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남편이 11시에 들어오는 바람에 조금 늦게 잤더니 5시 45분에 일어났다. 밥 해 둔것이 없어서 일찍 일어나 밥을 했어야하는데 늦지는 않았지만 그다지 여유있는 아침은 아니었다. 일어나자마자 밥을 하고 김치콩나물국을 끓였다. 원래 된장국을 끓이려 어제 재료를 모두 사왔는데 해장이 필요한 남편은 김치콩나물국을 끓여달라고 했다. 밥을 할 동안 남편은 더 자라고 하고 계란후라이까지 만든 후에 남편을 깨웠다. 조촐한 밥상이지만 따끈한 국물에 밥 한그릇 뚝딱하고 가는 남편이 오늘 속쓰림으로 고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했는데 남편이 전화가 왔다. 평소 도착하면 문자를 보내지 전화를 하지 않는데 처음 전화는 아무 말이 없길래 아 잘못 걸렸구나 하고 끊었는데 곧 바로 다시 전화가 왔다. "이제 도착했고 어제 나 때문에 못잤지? 피곤할테니 좀 더자." 어제는 술에 취하지도 너무 늦게 오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잘못한 것도 없는데 평소와 다른 행동에 조금은 의외였다. 안 그래도 졸려서 좀 더 자려고 했는데 남편의 전화를 받으니 좀 더 마음 편하게 잠을 잤다.

  일어나보니 벌써 11시 30분이다. 어머님이 전화하셨는데 아침에 남편에게 전화해서 늦게 들어왔다고 혼을 냈다고 하셨다. 그리고 늦게 들어와서 잠도 못자고 미안하다고 하라고 시키셨다고 ㅋ 어쩐지 평소와 다른 아침 전화의 전말이 밝혀졌다.

  오늘은 재봉틀을 좀 돌려볼까하고 인터넷으로 에코백 과정샷들과 동영상을 찾아봤는데 강사님이 가르쳐준것과 같은 과정의 영상은 없었고 만들 끈도 전사지도 없어서 우선 오늘 재봉틀은 접기로 했다. 화요일에 강의 받으러 갈 때 재료를 사서 작업에 들어가야겠다.

  점심으로 곡물식빵에 친정에서 가져온 쨈을 발라 커피와 함께 토스트를 먹었다. 과일까지 잘라 먹으니 든든한 한끼이다. 집에 쨈이 많기도 하고 토스트 워낙 좋아해서 점심은 매번 밥 대신 토스트를 먹어도 좋을 것 같다. 아직 식빵이 좀 더 남아서 다 먹으면 다신샵 통밀빵과 간식거리 좀 구입해야겠다.

  점심을 먹고 TV를 보다가 책 읽은 것들에 대해 블로그 정리를 했다. 블로그를 정리한 후 투룸 수납인테리어 책을 읽었다. 추석 전에는 날 잡고 주방 수납공간을 꼭 정리할 계획이다. 냉장고도 트레이로 공간을 정해 구획을 나눠 수납하는 아이디어를 채택해야겠다. 창신리빙의 저안트레이를 몇개 구입했었는데 냉장고가 좁아 들어가지 않았는데 저자처럼 그냥 쟁반으로 구획만 나눠주는 것도 수납에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30분 정도 일찍 퇴근했는데 감자탕이 먹고 싶어서 집앞 안동국밥에 가서 뼈다귀 전골을 먹었다. 전골류를 시키면 라면 또는 볶음밥과 공기밥 2그릇이 공짜이기 때문에 가성비도 좋은 것 같다. 라면 사리와 밥도 한 공기 가득 먹었다. 나는 특히 이곳의 배추김치가 참 맛있다. 방금한 듯한 겉절이만 있으면 밥 한그릇 뚝딱이다. 장국밥도 맛있고 파불고기도 맛있다. 8월 최종 식비가 135만원이나 나왔기 때문에 9월 예산은 50만원으로 정했고 내일부터 식비절약을 위해 외식을 자제해야하는데 조금 안타깝다. 벌써부터 다음주 외식은 등갈비찜이 맛있어보이는 산남동 식당으로 원정을 갈 계획인데 이러다 금방 9월 외식 스케줄이 가득 찰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와서 씻고 여자배구경기 3세트 경기부터 보기 시작했다. 아시안게임은 별로 관심있게 지켜보지 않았었는데 배구는 좀 흥미로웠다. 선수들 너무 잘해줬는데 4세트에서 역전패 당해서 아쉽다. 배구를 보고 식샤 3 13화를 보고 남편은 피곤하다고 일찍 자고 나는 가슴통증이 심해서 잠이 오지 않아 프로듀스 48 최종 순위 선발 생방송을 봤다. 티비를 켜니 7위의 발표가 진행되고 있었다. 프로듀스 48은 거의 본 적이 없기에 멤버들의 스토리는 잘 모르지만 나까지 긴장되는 기분이다. 특히 12위 발표를 앞두고 광고는 정말 당사자들의 피를 말릴 것 같았다. 100일 동안 꿈을 위해 고생한 연습생들의 눈물을 보니 나까지 찡해졌다.

 TV를 다봤는데도 잠이 오지 않아 아까 읽던 투룸 수납인테리어를 모조리 읽고 서평까지 썼다. 내일은 도서관에 가서 또 다른 책들을 빌려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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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사는게 뭐라고

지은이: 사노 요코

출판사: 마음산책

읽은날짜 : 18.04.19~27

페이지: 255 Pages

 

  그리 길지 않은 책인데 읽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 책을 읽게 된 계기는 남편과 같이 숲속의 작은집 1화를 보고 남편이 소지섭씨가 읽던 '죽는게 뭐라고'라는 책을 빌리러 같이 도서관에 가기를 제안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책은 내가 빌린게 아니다. 남편이 죽는게 뭐라고/사는게 뭐라고 시리즈를 빌리고는 죽는게 뭐라고 먼저 읽고 있길래 우연히 읽게 된 책이다.

 

  숲속의 작은집이 인기가 있는지 '죽는게 뭐라고'는 바로 예약이 되서 기한이 만료되자마자 남편은 다 읽지 못하고 반납하였다. 다행히 '사는게 뭐라고'는 예약이 안 되서 연장을 하고 와서 다 읽었다.

 

  가끔 살아가다보면 내가 살아간다는 생각보다는 살아진다는 생각을 할 때가 많이 있다. 하염없이 하염없이 의미 없는 시간들을 보내다가 문득 뒤를 보면 아 내가 벌써 30대구나 결혼을 했구나 조금 있으면 애기 엄마가 되는구나 난 아직도 중고등학생 같은데 비단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책들에서도 보면 나이 많은 저자들도 본인이 부족하고 철이 없고 소년, 소녀인 것 같다고 묘사를 할 때가 많이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저자도 그저 살아 있는 시간을 평범한 일기 형식으로 일상을 기록하고 있다. 읽는 시간이 오래 걸렸던 이유는 일본 한자나 고유명사가 많고 비교적 산만하게 나열된 문장들 때문이었다. 저자의 어머니는 치매 환자로 저자 역시 약간의 치매 초기 증상이 나타나고 있었던 것 같다. 사물이나 사람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해 목수 역의 OO이 마음에 든다. 나는 OOOO만큼이나 화사하다. 등의 문장이 나올 때는 정말 이해를 하지 못했다. 그러나 그마저도 늙은이의 보고서 정도로 참고해달라는 문구를 보고 아 늙음이란 이런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때 가끔 수학문제를 풀다가 엄마, 아빠한테 갑자기 물어보면 공식을 까먹었다고 한적이 있었다. 그 때는 이해가 안되었는데 지금 나도 근의 공식이라던가 인수분해라던가 하는 수학 공식들이 잘 생각이 나지 않는다. 또 인터넷 뱅킹이나 E-mail 비밀번호를 아빠가 자주 까먹어 핀잔을 준 적이 많았는데 나 역시도 잘 들어가지 않는 사이트들의 비밀번호가 기억이 나지 않아 비밀번호 찾기를 할 때가 많다. 사람들은 자신이 경험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이해하지 못하고 비난을 한다. 겪어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맘충.. 전업주부.. 워킹맘 욕하는 사람들은 아마 아이가 없어서 진정으로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 일 것이다. 노인들도 엄마들도 찬란했던 젊은 시절이 있었다. 그때는 이해가 안갔던 것들이 나중에는 이해가 가겠지 나도 엄마 아빠가 이해가기 시작하는 걸 보면 나이가 먹긴 먹었구나 싶다.

 

  아직은 공감하기 힘든 부분들이 많이 있었지만 저자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가면 나도 알 수 있을것 같다. 그저 평범한 일상의 합이 삶이라는 것을 너무 의미있게만 특별하게만 살려고 하지 말자. 지금 있는 내 삶을 그저 즐기고 행복감을 느끼며 하루하루 살아가자. 하루하루 살아가는 삶을 기록하는 지금의 내 블로그 일기도 그때쯤까지 쓰고 있다면 나에게는 특별한 기록이 되겠지? 하는 생각을 해본다.

 

[공감가는 문구]

"나는 깨달았다. 사람을 사귀는 것보다 자기 자신과 사이좋게 지내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을"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꽃 한송이의 생명조차 이해할 수 없다. 다만 아는 것이라고는 나 자신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죽는다는 사실이다."

 

"나는 돈을 받으니까 일할 때는 회사 소유야. 나라는 사람은 없어. 그렇잖아, 대가를 받는걸. 노동을 파는 거야"

 

"뻔히 질 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한다 포기해서는 안 된다. 도망치는 인생은 비겁하다. (중략) 프로는 먼 곳을 바라본다. 패 건너편의 희망을. 인생은 도중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눈 앞의 욕망에 달려들어서는 안 된다. 먼 곳의 아름다운 경치를 바라보며 현재를 성실히 살아가야 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몇 년이나 남았나요?" "호스피스에 들어가면 2년 정도일까요?" "죽을 때까지 돈이 얼마나 드나요? " 1천만 엔" "알겠어요. 항암제는 주시지 말고요. 목숨을 늘리지도 말아주세요. 되도록 일상생활을 할 수 있게 해주세요."

 

"내게는 지금 그 어떤 의무도 없다. 아들은 다 컸고 엄마도 2년전에 죽었다. 꼭 하고 싶은 일이 있어서 죽지 못할 정도로 일을 좋아하지도 않는다.  남은 날이 2년이라는 말을 듣자 십 수년 동안 나를 괴롭힌 우울증이 거의 사라졌다. 인간은 신기하다. 인생이 갑자기 알차게 변했다. 매일이 즐거워서 견딜 수 없다. 죽는 다는 사실을 아는 건 자유의 획득이나 다름 없다."

 

"나 자신이 죽는 건 아무렇지도 않지만, 내가 좋아하는 가까운 친구는 절대 죽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죽음은 내가 아닌 다른 이들에게 찾아올 때 의미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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