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이다. 원래 같으면 아산을 향해 출발하고 있었겠지만 일정이 취소되어서 침대에 누워 꼼지락거리고 있다. 남편은 계속 배가 고프다고 아침을 달라고 성화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빵을 굽고 양파를 볶고 방울토마토를 썰고 계란후라이와 칼슘치즈 닭가슴살을 올려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집에 있는 상추를 얹으니 초록색과 빨간 토마토가 어우려져 비쥬얼 상승이다. 요거트와 두유, 과일 등을 챙겨 먹으니 700칼로리, 원래 운동 전 간단히 먹으려고 준비한 아침인데 밥 보다 더 든든한 식사가 되었다.

  밥을 챙겨먹고 산책을 할 겸 대청댐에 갔다. 9시쯤 출발했는데도 더운 날씨이다. 금강 로하스 에코파크에 차를 세우고 데크길을 따라 걸었다. 에코파크에는 오리배와 카누도 탈 수 있는 것 같았는데 이른 시간이라 손님이 없었다. 해피로드길은 자전거 도로도 잘 되있어서 싸이클을 타러 오는 사람들도 제법 많았다. 이 더운 날씨에 싸이클이라니 정말 대단한 것 같다. 그래도 걷는 데크길은 비교적 나무들이 쭉 심어져있어 그늘이었는데도 진짜 더운날씨였다. 이래서는 아산에 못 간 보람이 없는 것 같다. 1킬로 걷고 1킬로 돌아가는 코스로 2킬로를 걷고 주차장으로 돌아갔는데 평소보다 칼로리 소비도 많았다. 가을에 좀 선선할 때 걸으면 물도 있고 확실히 걷기 좋은 예쁜 길일 것 같다.

  주차장에서 차를 끌고 대청댐으로 올라갔다. 대청댐에서 내리니 달콤한 솜사탕 냄새가 흩날리고 있었다. 대청댐에 올라가려면 어마무시한 계단을 올라가야하는데 자신이 없어 옆에 데크길로 우회했다. 데크길로 올라가는 중간중간에도 호흡이 딸려 중간중간 쉬면서 걸어올라갔다.

  다 올라가니 넓은 광장이 펼쳐졌다. 오픈된 걸 본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공도교도 오픈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더워서 바로 내려가기로 했다. 일부러 오전에 나온건데도 이렇게 더운데 오후가 되면 정말 죽음일 것 같다.

  요새 계속 돈까스가 먹고 싶었는데 회사동생이 추천해준 강가에서에 가서 식사를 했다. 우리는 오픈 시간인 11시쯤 도착했는데 아직 준비 전이라 20분 정도 더 기다려야했다. 메뉴를 스캔하다 남편은 돈까스 정식, 나는 비빔밥을 시켰는데 돈까스 정식에는 함박스테이크, 크런치 새우, 생선까스, 수제돈까스가 모듬으로 포함되어있었다.  비빔밥도 고추장이 맛있고 야채들이 많아 내 입에 잘 맞았다. 원래 돈까스를 좋아하지 않는데도 여기 돈까스는 진짜 소스도 맛있고 만족스러웠다. 주변에 애기 의자들도 많은게 나중에 딩턴이를 낳으면 같이 데려와도 될 것 같다. 강가에서 돈까스는 어렸을 적에 집 근처에 있던 마이홈 돈까스가 생각나는 달달한 맛이었다. 5-6살 때 쯤 엄마가 가끔씩 마이홈 레스토랑에 데려가주곤 했는데 레몬으로 뿌려먹는 돈까스며 그 당시 시중에서 파는 쥬스와 다른 오렌지쥬스가 꿀맛이었던 식당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아마도 생과일을 착즙한게 아닌가 싶은 쥬스였다) 엄마와의 추억이 떠오르는 시간이었다. 후식은 2층에서 먹었는데 강가를 바라보는 뷰가 좋았다. 회사동생 말로는 비가 그치고 오면 물 안개가 껴서 더 예쁜 뷰를 볼 수 있을 거라고 했다.

  식사를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책을 빌리고 남편은 헬스장에 가고 나는 씻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나니 피곤하기도 하고 노곤노곤 잠이와 낮잠을 잤다. 거의 2시간 넘게 잠이 든 것 같았다.

  저녁은 마지막 남은 돼지고기고추볶음을 상추쌈을 해서 함께 먹었다. 어머님이 가져다 주신 상추도 이제 다 먹었는데 시중에 파는 상추보다 부드러워 맛있게 먹었다. 저녁을 먹었는데도 자꾸 입이 심심해서 눈이라도 즐겁게 남편과 아메리칸쉐프 영화를 봤다. 예전에도 본 영화였는데 음식이 많이 나와 눈은 즐거운데 더 먹고 싶은 맘만 커지는 것 같아 꺼버렸다. 요즘은 탄수화물 섭취가 많아져서 살이 찌고 있다. 더운 날씨로 인해 활동에 제약이 따르는데 진짜 식단 조절이 잘 안되서 걱정이다. 주말까지만 먹자는 마음으로 이번주는 편하게 먹자.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84일차] 2018.07.16  (0) 2018.07.17
[83일차] 2018.07.15  (0) 2018.07.16
[81일차] 2018.07.13  (0) 2018.07.14
[80일차] 2018.07.12  (0) 2018.07.12
[79일차] 2018.07.11  (0) 2018.07.11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