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 때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남편은 아침형인간에 부지런한편이다. 처음 사귈 때는 늦잠을 자고 지각도 잦은 나를 남편은 이해 할 수 없었고 그 때 당시의 연애편지를 생각해보면 지각하지말고 부지런해지라는 글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도 남편의 부지런함이 발휘되는 아침이였다. 새벽 5시에 일어나 아침밥을 하고 사진을 공부하기 위해 전문 블로그를 30분 정도 찾아 공부한 후 헬스장에 가서 30분 운동을 하고 왔다. 남편이 헬스장에서 20분에 돌아온다고 했기 때문에 나도 6시 10분에는 침대에서 일어나 어제 만들어 놓은 제육볶음을 볶고 아침을 준비했다. 이렇게 매번 일찍 일어나 아침을 차리는 것을 보면 나도 나름 부지런해진건가 싶긴한데 시간을 많이 효율적으로 사용하진 못하는 편이고 시간이 남으면 무언가를 짬내서 하기보단 멍하니 가만히 시간을 흘려보내는 편이다. 그래서 내가 직장에 다닐 때 혼자 연차를 쓰는 날이면 나는 그냥 집에서 시간을 보냈고 남편은 등산이나 다른 유용한 시간을 많이 즐겼었다. 나는 늘 시간 활용을 잘 하고 스트레스도 잘 해소하는 남편이 부러웠다. 태생이 게으른 나와는 다른 종류의 인간이다.

  아무튼 남편과 밥을 먹는데 남편이 오늘은 호우경보이니 밖에 나가지 말고 집에서 쉬라고 했다. 오늘 순산체조에 재봉틀도 가야하는 날이라고 말했지만 위험하다고 가지말라고 한다. 재봉틀 수업은 당일 취소하면 수업을 한 것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안가면 나중에 추가비용을 내고 추가수업을 해야 할지도 몰라서 남편에게 오후 상황봐서 재봉틀은 다녀오겠다고 했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출근한 남편이 오늘 대전은 비가 너무 많이와서 통근버스도 못들어오고 도로 침수로 평소다니던 출근길도 통제되었다고 연락이 왔다. 청주도 곧 그렇게 비가 올지 모르니 절대 나가지말라고 한다. 버스를 타고 가야하는 순산체조는 오늘 쉬기로 하고 오전에는 이력서를 작성했다. 이력서를 작성하면서 허기가 져서 옥수수를 3개나 데워먹고 칼슘두유도 챙겨먹었다. 생각보다 청주는 비가 별로 안오고 금방 그쳐서 재봉틀 수업은 다녀왔다.

  오늘은 지난번에 재단하고 오버록까지 마친 내 원피스를 계속해서 만드는 날이다. 다름질을 한 후 앞 뒷면 옆선을 박고 단뜨기를 한 후 원피스 조끼부분의 다트처리를 배웠다. 오늘은 재봉틀을 배운 이래로 역대급으로 집중이 안되었고 잘못 박아서 뜯기도 엄청 뜯었다. 날이 흐려 그런지 자꾸만 졸음이 쏟아지고 내 옷을 만드는거라 크게 정성이 들어가지도 않는 것 같다. 5시가 되자마자 하던 작업을 마치고 짐을 싸서 집으로 돌아왔다. 다음 시간에는 원피스 완성을 마무리짓고 아기옷 만들기를 할텐데 드디어 우리 딩턴이 옷을 하나 만들어 줄 수 있겠구나. 다음 시간에는 집중력을 발휘해서 만들어야겠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요즘 데이터가 부족해 데이터를 꺼둔 후 켜는걸 잊고 공방에 갔더니 남편이 보낸 메신저가 지금 도착했다. 벌써 퇴근해서 오는 중이라고 해서 전화를 걸었다. 오늘은 도로사정이 안 좋을 것 같아 고속도로로 온다고 하길래 서청주 IC로 오면 떡미당에 들러 떡과 식혜를 사달라고 부탁했다. 남편과 통화를 마치고 양가에 전화를 해서 비가 많이 왔는지 안부전화를 드렸다. 다행히 시댁은 오전에 비가 많이 왔지만 지금은 그쳐 별도 피해는 없다고 하시고 친정 가게는 비가 많이오고 하수구가 막혀 수리를 하느라 아침부터 진을 뺏다고 한다. 집에 일이생겼다고 하니 속상했다.

  오늘 남편 친구네 부부가 비도 오고 파전이나 해 먹자며 초대를 했기 때문에 나도 돼지고기 고추장찌개를 준비했다. 별도로 장을 보기는 싫어서 어제 제육볶음을 만들고 남겨둔 불고기용 고기를 그대로 사용했다. 말린 표고버섯으로 국물을 우리고 감자도 넣고 대파와 청양고추도 3개나 썰어 놓으니 얼큰 칼칼한 고추장찌개가 완성되었다. 아직 약속시간까지는 30분이나 남았는데 배가 고파서 남편이 사온 백설기떡과 식혜를 조금 먹었다. 남편이 절편도 사왔는데 절편은 잘 먹지 않는데 왜 사왔냐고 하니 떡이 없어 남은 떡을 모두 쓸어왔다고 한다. 꿀떡도 먹고 싶고 증편도 먹고 싶었는데 아쉽다. 떡미당 식혜는 지난번 남해 내려갈 때 먹고 반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얼어 있어서 거의 먹지 못했다. 당분이 많아 임산부는 피하는 것이 좋고 특히 모유수유할 때는 단유를 유발한다고 하니 이것도 출산하면 아쉽지만 빠이빠이해야하는 음식이다.


  약속시간이 되서 만든 찌개를 들고 남편친구네 집으로 향했다. 도착하니 감자전에 김치전, 해물파전까지 종류별로 준비해주셨다. 한 가지로 쭉 굽는게 아니라서 더 고생하셨을 것 같다. 전은 다 맛있었고 특히 해물파전이 정말 맛있었다. 사진을 찍지 못해서 아쉬웠다. 일부러 비가 많이 온다고 한 날에 음식을 준비했는데 비가 하나도 오지 않아서 아쉬웠다. 대청마루 같은데서 비가 오는 것을 바라보고 먹었으면 더 운치가 있었을텐데 나중에 그런 분위기를 가진 펜션에 가게 되면 한 번쯤 해보고 싶어진다. 그때는 모유수유도 끝나서 막걸리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8월 30일 예정인 남편친구 와이프는 얼마 전 병원에 다녀왔는데 진행이 하나도 되지 않아서 주치의분이 예정일을 넘길 것 같다고 했다고 한다. 일주일까지 넘기면 유도분만을 해야하는데 아기가 제법 큰 편이라 빨리 낳고 싶다고 한다. 그런데 아직 아기 이름을 짓지 못했다고 해서 아기가 내 이름 없다며 준비 안되서 삐쳐서 안나오는거 아니냐며 같이 작명 고민을 했다. 남편친구와이프 언니네 애기가 '안'으로 끝나는 이름이라 시안이도 예쁘다고 했는데 후보에 넣을 듯 하다. 나중에 태어나면 뜻도 고려하고 사주에도 맞는지 알아봐야겠지만 딸이니 예쁜 이름을 잘 지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우리 딩턴이 이름은 뭘로 해야할까?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아버님께 의뢰만 해 놓은 상태라 어떤 이름이 될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우리 딩턴이도 예쁜 이름을 가져야할텐데 작명은 정말 어려운 것 같다.

  한 3시간 정도 앉아있다가 집으로 왔는데 남편은 친구랑 맥주한 잔 더 하고 온다고 해서 15분 정도 남은 식샤3 마지막회를 봤다. 마지막 장면 허무하지만 주연배우가 군대에 간 상황인지라 당연히 마무리는 잘 하지 못할 것 같다. 뭔가 끝나지 않은 듯 매끄럽지 못한 마감인데 식샤님 제대 후 식샤 4도 나왔으면 좋겠다. 식샤1은 보지 못했는데 식샤1이나 남편과 정주행해야겠다. 식샤3 13편도 못보고 마지막회도 끝부분만 조금 봤는데 엔딩을 벌써봐버렸으니 앞 내용이 재밌을지 모르겠다. 그래도 그동안 열심히 봤던 드라마니까 주말에는 못봤던 부분을 다시보기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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