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연휴를 마치고 피곤해서인지 9시쯤 일어났다. 어머님이 주신 반찬이 한가득이지만 밥은 먹기가 싫어서 남편과 식샤1을 보는데 샌드위치가 왕창 나온다. 먹고 싶다고 말하지도 않았는데 남편이 딩턴이에게 아빠가 이따가 엄마가 좋아하는 샌드위치를 사올꺼야라고 말을 했다. 아 '내가 샌드위치를 보고 먹고 싶어할까봐 미리 갈거라고 말하는구나.' 하고 "샌드위치도 먹고 싶은데 갑자기 이삭토스트 먹고 싶다. 그런데 오늘 문을 열까?" 라고 말하자마자 남편은 바로 매장에 전화를 하고 오픈했다는 소식에 이삭토스트가 있는 롯데마트로 출발했다.

  정확히 주문한 햄스페셜토스트로 잘 사왔고 카누 디카페까지 만들어주었다. 집에 먹을 것이 너무 많아 다른 음식이 먹고 싶어도 망설여졌는데 남편이 토스트를 사다주니 너무 고마웠다. 나중에 알고보니 남편은 식샤를 보고 뚜레쥬르에서 샌드위치를 사준다는 얘기가 아니고 이전에 쓰던 카메라렌즈 판매를 하기 위해 충대에 가는 길에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사다준다는 얘기였는데 이삭토스트도 맛있긴 했지만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놓친 것도 조금은 아쉬웠다.

  원래 1시 30분에 충대에서 카메라렌즈를 팔기로 해서 오랜만에 산책도 할겸 같이 가려고 했는데 구매자가 생각보다 일찍와서 머리를 말리지 못한 나는 집에 있고 남편만 우선 다녀왔다. 중고거래 덕분에 예상치 못한 17만원의 수익이 생겼다. 얼른 카메라와 또 다른 렌즈도 판매가 되었으면 좋겠다. 남편이 주차장에 도착했다는 전화에 나도 내려갔다. 어머님께서 다이소에 가게되면 절구공이만 구입해달라고 하셔서 다이소에 갔는데 나무로 된 것은 없고 플라스틱만 있어서 구입하지 못했다.

  다이소에 갔다가 점심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집에 먹을 것이 쌓여있지만 오늘은 왠지 외식을 하고 싶은 날이다. 늦은 점심을 먹는 것이기 때문에 저녁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간단하게 김가네 김밥을 가기로 했다. 남편은 라면, 나는 비빔국수를 시켰다. 김밥도 하나 시켰는데 평소에는 일반 김밥을 시켰는데 오늘은 신상품인 크래미 와사비김밥을 시켰다. 생각만큼 꿀맛이었다. 마치 롤을 먹는 느낌이었는데 가끔 초밥이 생각날 때 먹어도 좋을 것 같다. 비빔국수는 양념이 부족해서 좀 싱거웠다.
 
  점심을 먹고 맑은하늘콘테스트에 응모할 사진도 찍을겸 문암생태공원에 다녀왔다. 연휴라 그런지 주차장이 꽉찼다. 몸이 무거워서 숨이 찬 것만 빼고는 날씨도 맑아서 걷는데 기분이 좋았다. 바베큐장을 확장했다고 듣긴 했는데 이전 위치가 폐쇄된 줄은 몰랐었다. 집집마다 싸온 고기와 도시락을 먹는 풍경에 나까지 나들이 나온 기분이다. 숨만 덜 찼으면 좀 더 걷고 싶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1킬로만 겨우 걸었다. 걷는 내내 마실 것도 없어서 덥고 더 힘들었다. 매점에서 얼른 포카리스웨트를 하나 사서 수분을 보충해줬다. 매점에 보니 인근 중국집에서 짜장면도 배달되는지 배달된 짜장면이 매점 간이테이블에 셋팅되고 있었다. 한강공원 안 부러운 청주의 멋진 공원인 것 같다. 나중에 우리 딩턴이가 조금 크면 같이 프리즈비도 하고 캐치볼도 하고 도시락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집에 돌아온 후 피곤해서 낮잠을 잤다. 내가 자는 동안 남편은 마트에 가서 소주를 사왔다. 저녁은 어머님이 해주신 등갈비찜을 데워 먹었는데 아마도 남편에게는 소주를 안 마시기 힘든 메뉴가 아니였을까 싶다. 또 아버님이 직접 채취해서 주신 송이버섯도 안주삼아 먹었다. 귀한 송이를 이 맘때면 늘 맛볼 수 있다. 우리 딩턴이도 내년 이유식 할 때 쯤에는 송이버섯을 넣고 이유식을 만들어 튼튼한 아이로 키워야지

  밥을 먹고 정리를 한 후 시댁에서 가져온 마늘과 파를 다듬었다. 파는 얼마되지 않아서 금방 끝냈고 파뿌리 하나를 잘라 화분에 심었다. 베란다가 없어 잘 자랄지 모르겠다. 마늘은 물에 불려 까기 시작했는데 남편이 1개 깔 동안 4개를 깠더니 남편이 속도에 놀랐다. 그래도 남편이 마늘까기에 금새 익숙해진 덕분에 빨리 깔 수 있었다.

  다듬어둔 대파의 반은 수동 기계에 넣고 파절이를 만들었는데 남편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흐른다. 마늘도 곰돌이 다지기에 넣고 남편이 다져주어 조금 편했다. 나는 잘 안되는데 남편이 힘이 좋아 그런지 몇 번 안쳤는데도 금방 다져졌다. 앞으로 마늘 다지기는 남편이 담당해주기로 했다. 마늘을 비닐팩에 넣고 평평하게 편 후 칼집을 내 냉동실에 넣어두었다. 둘다 마늘과 대파의 테러로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얼굴이 시뻘개졌다. 그래도 이렇게 다져두면 한동안은 요리할 때 든든하다.

  술을 마신 남편은 씻고 일찍 잠들었고 나는 낮잠을 자기도 해서 인터넷 강의도 보고 아기옷 만들기를 동영상으로 구경하기도 하고 원단도 아이쇼핑을 하며 시간을 좀 보내다 잠들었다. 바디슈트를 빨리 만들어줘야할텐데 앞으로 출산이 9주 남았는데 많이 준비를 못한 것 같아 딩턴이에게 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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