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계속 바빴던 남편이 못 일어나서 아침 먹을 시간이 별로 없다. 갈아놓은 콩물 한 잔씩 마시고 사과를 반씩 나눠 먹었다. 콩에 단백질도 많아 건강에도 좋고 식이섬유도 풍부해 속도 편안하다. 또 GI 지수가 낮은지 밥을 먹지 않았는데도 배가 든든하다. 흰 강낭콩에는 탄수화물을 분해하는 성분이 있어 다이어트식품으로 각광을 받는다는데 일반 강낭콩에도 비슷한 성분이 있는지 전날 실컷 국수와 라면을 먹었는데도 살이 0.7킬로 정도 빠졌다. 두유처럼 아침마다 챙겨먹는 것도 애기랑 내 건강을 위해 좋을 것 같다.

  남편이 회사에 가고 역시 오늘도 11시까지 잤다. 자고 일어나서 오랜만에 회사 동생이랑 수다를 떨었다. 카톡으로 많은 대화를 나눴는데 확실히 같은 유부녀라 그런지 공감가는 얘기들이 많다. 회사 다니며 퇴근 후 매일 육아출근까지 하고 있는 동생은 출퇴근 거리도 있어 힘들텐데도 출퇴근 할 때는 늘 일어공부를 한다고 한다. 열심히 사는 모습이 보기 좋다. 가끔은 지치지 않게 해야하는 것 말고 하고 싶은 것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동생이랑 얘기하면서 재밌게 본 고백부부 얘기도 했다. 부부간 서로 좋아해도 대화가 단절되면 오해가 많아져 소통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했는데 남편이랑 나는 지금도 대화를 많이 하는 편이지만 앞으로 살아가는 데도 어떤 상황 속에서도 서로 오해가 없도록 대화를 많이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오늘 로즈데이라 인터넷에 떠도는 글도 공유했다.
와이프: 오늘 무슨 날이게?
남편 : 몰라
와이프 : 검색이라도 해봐 성의없게
남편 : 경동대학교의 개교기념일
 
  서로 빵 터졌다. 동생은 남편이 센스가 없어서 기대가 없다고 한다. 나도 네이버 실검 1위지만 남편은 모르거라 말했다. 역시나 장미는 없었다. 기대가 없었기에 실망도 없다.

  오늘은 지난번 만물상에서 본 수육부추무침을 레시피를 참고하여 수육을 만들어 보았다. 특이하게 토마토를 넣고 삶는데 토마토가 연육작용이 있어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지용성이라 고기 기름에 잘 녹아 토마토의 영양이 고기에 잘 어우러진다고 한다. 마침 토마토도 2개 남아있어 딱이라고 생각했다. 고기는 기름 없는 앞다리로 사려고 했는데 보쌈고기용은 뒷다리 밖에 없어 뒷다리로 구매했다. 나는 혹시 잡내가 날까 기존 레시피에 월계수 잎도 추가했다. 토마토가 들어가서 색깔이 예쁘다.

  수육과 잘 어울리는 배추 겉절이도 절여서 담궜다. 물기 짜는게 힘들어 야채탈수기를 사용했는데 너무 자리를 많이 차지해서 진짜 꺼내기 싫은 주방용품 중 하나이다. 다행히 엄마 손맛은 못따라가지만 적당히 맛은 합격이라 고생한 보람이 있었다. 부추무침도 하려고 했는데 배추겉절이하느라 진이빠져 포기했다.

  남편이 퇴근하고 출근했다고 연락이 와서 재료를 준비한 냄비에 고기를 올린다. 수육보고 견딜수가 없는지 평소보다 10분 빨리 출발했다. 이 레시피는 특이하게 물은 2컵만 넣고 끓이는데 야채 고유에 수분이 올라와서 나중에는 넘칠 것 같았다. 고기 맛은 정말 기가막혔다. 기름기도 하나없이 담백하고 사먹는 보쌈의 느끼함도 없었다. 잡내도 하나도 없고 정말 강추하는 레시피이다. 집에 있는 재료 빼고 재료비가 거의 13천원 들었는데 진짜 아깝지가 않았다. 다만 단점은 중간에 토마토가 부숴져서 고기에 토마토의 흔적이 남는 것인데 토마토가 빨개서 흡사 된장에 찍은 수육 같아 먹다 남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외관적 단점이 있다.

  남편이 먹은 요리 베스트 순위가 또 바뀌였다. 이번 요리가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내가 해준 음식이 최고라며 맛있게 먹어주는 남편이 있어 행복하다. 나중에 시댁식구들이랑 김장을 할 때 한번 선보여야겠다.

  밥을 먹는 도중 내내 남편 전화가 계속 울린다. 모처럼 만찬인데 속상하다. 남편은 밥을 먹고 어제 잠이 부족해서 일찍자고 나도 인터넷 강의를 보고 잠들었다. 자다가 새벽 3시30에 일어났다. 임신을 하니 새벽에 한 번은 깨서 화장실에 가게 된다. 내가 깨서 남편도 같이 깨버렸다. 한 1시간정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남편은 다시 잠들었다. 좋은 부모가 되자, 앞으로도 잘 살자, 서로 숨기는 것 없이 소통을 잘하자, 우리 참 행복한 것 같다 등등 앞으로도 우리는 행복하고 잘 살아갈 것 같다는 믿음과 자신감이 생겨나는 대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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