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8시 40분부터 잠든 남편과 나는 새벽 4시에 잠에서 깨어났다. 남편은 사진 블로그를 보며 공부를 하고 나는 밥을 하고 책을 읽었다. 새벽 시간을 활용한 덕분에 드디어 밀리의 분실물센터라는 책을 모두 다 읽었다. 5시 40분이 되니 남편은 헬스장에 운동을 하러 갔고 나는 닭가슴살카레를 만들었다. 오늘 카레를 마지막으로 드디어 집에 있던 감자를 다 먹을 수 있었다. 음식 재료를 버리지 않고 마지막까지 다 썼을 때는 무언가 뿌듯함이 느껴진다. 카레를 만들 때 요즘 단백질이 부족한 나를 위해 특별히 닭가슴살은 2봉지나 넣었다. 카레와 김치를 함께 먹으면 별미이기 때문에 배추김치를 꺼냈는데 이제 거의 다 먹어버렸다. 9월부터는 집밥 위주로 요리할거고 요리할때 김치가 많이 필요한데 추석까지 버틸 수가 없을 것 같아 걱정이다. 추석 전 친정이나 시댁에 가서 김치를 얻어와야할 것 같다.

  운동을 마치고 남편이 와서 밥과 카레를 퍼서 준비했다. 보통은 150g이상 먹지 않는 남편이지만 오늘은 운동도 다녀왔으니 190g을 줬는데 닭가슴살도 퍽퍽하고 양도 많아 아무래도 먹기 버거운 것 같다. 살짝 미안해지지만 그래도 요거트에 바나나까지 챙겨서 배불리 먹이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했다.

  일찍 일어난 탓에 졸려서 2시간 정도 더 자다가 순산체조 갈 준비를 했다. 날은 흐렸지만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서 택시 대신 병원까지 바로 가는 버스를 타고 갔다. 화요일에 폭우경보로 쉬었더니 몸이 더 뻣뻣해진 것 같았다. 화요일 순산체조시간에는 산후조리의 중요성에 대해 배웠다는데 산후조리 관련 내용을 잘 몰라서 중요한 부분을 놓친 것 같아 아쉽다. 오늘은 출산 후 샤워방법에 대해 말씀해주셨는데 상당히 까다로웠다. 우선 쓰러질 위험이 있기에 꼭 남편이 있을 때 씻어야하고 남편이 따뜻한 물로 먼저 씻어 욕실 내부를 수증기로 데운다. 그런 후에 벽과 바닥, 곳곳에 뜨거운물을 부워 데우고 옷은 꼭 욕실에서 벗고 문은 3cm가량 열어 외부공기와 순환이 되게 한다. 빠르게 씻은 후 수건으로 몸을 닦고 욕실에서 면 옷이나 내복을 입고 나온 후 물기가 완전히 흡수되면 다시 젖지 않은 새옷으로 갈아입는다. 그리고 산후조리할 때 수면양말도 통풍이 안되니 면양말을 신는 것이 좋다고 하셨다. 너무 복잡한 방법인 것 같다. 그만큼 임신과 출산이 엄마 몸을 많이 약하게 하는 것 같아 무서워진다.

  버스를 타고 집으로 돌아온 후 남편이 사왔던 절편을 먹었다. 실온해동은 미리시켜놨는데 딱딱해서 절편을 담고 온수를 별도 그릇에 담아 함께 전자레인지에 돌렸다. 절편에 바로 물을 직접 부으면 말랑말랑해질지언정 참기름의 고소함은 사라질테니 이렇게 했는데 굿 아이디어였던것 같다. 덕분에 따끈하고 말랑한 절편을 먹을 수 있었다.

  점심을 먹는데 엄마한테 전화가 왔다. 먹고 싶은 것 없냐고 해서 김치가 떨어졌다고 하니 겉절이를 담궈서 묵은지와 함께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또 지난번 내가 가게에 갈 때 들고 갔던 에코백이 너무 예뻐서 이모 병원갈 때 들고다니게 하나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강습 받은지 꽤 오래 전이라 기억이 잘 안날텐데 제대로 만들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벌써 제작주문을 받으니 뭔가 뿌듯하다. 내일은 재봉틀 좀 돌려볼까?

  엄마와 전화를 끊고 TV를 보다가 책을 읽었다. 혼자 먹는 점심은 늘 TV와 함께하다보니 조금만 봐야지하면서도 재미있으면 2-3시간씩 TV를 보게 되는 것 같다. 딩턴이가 있으면 당분간 매체에 노출은 피해야하기에 TV도 못볼텐데 집에 적막함이 가득할 것 같다. TV를 보다가 책을 읽고 아침에 남은 카레를 데워 먹은 후 인터넷 강의를 봤다. 9시가 지나도 남편이 오지 않기에 전화를 했는데도 받지 않는다. 오늘은 대리운전을 한다고 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고 책을 좀 더 읽었다. 어느새 책 한권을 다 읽었고 블로그에 서평을 조금씩 정리했다.

  10시 20분쯤 남편이 출발한다는 전화가 왔고 11시에 바로 도착했다. 지난 번 차키 소동이 있고 나서 술이 취한 와중에도 정해진 위치에 걸려진 차키를 보니 왠지 뿌듯하다. 확실히 각 물건에 정리 위치를 정해주는 것이 중요한 작업인 것 같다. 또 딩턴이에게 매일 불러주는 동요도 잊지 않고 불러주었는데 오늘은 완전 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진 않은 것 같다. 최소 2병은 마셨을텐데 내일 아침에 잘 일어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내일은 즐거운 금요일이다. 퇴사를 했는데도 금요일은 여전히 즐거운 날인 것 같다. 이번 주말에는 뭘 하고 놀면 좋을지 고민해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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