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새벽에 깬 남편 덕분에 3시 30분에 같이 깨버려서 5시에 다시 잠이 들었다. 남편도 새벽에 잠을 못자서인지 평소보다 늦은 6시 30분에 일어나 대청댐으로 자전거를 타러갔다. 원래 남편이 돌아오면 같이 오송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하러가기로 했는데  남편이 돌아오고도 일어날 수가 없었고 걸을 때마다 하복부의 알이 밴 듯한 통증 때문에 오늘 운동은 패스하는 편이 나을 듯 싶어 가지 않았다.

  남편이 온 것을 보고도 온 몸에 힘이 없어 2시간을 더 잤는데 남편이 10시 30분쯤 아침을 먹으라고 깨웠다. 오늘은 병원 임당검사가 있는날이라 지금 밥을 먹지 않으면 검사까지 굶어야한다. 사실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는 특별히 금식을 요구하진 않았지만 임당 후기들을 보니 전날 저녁까지 먹고 금식을 요청하거나 3시간 전에는 먹지 말라는 지침이 있어서 점심을 먹기에는 찝찝함이 남아있었다. 또 기름진 것이나 고기류도 피하라고 되어 있기에 육개장 대신 올갱이국을 데워달라고 남편에게 부탁을 했다. 아침은 김과 멸치, 올갱이국으로 식사를 하고 사과와 요거트를 먹었다.

  아침 겸 점심을 먹고 샤워를 한 후 앱솔맘과 철분제를 챙겨먹었다. 오늘 예약이 3시 40분인데 20분 정도만 일찍 와달라는 전화를 받고 12시부터는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았다. 원래는 이디야커피나 스타벅스에 가서 여행 계획을 세우려고 했는데 어차피 물도 못마시는 상황이니 카페에 가는 대신에 집에서 배틀트립 블라디보스톡 편을 봤다. 아직 끝까지 보지는 못했지만 블라디보스톡도 가깝고 매력적인 도시인 것 같다. 일본 말고 다른 여행지를 가야하나 고민을 하고 있는 중이라 끌리는 여행지가 나오는 배틀트립을 당분간 꾸준히 시청할 예정이다.

  TV를 보다보니 병원에 갈 시간이라 병원에 갔는데 사람이 무척 많았다. 접수를 하고 임당검사용 시약을 먹었다. 시약을 먹기 전 물을 마셔도 된다고 해서 남편이 떠다준 물을 마셨다. 간호사님이 남편이 참 자상하다고 칭찬을 해주셨다. 시약은 맛이 없다는 악평도 많았고 접수처 간호사님도 약이 많이 달거라고 해서 걱정을 했는데 생각보다는 먹을만했다. 오렌지맛 어린이용 감기약을 먹는 기분이었다.

  약을 먹고 1시간 대기를 한 후 채혈을 해야되서 대기중이었는데 걱정했던 약은 쉽게 먹었지만 30분 정도 지나니 속이 울렁거린다. 대기하는 동안 블로그를 쓰고 있었는데 멀미가 나서 그냥 덮고 남편한테 기대서 눈을 감고 쉬고 있었다. 채혈 전 진료를 볼 수 있을지 알았는데 1시간을 기다려도 진료시간은 되지 않아 결국 채혈을 먼저 했다. 채혈도 인터넷에서 봤을 때는 당 체크를 할 때처럼 손가락만 톡하고 찌를줄 알았는데 평소처럼 주사기 한 통을 뺏다. 재검이 나올까봐 걱정했는데 오늘은 결과가 안나오고 며칠 내 문자를 보내준다고 하셨다. 만약 재검사이 필요하면 다음에 다시 추가 검사를 해야한다고 한다. 그래도 기운 없는 오늘 재검사를 하지 않아서 다행이다.

  채혈을 하고 5분 정도 대기 후 바로 진료를 봤다. 하복부쪽 통증과 근육이 뭉친 것처럼 아프다고 말씀드리니 원장님이 근육이 약해서 그런거라고 입는 복대말고 감싸주는 복대를 착용을 권하셨다. 복대는 답답할까봐 별로할 생각이 없었는데 오히려 자세교정이 되어서 회복에도 도움을 준다고 하니 구매를 고려해야할 것 같다.

  상담을 마치고 초음파로 딩턴이를 보았는데 주수에 맞게 몸무게도 정상이고 심장 박동도 규칙적이며 별다른 이상이 있는 곳도 없다고 하셨다. 다만 밥을 굶어서 그런지 팔을 뻗고 엎드려서 발만 가끔 차는 모습이 안쓰럽고 가여웠다. 엄마가 굶겨서 삐친거니? 얼른 진료를 보고 딩턴이 밥을 먹여야겠다. 사진이 너무 귀여워서 입체 초음파 사진을 올리려고 했는데 얼굴이 안 나와서인지 초음파 사진을 안주셔서 조금 아쉽다. ㅜㅜ

  원래 계획은 진료를 마친 후 오랜만에 충대맛집을 갔다 캠퍼스를 산책하고 집에 오려고 했었는데 기운이 없어 그냥 우리 동네로 넘어왔다. 배가 너무 고파서 가장 빨리 나오는 김밥을 먹기로 하고 고봉민 김밥에 들어갔다. 집근처에 김가네 김밥이 생긴 후 고봉민 김밥은 정말 오랜만에 갔는데 마침 쫄면 + 김밥 + 돈가스로 구성된 쫄면세트가 있어 그걸로 시켰다. 쫄면은 내가 메인으로 먹고 남편은 돈가스를 먹는데 나도 모르게 계속 남편의 돈가스를 계속 집어먹었다. 거의 반 가까이를 내가 먹은 것 같았다. 남편은 나한테 뺏긴 것이 많아 배가 부르지는 않다고 했는데 나는 쫄면에 돈까스까지 먹으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터질 것 같은 배를 안고 얼마 전에 생긴 19티에 가서 밀크티와 수플레 팬케익도 먹었다. 서울로 휴가를 갔을 때부터 꼭 먹고 싶었기 때문에 배부름따위는 중요치가 않았다. 19티는 생긴지 얼마 안되서 가게도 깔끔하고 가성비도 너무 좋았다. 수플레 팬케익도 팬케익 고유의 맛도 나면서 스크램블 에그처럼 부드러워서 맛있었다. 다음에는 티라미슈와 녹차 수플레 팬케익도 먹어보고 싶다.

  19티에서 나와 집에 돌아와서 어머님께 병원에 잘 다녀왔다고 안부전화를 드리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원래는 남편과 족발을 시켜서 늦게까지 배틀트립이나 영화를 볼 계획이었는데 배가 너무 불러서 족발을 먹을 수가 없었다. 계속 배달도 시키지 않고 밍기적거리기만 하니 졸린 것 같아 남편에게 산책을 가자고 했다.

  밖에 나오니 낮과는 다르게 굉장히 시원했고 산책하기 딱 좋은 날씨였다. 30분 정도 아파트 주변을 돌았다. 여름이 되고 유래 없던 폭염이 찾아오면서 산책도 멈췄었다. 마지막으로 산책을 했을 때는 장미꽃이 만발했었는데 이제 장미꽃은 모두 사라졌다. 그러고보면 시간 참 빨리간다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날씨가 선선해지고 이제 추워진다고 느껴질때면 우리 딩턴이도 태어나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을 마치고 집에 들어오는 길에 오봉자쌀롱에 들러서 남편은 1700cc맥주와 소세지를 나는 오렌지쥬스와 감자튀김을 먹었다. 여행을 가려면 돈을 아껴야될텐데 내일은 최소한 밥은 집에서 먹고 다음주에는 집에 쌓이고 있는 요리재료들을 이용해서 요리도 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음식을 먹으며 여행 얘기도 하고 옛날 사진들도 보며 옛날 이야기도 했는데 사진 속 우리들의 모습이 참 앳되 보였다. 20대 초반에 만나서 30대가 될 동안 우리 스스로는 크게 변함없이 여전히 그대로인 것 같은데 조금씩 늙어가고 있었나보다. 좀 있으면 엄마, 아빠도 되고 먼 훗날 다시 뒤돌아보면 지금의 모습도 앳되어보여있겠지? 새삼 같이 청춘을 보내고 공유할 추억이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된다. 앞으로도 쭉 같이 공유할 추억을 많이 많이 쌓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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