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 40분에 일어나 밥을 하고 아침에 어머님이 주신 아욱국을 데워 남편 챙겨보내고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 병원가야하는 날인데 예약도 없이 가야해 일찍 가려 했는데 남편이 전화를 해서 9시30에 겨우 일어났다.

  씻고 버스를 타고 평소 지갑을 안 가지고 다니고 핸드폰에 부착한 카드 케이스에 카드를 2개씩 넣고 다니는데 오늘은 은행에 가야하기 때문에 핸드폰 케이스에 카드 1개랑 신분증을 챙겨서 버스를 탔다. 분명 교통카드가 있는 카드였는데 버스를 타는데 교통카드가 계속 안 찍혔다. 내리려고 했는데 이미 버스는 출발하고 좌회전 차선까지 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다. 기사님이 괜찮다고 그냥 앉으라고 해주셨다. 내릴 때 연신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버스비를 지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겠노라고 했는데 괜찮다고 하시는 기사님 덕분에너무 감사해서 괜시리 눈물이 난다. 하나병원에 10시50분 ~ 11시쯤 843버스 승차했는데 차랑번호 2023 기사님 정말 감사합니다.

  병원에 도착했는데 주치의 분이 분만을 가셔서 9시부터 산모들이 대기중이라고 한다. 아직 11시도 안되었는데 2시 30분에 재방문을 하거나 오래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집에 가려면 다시 버스를 타야하기 때문에 그냥 다른 원장님께 하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래도 1시간 30분은 기다려야한다고 한다. 기다리는 동안 지난번 간호사님이 안계셔서 듣지 못했던 초진 시 들어야하는 검사, 문화센터 프로그램 안내, 조리원 등 안내를 설명간호실에서 들었다. 간호사님이 청주에서 하는 무료 음악회도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어제 마침 다녀왔다고 하니 너무 잘하셨다고 요즘 태교에 신경 못 쓰는 엄마들도 많은데 확실히 뱃속에서 음악회 다녀본 아이는 커서 공연장에 가도 잘 적응하고 받아들이는게 다르다고 말씀해주셨다. 괜시리 좋은 엄마가 된 것 같아서 뿌듯한 기분이다.

  기다리는 동안 블로그를 작성하고 검사를 했다. 크기도 10주에 딱 알맞고 심장도 잘 뛰고 건강하다고 한다. 이제 제법 형태도 사람다워졌다. 예약날짜를 받고 나오는데 남편이 바로 전화가 온다. 초음파 검사 동영상이 업로드 되어 확인 후 전화한다고 한다. 건강히 잘 있다 하니 딩턴이 아주 기특하다며 좋아한다.

  오늘 퇴직금이 1시에서 2시 사이에 나온다 했는데 1시가 다 되어가는데 아직 입금이 되지 않아 근처 맘스터치에서 홀로 점심을 먹는다. 맘스터치는 주문한 이후 조리하기 때문에 시간을 좀 더 벌 수 있었다. 주문했는데 매장 안에 손님이 많아 정신이 없었다. 다른 사람들 주문도 꼬이는 것 같고 연신 미안하다고 전화를 하고 계셨다. 오래 기다려도 됐기에 상관 없었는데 종업원분이 음식을 가져다주며 왜 가지러 오지 않냐고 하신다. 진동벨이 안울렸는데 역시나 내 주문도 꼬여서 진동벨이 바뀌었나보다.

  싸이버거와 오렌지쥬스를 시켰다. 감자튀김도 먹고 싶고 콜라도 먹고 싶었지만 햄버거병 발병 이후 남편이 건강 때문에 먹지 못하게 하는 햄버거를 먹은 것으로 만족한다.
 

  햄버거를 다 먹을 때 쯤 다시 텔레뱅킹 조회를 하니 퇴직금이 들어왔다. 예상보다 300만원 정도 더 많은 것 같다. 7년 가까이 고생했는데 퇴직금을 보니 보람이 있다. 자리를 정리하고 은행에 갔다. 대기하는동안 타은행 인터넷뱅킹을 접속했는데 회사에서 450만원이 들어와있다. 4월25일 월급도 받았는데 깜짝 놀라 회사에 연락하니 잔여급여 3일 + 근로소득정산환급분이라고 했다. 나올 돈 나온거니 쓰셔도 된다며 뭔가 꽁돈이 생긴 기분이다. 물론 중도금 내면 사라질 돈이지만 기분이 좋다.

  신한은행 통장이 없기에 퇴직금을 받을 수 있도록 통장도 새로 개설하느라 1시간이 걸린 것 같다. 직원분이 중간중간 말씀도 많이 해주시고 친절하셔서 지루하지 않았다. 신한은행 통장을 신규 발급하면서 후불교통체크카드를 발급받아 집으로 오는 버스는 무사히 탈 수 있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어머님 전화하셔서 잘 다녀왔는지 물어보신다. 다음 예약도 확인하고 담에는 남편한테 연차쓰고 같이 가라고 신신당부를 하셨다고 하신다. 역시 어머님은 언제나 든든한 내 편이시다. 장을 볼까하다 4시간이 넘는 외출에 지쳐 집에 갔다. 오늘 저녁은 뭐해야하나 남편한테 순대국밥 사먹자했는데 대답이 없다. 카운트다운 5 4 3 2 1  땡 탈락 숲속의 작은집에서 소지섭씨가 먹던 매생이 두부국으로 정하고 밥을 했다. 남편 다급하게 콜콜을 외친다. 이미 밥은 했다고 땡 탈락ㅋ 남편이 저녁으로 뭐먹냐하길래 비비고 두부김치찌개먹을거라고 거짓말했다. 남편이 소주를 사오겠지? 매생이국을 보면 얼마나 실망할까? 이건 술안주도 아니고 해장용인데 매생이국만 먹으면 심심할 것 같아 김치볶음밥을 했다.

  남편 역시나 술 사왔네 이거 국 뭐야라고 한다. 아 너무 고소하다. 금요일이라 술 사올지 알았지 9년을 만나고 결혼 2년차 벌써 11년을 만났는데 척하면 척이다.

  매생이국에 김치볶음밥 사실 회사에서 간혹 매생이 미역국이나 떡국이 나온적은 있지만 난 매생이만 넣은 국은 먹어본 적이 없어서 다 됐을 때 무슨 맛인지도 상상도 안됐었다. 그저 집에 어머님이 보내주신 건조 매생이와 무와 두부가 있어서 처음 만들어봤을 뿐이다. 남편이 맛있다며 연속 2그릇째 먹고 있고 첨에는 국보고 술안주가 아니라 서운했는데 맛 보고 서운하지가 않다고 해줘서 뿌듯했다.

  평소 밥을 먹고 양치하는 남편이 양치를 안한다. 한 1시간 빈둥거리며 인터넷 하는데 조짐이 이상하다. 난 배부른데 살짝 떠봤다.

나 : 남편 페리카나 치킨 먹을래?
지난번에 맛있던데 아 근데 배부른데
남편 : 치킨은 너무 많아 밥도 먹었는데 라고 한다.
나 : 그럼 닭꼬치 사러 갈래?
닭꼬치에 맥주 한 잔해
남편 : (눈이 초롱해지며) 닭꼬치 정도면
부담스럽지 않겠네
난 먹기 싫은데 가자고 해서 어쩔수 없이
억지로 가는거야
나 : 웃기시네ㅋ 나도 먹기 싫은데
우리 딩턴이가 먹고 싶다네
남편 :우리 딩턴이 먹고 싶으면 가야지
하면서 신나한다 ㅋ 하는 짓이 귀엽다.

  닭꼬치 사들고 집으로 돌아왔다. 사실 나는 그다지 먹기 싫었기에 남편한테 3조각 정도 양보했다. 닭 꼬치 먹으며 이야기를 하다가 인터넷 강의 보고 오늘도 즐거운 하루를 마무리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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