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프린스호텔 조식 제공 시간은 아침 7시부터 9시까지까지라 어제 남편에게 7시에 바로 조식 먹자며 지난번 서울에 갔을 때처럼 늦게 일어나지 말라고 했었는데 오늘은 내가 30분 늦게 일어났다.

  7시 30분에 조식을 먹으러 내려가 창가 쪽 자리를 맡았다. 카메라를 테이블에 두고 갔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우리 자리에 앉아 있었다. 설상가상으로 조식이 맛없다는 평가를 보긴 봤지만 밥과 국도 식었고 종류도 많지 않아 진짜 차라리 호텔 앞에 있는 24시간 해장국집에 가서 아침을 먹는게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식 패키지로 예약을 해 약간의 할인금액으로 구입을 해서 다행이지 정가인 인당 16,000원으로 조식권을 구입했으면 정말 돈이 아까울뻔 했다. 맛이 없긴 했지만 빵이며 아침은 나름 푸짐하게 먹었는데 진짜 서울에서 묵었던 카푸치노 호텔의 조식이 그리워지는 순간이었다. 프린스호텔은 오래되었지만 깔끔하고 1호선과 3호선이 다니는 명덕역에 위치해있어 위치도 굿인데다가 조식패키지나 서문시장에서 쓸 수 있는 2만원 어치 온누리상품권을 주는 등의 데이트패키지 등 다양한 패키지 상품으로 가성비가 좋은편인데 조식이 너무 아쉽다. 다음에 대구에 오면 숙박은 재구매 의사가 있지만 조식은 절대 신청하지 않을 듯 싶다.

  아침을 먹고 방으로 올라가 10분 정도 누웠다가 씻었다. 씻고 옷을 갈아입는데 또 숨이 차기 시작해서 다시 누워서 쉬면서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덕분에 원래 서문시장에 가려고 했던 일정이 약간 지연되었다. 호텔 이벤트로 설문조사를 하면 2시간 체크아웃 연장을 해준다고 했는데 내 상태가 안 좋아 꾸물거리는 바람에 10시가 넘어서 2시간 뒤에 체크아웃을 해봤자 동선만 꼬일 것 같아 바로 체크아웃을 하고 설문조사지를 로비에 내고 체크아웃 연장 대신 아메리카노 50프로 할인권을 받아 아메리카노를 사먹었다. 아침 조식 때 드립커피는 남편이 탄 맛만 난다고 했었는데 다행히 아메리카노는 맛있었다.

  체크아웃을 하고 바로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2지구에 주차를 하는게 좋다는 블로그 글을 보긴 봤었는데 네비게이션대로 가다보니 대구시 시설관리공단에서 운영하는 서문시장 주차장에 주차를 할 수 있었다. 30분당 1천원에 추가비용은 10분당 500원이었는데 자리가 없어 계속 올라가 6층에 겨우 주차할 수 있었고 10분은 주차자리 찾는데 허비한 것 같다.

  주차를 마치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렸다. 사람이 많았는데 '가급적 시간도 절약되고 건강에도 도움되는 계단을 이용하시고 임산부나 노약자에게 양보해주세요.' 라는 문구가 있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계단을 이용했고 나는 당당히 엘리베이터를 탈 수 있었다. 만삭이니 몸은 힘든데 이래저래 배려를 많이 받는 것 같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려와 원단을 파는 상점이 모여있는 2단지로 이동을 했다. 들어가기 전 씨앗호떡 1개를 사 남편과 나눠 먹었다. 어제 밤에 온 서문시장과 낮에 온 서문시장은 사뭇 분위기가 다른 것 같다. 좀 더 생동감이 넘치는 느낌이다. 음식물을 들고 상가에 들어갈 수 없어서 길가에서 호떡을 다 먹고는 2단지로 들어갔다. 바로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해 원단이 모여있는 3~4층으로 갔다. 오늘의 목표는 딩턴이 목욕가운을 만들 타올지와 내복을 만들 오가닉천, 그리고 수면조끼를 만들 누빔지와 단추 등 부자재를 구입하는 것이다.

  일단 딩턴이 수건용 6종거즈를 추천받았는데 부드럽고 도톰하니 좋다. 또 크기도 맞게 잘라져있어 테두리만 마감처리하면 되고 가격도 1만원으로 저렴했다. 백화점에서는 완제품을 4만원에 파는 제품이라고 하니 이익을 본 것 같다. 디자인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고 샤워가운을 만들긴 어렵겠지만 한 마도 넘는 크기라 속싸개 대용으로도 쓰기 좋을 것 같다. 속싸개 1개와 이중거즈로 이불을 1개 만들어뒀으니 이번 6종거즈로 테두리만 마감해 2개 만들면 속싸개류와 타올은 이제 더 만들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스와들업만 하나 구입할지 고민해봐야겠다.

  6종거즈를 산 후 오가닉 천을 사기 위해 점포를 돌았다. 인터넷에서도 봤었던 오가닉 이지텍스 점포를 발견하고 바로 직행했다. 동대문에서는 내가 못 찾는건지 오가닉판매점포를 보지 못해서 더 반가웠다. 딩턴이 조끼용 누빔2마, 다이마루 4마를 샀는데 총 56,000원이다. 확실히 인터넷에 비해 저렴한 것 같다. 점포에 샘플로 만든 옷들이 걸려있어서 더 정감이 갔다. 나도 이번에 산 천으로 딩턴이 옷을 멋지게 만들어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지텍스 사장님께 단추는 어디서 파냐고 문의드리니 3층 신흥사로 가라고 안내해주셨다. 바로 3층으로 내려가 단추, 띠라벨, 지퍼, 고무줄 등을 고르니 2만원이 훌쩍 넘는다. 그래도 당분간 인터넷으로 구매하지 않아도 될 것 같아 마음이 든든해진다. 집에가서 부지런히 만들어야겠다. 전반적으로 동대문보다 서문시장이 좀 더 구입하기 편한 분위기였던 것 같다. 딩턴이를 낳으면 재봉틀도 당분간 못하고 원단구입도 어려울테니 그 전에 실컷 만들어야겠다.

  쇼핑을 마치고 주차장 건물 1층에서 주차비를 사전 정산을 한 뒤 차가 있는 6층으로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갔다. 주차비가 비싸다고 해서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저렴한 1,700원이었다. 둘이 차를 호텔에 그냥 세워두고 지하철로 이동하는 것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이었다. 이제 원단도 든든하게 구입했고 점심을 먹으러 출발했다. 어제 후배가 추천해준 중화비빔밥을 먹기 위해 유창반점에 갔는데 자동차 진입금지에 줄이 쫙 서있어서 오늘은 포기하고 사문진으로 이동했다.

  우선 배가 너무 고픈 관계로 사문진에 도착하자마자 주막촌으로 들어가 소고기국밥과 손두부, 부추전을 시켰다. 시키고보니 주변에서 잔치국수도 많이 먹고 있어 그것도 먹고 싶었지만 이미 많이 시킨지라 참았다. 그런데 대구에 오니 확실히 물가가 많이 싼 것처럼 느껴진다. 사문진주막촌은 달성군청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국밥, 두부, 부추전에 막걸리까지 17,500원밖에 들지 않았다. 대구에 온 날부터 남편에게 계속 물가가 싼 것 같다고 말했는데 남편도 주막촌에서의 가격을 보고 드디어 내 말에 동의를 해주었다.

  점심을 맛있게 먹고 소화겸 한바퀴 돌며 사진을 찍었다. 벽화도 있고 꽃도 알록달록 예뻤다. 강가에 위치했고 잔디밭에서 돗자리를 깔고 도시락을 먹는 가족 나들이객들도 곳곳에 있어 한강 같은 느낌이 들었다. 남편이 인생샷을 찍어주겠다며 많이 노력했는데 모델이 NG라 인생샷은 물 건너 갔다.10월 날씨인데 대프리카라는 별명답게  아직 해바라기가 피어 있었고 덥게 느껴졌다. 좀 걷다보니 숨도 차고 목도 말라서 아이스 녹차라떼를 사서 그늘에서 마셨다. 그늘은 선선했고 기분 좋게 바람이 살랑거렸다. 몸이 힘들게 느껴져서 그만 집으로 가기로 했다.

  3시가 조금 넘어서 출발했는데 남편이 졸리다며 첫번째 휴게소에서 30분 넘게 잠을 잤다. 나는 배가 불렀는데 남편은 출출하다고 해서 간식을 먹기로 했다. 칠곡 휴게소는 특이하게 라면이 없고 컵라면을 팔길래 컵라면 1개와 김밥을 사서 나눠 먹고 다시 출발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한 느낌의 휴게소였다.

  올라가다가 다시 한 번 다음 휴게소인 선산휴게소에 들렀다. 이러다가 고속도로 내 휴게소를 다 들릴 기세이다. 화장실을 다녀오는 동안 남편이 호두과자를 사두어 호두과자를 먹으며 출발했다. 한 입 베어 물었는데 남편이 갑자기 뜨거우니까 조심해라고 한다. 난 이미 먹었고 그 순간 팥이 떨어져 혓바닥을 데였다. 겉은 따뜻하니 전혀 뜨거운 기색이 없었는데 "진작 좀 말해주지." 라고 핀잔을 주니 말하려고 했는데 남편도 뜨거워서 말이 안나왔다고 했다. 결국 부부가 사이좋게 혀를 데였다. 다음부터 호두과자를 먹을 때 조심해야할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청남대 국화축제 때문인지 문의부터 차가 엄청 막혔다. 가뜩이나 장거리라 힘든데 차까지 막히니 짜증이 몰려온다. 집으로 돌아와서 짐을 정리하고 씻고 후배가 준 꽃을 내 꽃 수집 게시판에 걸어두고 책을 정리했다. 간식을 빵빵하게 먹어서 저녁은 후배가 준 빵으로 대체했는데 빵이 너무 맛있어서 블로그도 찾아보았다. 후배집 근처에 파네디파파라는 곳의 빵집인데 밀크 프랑스로 추정되는 안에 연유가 들은 빵이 진짜 맛있었다. 또 마카롱도 대박 사실 마카롱은 달기만하고 맛을 못느꼈는데 이렇게 맛있는 디저트인지 몰랐다. 밥돌이 남편도 반한 빵이었다. 집 근처에 있었으면 임신 기간동안 엄청 먹었을지도 모르겠다. 후배에게 다시 한 번 너무 고맙다.

  3시간 30분이 넘게 차를 탔더니 피곤한 하루이다. 인터넷 강의를 보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점점 몸이 무거워져 이제 걷는 것도 버거워진다. 다다음주 월요일이면 결혼 2주년 기념일인데 여행을 갈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못가더라도 맛있는거 먹고 즐거운 하루를 보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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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도 연차이기에 맘편히 늦잠을 잤고 주말과 마찬가지로 남편이 운동가기 전에 밥을 하고 갔다와서 깨워줬다. 어머님이 주신 버섯찌개와 겉절이를 꺼내 9시에 늦은 아침을 먹었다. 남편은 아침을 먹고 바로 엔진오일을 교체하러 정비소에 갔고 나는 오늘 대구에 가야하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볼 시간이 안될 것 같아서 인터넷 강의를 보았다. 엔진오일을 갈고 온 남편과 숙소를 정했다. 숙소는 대구 프린스호텔로 켄싱턴 계열이라 기본은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과 조식 2인 패키지를 비교적 저렴한 12만 9천원에 판매하고 있어서 거기로 정했다.

  아침부터 운동하고 정비소에 가고 피곤했는지 좀 더 잠을 잔다고 했고 항상 아침에 다시 자던 습관이 남아있던 나도 남편과 같이 잠이 들어버렸다. 일어나보니 12시 30분 가까이 되어 있었고 남편이 좀 전에 일어나 밥을 했는데 남편은 1시 30분까지 나가야했고 나도 2시에 모유수유 강의가 있어 좀 바빠졌다. 일단 밥이 될 동안 씻고 대구에 갈 짐을 챙겼다. 점심을 급하게 먹고 남편은 바로 입주자회의에 갔고 나는 설거지와 짐을 마저 챙기고 택시를 타고 모태안 병원으로 갔다.

  시작 시간에 맞춰 아슬아슬하게 도착했고 도착하자마자 몇 시에 끝나는지 문의 했는데 4시에 끝난다고 하셔서 남편에게 4시에 데리러 오라고 문자를 보내고 수업에 집중했다. 지난 8월에 다녀온 맘블리 산모교실에서 모유수유 강의를 들은 적이 있었지만 그 때는 재테크 상품 판매에 시간 안배가 많이 되어서 모유수유는 30분에 급하게 끝나서 아쉬웠었다. 오늘은 각 산모에게 신생아대용 인형도 하나하나 나눠주고 직접 자세를 따라하는 연습을 할 수 있게 수업이 진행되었고 시간도 꽉 채운 2시간 수업으로 좀 더 자세히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오늘 강사님은 모태안에서 수유만 11년 하셨다는 김보경 선생님이셨는데 목소리톤도 높아 집중도 잘 되고 쾌활하셔서 지루함없이 수업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 수업을 시작할 때 완모 계획이 있는 산모분은 손을 들어보라고 해서 손을 들었는데 무조건 완모를 고집하기보다는 아기에 상태에 따라 혼합수유도 고려해야한다고 하셨다.

  모태안은 출산 첫날부터 수유를 권장하는데 아기에게 안정을 주고 아기와 엄마에 대한 애착형성과 아기의 빠는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힘들더라도 첫날 수유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는 빠는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배가 불러도 계속 분유를 먹고 토하면서도 먹는다고 하셨는데 이럴 때 모유를 물려주면 처음에는 잘 나오지 않기 때문에 욕구는 충족시켜주면서 토하지는 않는다고 하셨다. 또 출산 후 모유는 잘 나오지 않고 72시간 동안 계속 젖이 돌 수 있게 연습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하셨다. 이 72시간이 중요한데 힘들다고 분유를 먹이면 아이의 위가 늘어나 엄마의 모유양으로는 만족이 안되고 젖병에 익숙해지면 모유는 잘 물지 않는다고 하셨다. 첫날은 아기도 뱃속에서 양수 등을 가지고 태어났기에 분유를 먹이지 않고 모유수유만 시도하고 둘째날부터 셋째날까지 3회 정도 분유를 먹이면서 모유수유를 해야한다. 72시간 동안 잘 연습이 되었다면 이후에는 젖몸살의 고통도 줄어들거고 아이의 위에 맞게 젖 양도 맞춰질거라고 하셨다.

  아이는 태어나면서 살겠다고 전신의 온 힘을 다해 엄마 젖을 먹는다. 힘들더라도 내 아이인 만큼 인내심을 가지고 응원해주고 지원해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아이는 6주, 3개월, 6개월에 급성장시기가 있는데 급성장시기가 오기 전에 평소보다 젖을 많이 먹어 자신의 성장에 필요한 젖양을 미리 늘려 놓는다는데 인체의 신비를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것 같다.

  오늘 수업에서 배운 것을 정리해보면
1. 모유는 바로 나오는 것이 아니고 연습이 바로 필요하니 인내심을 가져야한다.

2. 유륜까지 깊게 물려야하고 수유 자세가 중요하다. 유두에 상처가 나거나 몸이 아프거나하면 수유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자세를 교정해야한다.

3. 수유를 할 때는 15분 이상씩 물려 수분만 있는 전유 뿐 아니라 단백질과 지방이 포함되어있는 후유까지 충분히 먹여야한다.

4. 모유를 먹일 때 아기를 깨워가며 시간내 집중해서 먹이고 수유패턴을 만들어줘야한다. 수유하다가 아이가 쉬거나 잠을 잘 때는 자리를 정해놓고 잠을 재워서 아이가 엄마에게만 안겨서 자는 습관을 가지지 않도록 해야한다.

  수유방법은 출산 후에도 바로 1대1 지도가 된다니 오늘 배운 것을 잘 기억하고 출산 후에도 잘 배워서 무탈하게 수유에 성공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4시가 되고 남편이 데리러와서 곧바로 대구로 출발을 했다. 대구가 확실히 서울보다 멀긴 먼게 거의 2시간 45분이 넘게 걸렸다. 중간에 화서휴게소에 들러 화장실에 간 것과 배가 너무 고파서 휴게소 내 크리스피크림 도넛 한 개 먹은 것 밖에 없는데 특히 금요일이기도 하고 차가 막혀 서대구 IC에서 호텔까지 40분이 넘게 걸렸다. 체크인을 하고 짐을 내리자마자 후배에게 연락을 했다. 후배도 거의 다왔다고 하고 남편과 호텔 근처 명덕역으로 가서 남편은 고등학교 때 친구를 만나러 가고 나는 후배를 기다렸다. 후배에게 전화를 했는데 전화가 꺼져있어서 급 당황중이었으나 다행히 엇갈림없이 만날 수 있었다.

  후배는 멀리서 오는 날 위해 딩턴이 책3권과 맛집 빵, 그리고 장미꽃다발을 선물로 사왔다. 집에서 약속장소가 멀어 봐러 와준 것만으로도 미안하고 고마운데 선물까지 받게되서 너무 고마웠다. 저녁은 호텔 근처에 있는 휴블랑에서 먹었다. 스테이크와 야채구이, 샐러드 세트와 스테이크, 새우, 샐러드 세트를 시켰는데 1개만 나온 것 같은 비쥬얼이라 문의를 드리니 주문이 잘 못 들어가서 스테이크와 샐러드가 한 개씩 누락이 되었다. 어쩐지 양이 적었는데 죄송하다며 오렌지에이드를 서비스로 주시고 주문한 음료 2잔은 계산서에서 지워주셨다. 까다롭지 않은 편이라 너무 죄송해하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

  오랜만에 후배를 만나 쿨했던 퇴사이야기도 듣고 앞으로의 공부계획과 근황을 물었다. 좀 있으면 공부를 위해 서울로 이사를 가야할텐데 열심히 사는 후배가 기특하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혼자 상경해 수험생활을 해야하는 상황이 안쓰럽기도 하다. 그래도 착실하게 수험자금도 모으고 목표가 명확한 것 같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멀리서 왔는데 저녁만 먹고 너무 짧은 시간밖에 볼 수가 없어서 안타까웠다. 다음에 청주에 오면 그 때는 좀 더 길게 볼 수 있었으면 그 때쯤 되면 우리 딩턴이 때문에 정신없을지도 모르겠다.

  후배와 같이 명덕역으로 가서 후배는 1호선, 나는 3호선으로 아쉬운 작별을 했다. 3호선을 타고 남편이 있는 서문시장으로 향했다. 남편은 동성로에서 이미 친구와 막창에 소주 1병을 마시고 서문시장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를 걸으니 취한 것 같은 목소리이다. 3일간 금주를 했더니 빨리 취했나? 명덕역에서 서문시장은 3정거장이라 얼마 지나지 않아서 도착했다. 대구 3호선은 모노레일이라 바깥풍경이 보여 답답하지 않게 갈 수 있었다.

  지하철 출구에서 기다리고 있는 남편을 만났다. 앉아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길래 많이 취했나? 싶었는데 생각보단 멀쩡했다. 배가 불러서 서문시장 먹거리 음식들을 일단 쭉 스캔하며 걸었다. 딱 작년 이맘때 대구에 왔었는데 그 때 비해 서문시장에 사람이 별로 없는 것 같다. 아무튼 한 바퀴 돌아보고 이가네 떡볶이에서 떡볶이를 사서 천막에서 먹었다. 작년에는 천막이 없었고 앉을 자리도 부족했는데 앉아서 먹으니 더 편하고 좋았다. 이가네 떡볶이는 안에 무말랭이가 들어 있어서 개운한 맛이 일품이다. 남편도 나도 배가 너무 불러서 그만 먹을까하다가 아쉬운 마음에 서문시장 제일 끝 6초밥 집에서 소고기 초밥을 사먹었다. 불향 소고기에 양파와 소스에 조합이 끝내준다. 안 먹었으면 아쉬울뻔 했다. 작년에도 이 자리에 서서 그 때는 생선초밥을 먹었던 기억이 난다.

  서문시장에서 나와 15분쯤 걸어 백종원이 극찬했다는 태능집으로 향했다. 공구거리를 지나야해서 으슥하고 무서웠다. 홍콩에 갔을 때 미니멀 호텔로 향하는 기분이다. 걷다보니 석쇠불고기가게가 즐비했다. 태능집은 거의 만석이고 시끌시끌했다. 남편의 친구가 여자친구와 함께 일 끝나고 합석을 하기로 했었는데 남편이 기다리면 30분은 더 기다려야한다며 피곤하니 오지 말라고 하고 우동과 석쇠불고기, 소주를 시켰다. 장사가 잘되는 집이라 바쁘다보니 1인 1반찬씩 가져다주시고 음료와 작은 우동도 서비스로 주는 듯 싶다. 가성비 갑인게 석쇠불고기 소가 6천원이다. 우동, 소주, 불고기 합산 13,000원 밖에 하지 않아 놀라웠다. 다만 남편이 참소주 맛없다며 소주 반병도 못 마신게 미스테리다. 11년을 함께하며 남편이 소주를 그렇게 많이 남긴 걸 처음 보았다. 아무튼 불고기는 연탄불향이 강하게 나서 너무 맛있었다. 집 근처에도 이렇게 저렴하고 맛있는 식당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태능집에서 나와 택시를 타고 호텔로 복귀했다. 남편은 바로 뻗었는데 나는 잠이 오지 았아 가계부를 정리했다. 남편이 그 동안 빼 먹고 정리 안한 거래내역들이 몇몇 보였다. 또 남편 핸드폰을 보다보니 도서관 책 반납이 내일까지라는 문자가 와있다. 재빨리 로그인해서 남편의 도서대출을 연장해두었다. 하마터면 연체될 뻔 했다. 아무튼 남편은 이런 부분이 꼼꼼치 못한 편인 것 같다. 잠이 오지 않아 고양이자세를 조금 해주었다. 딩턴아 제발 좀 돌아라. 잠을 빨리자야할텐데 피곤한데 잠이 오지 않는다. 일찍 자고 내일도 즐거운 시간 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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