. 이번 휴가는 더웠지만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전시회나 관광지도 가고 숙소도 좋았고 사진도 많이 남기고 나름 재밌었다. 아쉬웠던 것은 남편과 많이 얘기하지 못한 것, 숙소 근처 골뱅이 거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실내, 야외에서 호프를 즐겼는데 즐기지 못한 것, 컨디션이 안 좋았던 것 등이 아쉽다. 이제 당분간 남편과 둘이 보내는 여름 휴가는 없겠지만 딩턴이와 함께할 내년 휴가도 많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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