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아침 남편은 푸르미로 운동을 갔다. 남편이 운동을 가는 소리에 깨버렸는데 일어나지는 않고 계속 침대에 누워있었다. 남편이 운동을 가면서 밥을 해둬서 별도로 내가 할 일은 없었다. 남편이 운동에서 돌아왔고 어머님이 주신 반찬을 챙겨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추석에 여행까지 계속 과식을 한 상태라 집에 있을 때는 가급적이면 외식을 줄일 생각이다. 밥을 먹고 피곤해서 점심까지 쭉 잠을 잤다. 예전 같으면 주말에 잠만 잔다고 구박했을 남편도 최근 몸도 무거워지고 피곤해하는 날 위해 아무런 잔소리도 하지 않았다.

  일어나서 남편과 산책 겸 롯데슈퍼에 장을 보러갔다. 가는 길에 늘 순산체조를 갔다 버스에서 내리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있는 붕어빵 가게에 들렀다. 어묵 4개와 붕어빵 3개를 남편과 나눠먹었다. 주인아주머니께서 임신은 축복이라며 예전에는 몰랐는데 임산부가 그렇게 예뻐보인다고 하셨다. 후드점퍼로 가렸음에도 임산부인지 한 눈에 알아보신것을 보고 내가 만삭이구나 실감이 났다.

  간식을 먹고 마트에 들러 바나나와 소주를 사왔다. 참이슬 대나무라고 신상품인듯 했는데 소주사랑 남편이 그냥 넘어갈리가 없다. 집으로 돌아와서 남편과 있는 반찬에 점심을 먹고 남편은 송이버섯을 안주삼아 신상 소주와 함께 마셨다. 일반 소주와는 약간 다른 향이 난다고 한다. 미각이 둔한 편인 남편이 차이를 알 정도면 다르긴 다른가보다.

  점심을 먹고 식객 만화책을 3권 더 읽었다. 엄청난 자료조사 끝에 만들어졌다는 식객은 잊혀져가는 우리 음식과 문화를 소개한다는 점에서 흥미로웠고 획일화된 음식에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사실 나도 지역특색이 있는 음식을 싫어하는 편인데 나의 이런 성향도 음식의 지역색을 파괴하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싶다. 식객을 읽으며 남편에게 나중에 은퇴를 하면 여기 나오는 맛집을 스탬프투어하듯  찾아다니며 전국 팔도 놀러다니자고 했는데 아직 20년도 더 남아서 식당들이 남아있을지 모르겠다.

  집에만 있으니 답답해 산책을 나갔다가 베리하우스에서 쌀카스테라를 사왔다. 쌀이라 유통기한이 짧으니 화요일까지는 다 먹어야된다고 말씀해주셨다. 후훗 오늘 다 먹어버려야겠다라는 마음으로 밖으로 나왔다.

  외식은 자제하려고 했지만 집 쪽으로 가다가 꼬마김밥집에 이끌려 들어가 김밥, 라면, 떡볶이, 쫄면을 시켰다. 아직 4시 30분 밖에 되지 않은 이른 저녁이었다. 쫄면은 새로운 메뉴였는데 생각보다 별로였고 나머지 메뉴는 괜찮았다. 특히 라면이 맛있었는데 국물을 계속 퍼 먹다가 남편에게 건강에 안 좋으니 그만 먹으라며 구박을 받았다. 역시 분식집에서 끓여주는 라면이 진짜 맛있는 것 같다.

  배가 터지게 먹는 바람에 자신하던 카스테라는 먹지 못했고 마지막 외식을 끝으로 9월 식비 정산이 끝났다. 예산 50만원 대비 99만4천원을 사용했다. 그래도 8월 134만원보다 35만원을 줄였으니 선방했다며 위로했다. 아무래도 거제도 여행이 있다보니 많이 오버되었다. 10월에는 좀 더 아껴쓰기로 해본다. 전반적으로 명절이라 양가 용돈에 각종 선물비, 그리고  카메라와 자동차 타이어 등 9월은 지출이 무지 많은 달이었다. 이제 곧 딩턴이도 태어날테니 좀 더 알뜰한 주부가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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