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도 2시간밖에 못잤더니 아침에 남편이 먼저 일어나고 나는 10분 정도 침대에서 꼼지락거리다 눈을 떴다. 내가 굼뜨게 움직일동안 남편은 밥과 국을 데워두었다. 남편이 씻는 동안 국과 밥을 뜨고 반찬을 꺼내고 사과를 잘라 아침을 준비했다. 해장용으로 끓인 김치콩나물국을 먹었는데 남편이 세상에서 내가 끓인 김치콩나물국이 제일 맛있는 것 같다고 해줘서 아침부터 기분이 좋았다.

  사과와 요거트까지 챙겨 먹고 남편이 출근 준비를 하는데 차키가 없었다. 15분 정도를 둘이서 찾아봐도 차키가 없었고 남편은 차에 다시 가보고 보험사에 연락도 취했다. 오늘은 수요일이기 때문에 남편이 특별히 일찍 출근해야하는데 진짜 돌발상황이 발생해버렸다. 급한대로 앞집에 사는 남편친구에게 연락해 차를 빌리거나 회사까지 태워달라고 부탁해보라고 말을 했더니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받지 않았다. 절체절명에 순간 남편이 빨래통 옆에 떨어져있던 차키를 발견했다. 남편은 차키를 발견하자마자 갖다올께하며 빛의 속도로 나갔다. 아무래도 차키 보관 장소를 지정해줘야겠다.

  남편이 출근을 한 후 설거지를 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4시간을 추가로 잤는데 그래도 어제 2시간 밖에 못잤으니 6시간정도 잔 것이니 많이 잔 것은 아닌 것 같다. 일어나자마자 빨래를 돌리고 아침에 남은 콩나물국과 계란후라이를 해서 밥을 챙겨 먹고 재봉틀 수업을 들으러 공방에 갔다.

  원래 오늘은 쉬고 싶었지만 제주도에 만삭사진을 찍으러 가기 전 남편의 바지를 완성해주고 싶어 무거운 몸을 이끌고 공방에 다녀왔다. 오늘은 허리 시보리 달기를 하고 고무줄만 넣으면 완성이다. 시보리 달기는 선생님이 찍어주신 맞춤점에 맞춰 오차 없이 잘 박았는데 가름솔을 신경쓰지 못하고 오버록 처리해서 살짝 에러가 났고 고무줄 넣기는 진짜 최악이었다. 계속 고무줄이 빠지고 잘 들어가지도 않고 서서하다보니 숨도 차고 열도 오르는 것 같았다. 선생님이 하루 종일 걸리겠다며 대신 해결해주셨다. 그렇게 창구멍으로 고무줄을 넣고 창구멍을 시접노루발로 박고 오버록 후 상침하니 완성이다. 옆 주머니도 없고 지퍼도 없는 옷이지만 열심히 만들었으니 남편도 좋아했으면 좋겠다.

  바지를 완성하고 바로 원피스 만들기에 돌입했다. 패턴을 뜨고 재단을 했다. 원피스는 내가 입을거라 싼 원단으로 골랐는데도 오늘 재료비도 77천원이다. 진짜 구입한 원단 조각들을 활용도 못하겠고 쌓이기만해서 걱정이다. 빨리 원단들을 활용해서 다른 작품도 만들 수 있어야할텐데 수강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원피스 재단 후 오버록까지만 마치고 오늘 수업은 끝이다. 다음 시간에 밑단 다림질부터 시작할 예정인데 원피스에서 처음 다트넣기를 배우고 늘어짐방지테이프도 쓰게 되는데 늘어짐방지테이프 활용은 아기옷 만들기 책 중 바디수트 제작에도 쓰이는것이라 이번기회에 아주 잘 배워야겠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데 며칠 전부터 집 앞에 있는 맛이차이나 짜장면 3천원 사은이벤트 문구가 눈에 띈다. 남편이 오면 같이 먹자고 해야겠다. 집에 도착했는데 남편도 오늘 패밀리데이라 벌써 출발했고 집까지 반정도 남았다고 전화가 왔다. 짜장면 생각 있냐고하니 바로 콜이라고 한다. 남편이 도착했으니 밥 먹으러 가게 내려오라고 전화가 왔는데 오늘 재단하고 서 있느라 너무 허리가 아파서 얼마전 구매한 마미즈복대를 하고 내려갔다. 많이 답답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편안했다. 제발 아픈 허리를 보호해줬으면 좋겠다.

  3천원짜리 짜장면을 먹으러 갔는데 탕수육도 땡겨서 탕수육과 세트인 짜장, 짬뽕, 탕수육세트를 시켰다. 세트로 시키는 것이 3천원짜리 짜장면으로 시키는 것보다 총합은 더 저렴했다. 아마 우리처럼 3천원 짜장면을 먹으러갔다가 다른메뉴를 시키는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짜장면, 짬뽕, 탕수육 다 맛있고 특히 짜장면과 짬뽕은 어렸을 적 먹었던 중국집 음식과 맛이 비슷했다. 기본의 충실한 맛이다. 맛은 있긴한데 운영은 좀 미흡한 것 같아 아쉬웠다. 벽면과 메뉴판의 메뉴가 일치하지 않은 것과 서빙이 느린점, 테이블 정리가 빠르게 되지 않는 점은 아쉬웠다. 생긴지 1년 정도 된 것 같은데 그래도 맛은 있으니 느긋하게 먹기에는 좋은 것 같다.

  밥을 먹고 문구점에 가서 가렌더에 사용할 집계와 노끈, 그리고 화분픽을 샀다. 화분픽은 미니칠판처럼 문구를 자유롭게 수정할 수 있어 만삭사진소품으로 잘 어울릴 것 같았다.  얼른 소품도 완성해야하는데 오늘은 OHP필름위에 페인트마카로 글씨만 써두었다. 가렌더랑 다른 소품들은 내일 완성해야겠다.

  남편이 일찍 온 덕분에 밥을 다 먹고왔는데도 7시도 안되었다. 좀 쉬다가 남편은 분양 받은 아파트 입주자 모임에 가고 나는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남편이 집에 오는 길에 뭘 사다줄지 물어봤다. 먹고 싶으면 19티에 가서 녹차 수플레 팬케이크를 사주겠다고 했다. 저녁에 먹은 짜장면, 탕수육에 여파로 배가 불러 괜찮다고 했는데 남편의 배려심이 느껴져서 고마웠다.

  내일 제주도에 가야하는데 태풍 상황이 심상치가 않다. 아직 우리 비행기는 결항은 아니지만 내일 오전 청주공항 출발 비행기들이 줄줄이 결항 되고 있다. 남편은 늦게까지 기상예보를 체크했고 우리는 결항에 대비해 짐은 싸지 않았다. 렌트카와 펜션도 다 예약했고 무사히 출발할 수 있으면 좋겠는데 하필이면 간만에 놀러가는 날에 태풍이라 속상한 날이다. 이 추세면 우리 비행기도 결항일 것 같은데 내일 오전까지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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