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에 몇 번이나 깨고 남편도 새벽에 일어나 한참을 못잤더니 둘다 6시가 넘어서 일어났다. 다행히 어제 퍼붓던 폭우는 잠잠해졌다. 남편에게 씻으라고 한 후 냉동해둔 밥과 어제 끓여뒀던 찌개를 끓이고 사과를 잘라두었다. 계란후라이도 먹고 싶었는데 후라이팬이 오늘은 싱크대에 들어가 있어서 패스하기로 했다.

  밥을 다 먹고 남편을 배웅해주고 피곤해서 설거지도 하지 않고 다시 누웠다. 어제 써둔 블로그를 마무리 짓고 20분 정도 몸은 자는데 정신은 깨어있는 듯한 선잠을 잔 것 같다. 일어나서 씻고 준비를 하고 순산체조를 하기 위해 버스를 탔다. 오늘은 버스가 너무 오지 않는다. 차라리 걸어갈걸 그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15분 정도 기다리고서야 겨우 버스를 탈 수 있었고 그것도 병원에서 약 1킬로는 떨어진 정류장에서 내렸다. 오랜만에 걷는 타임이다. 날씨는 뜨겁지만 나무그늘 사이로 걸어서 선선하다. 여름내 기승을 부리던 폭염도 많이 꺾였고 이제 필라테스와 메이크업강의까지 신청해 일주일에 4번은 이곳에 와야하는데 교통비도 아끼고 운동도 되도 기분전환도 할 겸 걸어볼까하는 생각도 든다. 걸어올 때마다 홈플러스로 건너가는 육교를 만나는데 육교 덕분에 빙 돌아가게 된다. 최소 500보~ 천보 정도는 더 걷지 않을까 싶은데 그냥 길가에 횡단보도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오늘 9월의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운동을 하면서 몇 번이나 부딪혔다. 이제 순산체조를 한지 2달이 조금 넘었더니 딩턴이도 운동을 하는줄 아는지 같이 꿈지럭거린다. 운동을 끝내고 다행히 집에 올 때는 병원 앞에서 바로 돌아오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오늘은 순산체조 끝나고 재봉틀 수업 스케줄까지 있어 서둘러야했기 때문에 버스를 바로 탔다는건 진짜 럭키한 상황이었다.

  버스에서 내리면 수 많은 유혹이 날 기다린다. 1차 만두, 찐빵집, 2차 떡볶이 튀김, 3차 현미 샐러드 김밥 언제나 먹고는 싶지만 식비절감프로젝트도 있으니 집에서 먹기로 하고 지나쳐왔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배가 고파서 바나나를 하나 먹고 씻은 후 계란을 삶는 기계에 올려놓고 설거지를 한 후 토스트와 커피를 준비한다. 점심을 후다닥 먹어치우고 머리를 말리니 벌써 재봉틀 갈 시간이다.

  원래 수업 있으신분이 취소를 했는지 오늘은 혼자 수업을 들었다. 선생님이랑 이런저런 수다를 떨며 재봉틀 돌리니 시간이 금방갔다. 선생님은 책도 많이 보시고 긍정적이고 삶의 열정적이기도 하고 예술을 좋아하시는 편이라 배울점이 많은 것 같다. 나도 깊이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 항상 노력해야겠다.

  오늘은 지난번에 만들었던 원피스를 다 완성했다. 재봉틀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재봉틀 뿐만 아니라 다림질을 진짜 잘 해야한다는 것인데 다림질을 해본적이 없어 그야말로 나에겐 버거운 작업이다. 오늘은 조끼 앞판과 뒤판을 연결하고 주름을 잡아둔 치마의 길이를 맞춘 후 조끼와 연결작업을 진행했다. 주름의 간격을 맞춰주기위해 3cm간격으로 핀을 꽂은 후 송곳을 이용해 간격을 맞춰 1cm로 박으니 멋스러운 원피스가 완성되었다. 임산부라 안 맞을줄 알았는데 넉넉해서 만삭까지 입을 수 있을것 같다. 출산하면 오히려 커서 못입을지도 모르겠다. 민소매 디자인이라 여름에 입게될까 싶어 파랑색으로 색상을 골랐는데 원단이 두꺼워 정작 여름엔 못입을 것 같다. 그냥 베이지색으로 할 걸 그랬나 살짝 후회되기도 하지만 옷은 정말 예쁘게 잘 나왔다. 강사님 도움 없이 다시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혼자 만들게 된다면 가을용으로 베이지 색상으로 만들어도 좋을 것 같다. 오늘은 딩턴이 남방까지 패턴을 그릴 수 있을줄 알았는데 원피스만 겨우 시간 내 마쳤다. 엄마가 요청한 에코백 만들기용 끈과 전사지를 산 후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쇼파에 늘어졌다. 순산에 재봉틀 3시간 오늘은 바쁜 하루였다. 남편에게 주말에 먹기로 한 등갈비찜을 오늘 먹을건지 물어봤다. 주말 저녁에 돌잔치에 가야하기 때문에 점심도 많이 먹기 부담스럽고 토요일 중 집에 소독을 예약할 계획이라 시간도 애매할 같다고 말했다. 남편은 바쁜지 5분만 이따가 연락한다고 하더니 5분 뒤 갑자기 현관문을 열고 들어온다. 오늘도 일찍 퇴근했나보다. 항상 퇴근할 때 출발한다고 전화했는데 내가 어제 몰래 찌개를 끓여놓은 복수를 한 것인지 그냥 슥 들어와서 놀랐다. 

  남편은 밥을 먹기 전에 운동을 하고왔다. 남편네 회사는 1시간 연장근로가 기본인데 오늘은 운동을 가려고 연장근로를 안하고 왔다고 한다. 그냥 늘 연장근로를 안하고 5시에 왔으면 좋겠다. 남편이 운동을 갈 동안 인터넷강의를 볼까하다가 너무 보기가 싫어서 그냥 누워 쉬었다. 하루 2건의 스케줄은 진짜 너무 피곤하다. 체력이 약해진 것 같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서 수곡동에 있는 큰손밥상을 갔다. 우연히 블로그에서 발견하고 이제 외식은 1주일 1회로 줄였으니 주말에 가자고 약속했던 집이다. 생선구이도 있고 다른 음식들도 먹고 싶었지만 남편이 좋아하는 매운 등갈비를 먹었다. 내가 운전을 못해서 남편은 15번 정도 시킬까 말까 고민하다가 소주를 포기했다. 이럴 땐 운전을 못해서 다행이라고 해야하나? 떡사리를 시켰는데 기본 떡을 서비스로 많이 주시고 떡사리를 시키지 말라고 하셨다. 즉석 떡볶이도 먹고 싶었던지라 배려에 감사했다. 1인분에 1만원인데 포장을 하면 야채 없이 2인분에 15,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고 하니 다음에는 포장도 고려해봐야겠다.

  집으로 돌아와서 어제 보다 중단한 식샤1을 봤다. 떡사리를 든든히 먹은지라 지난번에 멈춰뒀던 즉석떡볶이 먹방을 무난하게 넘길 수 있었다. 식샤를 다보고 이제 임신 후기가 되어 과식은 피하고 조금씩 자주 먹어야하기 때문에 다신샵에서 샐러드 5개, 통밀빵과 말차라떼, 미주라 간식 3종, 찐고구마를 샀다. 7만원이 넘게 나왔다. 아직 9월 4일 밖에 안되었는데 식비가 벌써 20만원이 되었다. 이번달 50만원 사용이 불가할 것 같은 예감이 스물스물 올라온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예산내 사용으로 최선을 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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