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늦게까지 라인레인저스를 하느라 늦게 잤지만 생각보다 일찍 일어났다. 남편은 새벽부터 운동을 다녀와서 어제 남은 꽃게탕과 밥을 차려주었다. 오늘은 조조시간에 맞춰 영화를 보기로 했기에 꾸물거릴시간이 없었다.

  Kt vip 쿠폰으로 롯데시네마에서 서치 9시 영화를 예매한 후 씻고 출발을 했다. 서치가 재밌다고 해서 남편에게 이전부터 보고 싶다고 했지만 아무래도 딸의 실종과 관련된 영화이다보니 남편이 지인들께 공포영화인지 놀래키는 장면이 있는지 임산부가 보기 적절하지를 확인하고서야 관람 승인이 떨어졌다. 영화는 12세 관람가로 임산부도 보기에  무리가 없었다. 이른 시간이고 개봉한지 꽤 되서인지 사람이 10명도 안되는 것 같았다. 영화는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신선했고 오프라인과는 다른 온라인에서의 과시적 성향을 가진 현대 미디어사회를 약간 비판하는 것도 포함되어있었다. 아무래도 sns를 통한 추적방식이 현실처럼 리얼해서 좀 더 몰입해서 볼 수 있었다. 실제로 나도 남편이 술 먹고 연락이 안될 때는 남편의 태블릿 구글계정으로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곤하는데 그래서인지 공감도 많이 되었다. 물론 누군가가 내 sns나 e메일 등 사생활을 본다고 생각하면 별 내용이 없음에도 끔찍하긴하다.

  영화를 보고 나와서 이전에 영수증 설문조사로 받았던 크리스피도넛 오리지널 글레이즈드 1개 무료 쿠폰이 있어 크리스피도넛에 가서 도너츠를 한 개씩 먹고 주차장으로 갔다.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좋은 부모되기 십계명이 있어서 찍어왔다. 딩턴이를 키우면서 감정컨트롤이 잘 안될 때 가끔씩 읽어야겠다.

  주차장에서 나와 어제 예약해둔 피자를 찾기 위해 도미노 피자로 갔다. 신제품으로 나온 글램핑 바베큐 슈퍼시드피자로 주문했는데 제일 빠른 시간이 11시 45분이어서 45분으로 예약했다. 20분부터 기다리니 좀 더 빨리 완료를 해주셔서 오래 기다리지는 않았다.

  남편 친구 와이프가 있는 조리원으로 향했다. 신제품 피자는 느끼하지도 않고 너무 맛있었다. 핫소스 없이는 피자를 못 먹는 남편도 맛있다며 폭풍흡입을 했다. 산모는 다행히 회복이 빨라 건강해보였다. 가져온 피자를 먹으며 출산후기를 듣는데 이상하게 겁이 나지 않았다. 어차피 피할 수가 없고 딩턴이를 만나려면 반드시 찾아오는 시간이니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자고 계속 마인드컨트롤을 해와서 그랬던 것 같다. 준비된 모니터로 애기 얼굴도 보고 왔는데 사진과는 또 다른 모습이다. 태어난지 10일이 되었다고 그새 얼굴이 바뀌었나보다. 아직 이름을 짓지 못했다고 하는데 얼굴을 보니 더 짓지 못하겠다고 하셨다. 우리 딩턴이도 그럴까? 예쁘고 좋은 이름으로 지어주고 싶은데 아기 얼굴을 보고오니 빨리 만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피곤하실 것 같아서 빨리 먹고 서둘러 나왔다. 그래도 조리원에서만 있어서 갑갑한데 우리의 방문이 바람도 쐬고 피자도 먹고 좋은 시간이 되었다고 해서 다행이었다. 조리원에서 나와 집에 들러 도서관에 가서 책을 반납하고 추가로 더 빌려왔다. 피자를 먹은게 좀 부족해서 도서관 앞 분식집에서 꼬마김밥과 떡볶이, 떡꼬치를 사먹었다. 떡꼬치는 특이하게 가래떡을 통으로 튀겼는데 안은 쫀득거려서 진짜 맛있었다. 떡볶이도 달지 않고 김밥도 간이 맞아 가끔 도서관 갈 때 간식 먹으러 가기에 좋을 것 같다.

  떡볶이를 먹고 도서관 앞 농협마트에서 장을 봤다. 휴지와 수제비를 사러간 것인데 우동과 까르보나라, 방울토마토, 그리고 빵까지 어마무시하게 골라왔다. 빵은 원래 찹쌀도너츠, 꽈배기 같은 튀기고 설탕 묻은 빵을 정말 안좋아하는데 제일 먼저 2개씩 골랐다. 역시 딩턴이는 지난번 핫도그도 그렇고 남편 입맛을 닮은 것 같다. 추가로 샌드위치에 누네띠네, 사과파이까지 고르고 9,900원짜리 초코케익도 정말정말 먹고 싶었지만 초코케익은 양도 많고 카페인을 생각해서 진짜 자제를 했다.

  집에 가는 길에도 소머리국밥을 파는 기사식당을 발견해서 먹고 싶다고 하니 남편이 12년 동안 소머리국밥 먹고 싶다는 소리는 처음 듣는다고 진짜 놀라워했다. 이러다 딩턴이 7살쯤에는 엄마 청양고추 팍팍 넣고 된장찌개 끓여주세요라며 남편 입맛을 따라가는거 아닌지 모르겠다.

  집에 오자마자 손발을 씻고 카누 디카페인으로 커피를 만들어 찹쌀도넛과 꽈배기를 먹었다. 시간별로 보자면 11시에 크리스피도넛을 먹고 12시에 피자를 먹고 2시에 떡볶이, 떡꼬치, 꼬마김밥을 먹고 3시에 꽈배기에 찹쌀도넛을 먹고 있는 것이다. 식욕 폭발에 자제가 안 되서 너무 걱정이 된다. 그것도 몸에 안 좋은 음식들만 줄창 먹고 있다.

  간식을 먹고 피곤해져서 2시간 정도 낮잠을 잤다. 일찍 일어난 남편은 아까 사온 수제비를 꽃게탕 국물에 넣어 저녁을 차려주었다. 진짜 맛있는 한끼 식사였다. 저녁에는 라인레인저스 미션달성을 위해 탭 3대와 핸드폰을 동원했다. 동시다발로 게임을 하고 있는 나를 보니 남편이 어이가 없는 듯 했다. 너무 먹기만 하는 것 같아 산책을 나갔는데 비가와서 바로 들어왔다. 들어와서 또 아까 사온 누네띠네를 먹었다. 마음 같아서는 사과파이까지 추가로 먹고 마트에서 사온 우동도 끓여먹고 싶지만 자제했다. 정말 인간 승리이다. 내일은 비가 그쳐서 조금이라도 걷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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