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막걸리를 2잔만 마셨음에도 머리가 아팠다. 새벽에 잠깐 일어났는데 남편이 보이지 않았지만 너무 피곤해서 다시 잠이 들었다. 오늘따라 유건이도 밤에 울지 않고 이상하다. 아침에 유건이 울음소리에 일어나보니 남편이 거실에서 유건이를 달래고 있었고 푹 쉬라고 어제 밤부터 유건이를 데리고 거실에서 잤다고 한다. 어쩐지 밤에 찡얼거리는 소리도 없고 편하게 푹 잘 수 있었다. 남편도 평일에 일하고 간만에 휴일인데도 나를 위해서 새벽에 유건이가 깰 때마다 혼자 케어를 해줬다. 너무 고마웠고 아침에 남편의 퀭한 모습을 보니 미안하기도 했다. 술 좋아하는 남편이 어제 생굴을 먹으면서도 소주를 마다했었는데 다 새벽에 유건이를 케어하기 위함이었던 것 같다. 진짜 날 배려해준 특별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었다.

  오늘로 생후 33일차 그 사이 유건이는 많이 성장한 것 같다. 오늘로 기저귀는 1단계에서 2단계로 사이즈업을 했고 무서워하던 모빌도 제법 잘 본다.

  어제처럼 오전에는 거의 잠을 자지 않던 유건이는 오후 2시가 되어서야 5시까지 잠이 들었다. 유건이가 자는 덕분에 남편도 나도 낮잠을 자기 시작했다. 유건이는 분유를 먹은지 5시간이나 지났는데도 일어나지 않았고 너무 안일어나는 것 같아서 깨운 후 분유를 먹이고는 1시간 30분 정도 더 재웠다. 유건이가 깬 것 같아 분유텀이 오기 전에 급하게 목욕을 시켰다. 평소에는 목욕을 좋아하는 유건이인데 오늘따라 많이 찡얼거린다. 잠이 깨길 기다렸어야하는데 급한 마음에 유건이가 깰 여유시간을 주지 못해 그런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목욕을 마친 유건이는 한동안 잠을 자지 않았고 우리는 오늘 중화요리로 저녁을 때웠다.

   크리스마스 기념으로 남편과 올레 TV로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를 보기로 했는데 실패했다. 어제 새벽부터 유건이와 씨름한 남편은 유건이의 사진을 편집하다가 9시부터 뻗었고 낮잠을 잔 나는 잠이 오지 않아 후배의 블로그를 구경하고 내 블로그를 쓰고 있다. 유건이가 분유를 먹은지도 3시간 30분이 지나가는데 일어나질 않는다. 유건이 분유 먹이고 자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 제발 고생한 아빠가 깨지 않도록 배고프다고 너무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 부탁해 유건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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