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서 밥을 먹었다. 오늘은 콩나물국을 끓이려했는데 어제 밤에 극심한 가려움증으로 잠을 좀 설쳤더니 못 일어나서 남편이 밥을 전자렌지에 돌리고 반찬을 꺼내고 있었다. 다 차리면 깨운다고 더 누워 있으라고 했는데 그냥 일어났다. 얼려둔 밥이 제법 많다. 식사일기를 쓴 후 남편도 나도 처음으로 밥 1그릇을 다 먹은 것 같다. 아직 하동에서 찐 2.5킬로 중 0.8킬로가 덜 빠졌는데 내일 서울에 가게 되니 다시 추가로 살은 얻어오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이제 18주차인데 지금부터는 한 달에 1~2킬로 정도는 찌는게 정상이라고 하는데 그 이상은 찌지 않도록 지금처럼 잘 관리해야겠다. 어제 가려움증이 나타난게 임산부 소양증이 아닐까 조금 불안하다. 증상은 다른 것 같긴한데 워낙 피부가 민감한 편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신경이 쓰인다. 소양증이 나타나게 된다면 현재 칼슘섭취원인 치즈, 두유도 유제품이라 못 먹을테고, 고기류, 계란도 먹을 수 없어 단백질 섭취에도 무리가 따를 것 같다. 고춧가루, 밀가루도 안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먹을 수 있는 것은 밥, 두부, 감자, 고구마, 채소 정도가 되지 않을까 싶다. 딩턴이를 위해서라도 소양증은 반드시 걸리면 안될텐데 너무 걱정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서글프기도 하다. 아픈데 병원에 갈 수 없다는게 이렇게 스트레스 받는 일인지 생각도 못했다. 그래도 자고 일어나니 간지러움은 사라져서 다행이다.

  남편을 배웅하고 남편이 출근 전 설거지를 좀 해줘서 나머지 설거지를 금방 끝냈다. 바로 인터넷강의를 들으려 컴퓨터를 컸다가 워크넷과 인크루트를 뒤져 사무보조 지원을 했다. 1명뽑을텐데 내가 100번째 지원자였다. 이것으로 실업급여 2차용 이력서 2건은 완료했다. 구직을 하다보니 자꾸 자존감이 떨어지는 것 같다. 사무실 업무 자체가 TO가 적은데다가 내가 계속 해왔던 일은 생산관리이고 이 분야는 여자를 잘 뽑지도 않고 더구나 공대가 아닌 경영대라니 아무래도 경력 관리를 잘 못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뭐 일단 뽑아놓고 아무 부서나 보내버린 회사탓이겠지. 난 원래 원가팀으로 입사를 했는데 생산관리를 하게 될지는 상상도 못했다. 입사 2년차에 이전 인턴을 했던 외국계회사에서 인턴 생활을 성실히 한 나를 기억하고 원가팀으로 이직을 제안을 한 적이 있었는데 영어가 약한 나는 두려움에 거절을 한 적이 있었다. 그 때 옮겼으면 좀 더 경력이 탄탄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다. 그리고 아무래도 임신중이라 뽑아주지 않을 것이라는 두려움도 커서 구직이 더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다.

  이력서 제출을 마치고 바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집에만 있다보니 외부와 소통이 거의 없기 때문에 강사님의 수다가 정겹게 느껴져 인터넷 강의를 듣는게 즐겁다. 즐겁지 않았다면 거의 매일을 안 빠지고 듣는 것은 무리였을 것이다. 열심히 듣는 만큼 영어도 늘면 좋을텐데 영어는 강의 외 거의 공부를 안해서 늘어나는 것이 전혀 없는 것 같다. 영어라도 잘해야 전공을 살려 경력은 없지만 무역회사라도 들어갈 수 있을텐데 될 듯 말듯 잘 안되는 영어 내가 노력이 부족해서겠지 쉬는동안 열심히 공부하자!!

  철분약과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고 점심은 간단히 통밀식빵과 치즈를 먹었다. 식빵이 작아 맨 끝에 있는 자투리 식빵까지 3개를 먹었는데 별로 배가 차지 않는다. 다신샵에서 산 통밀식빵은 단백질도 많고 더부룩함 없이 깔끔하고 좋다. 빵보단 밥돌이인 남편도 잘 먹어서 아 진짜 맛있긴 한가보다 싶은 통밀식빵, 아직 1통이 더 남아 있어 당분간 내 식사를 책임져 줄 것 같아 든든하다.

  밥을 먹고 휴식을 취하다가 오늘은 공기도 깨끗하고 도서관에서 빌린책이 7월 1일까지 만료라 서울에 다녀오면 도서관 들릴 시간이 없을 것 같아 도서관에 다녀왔다. 역시나 갈 때는 앉았는데 올 때는 서서와서 좀 힘들었다. 남편오면 차를 타고 가도 되지만 저녁에는 아마 아동도서관이 문을 닫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럼 우리 딩턴이 보여줄 그림책을 다시 빌려올 수가 없어 그냥 다녀왔다. 아동 도서관은 진짜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 오늘도 빌리고 싶은 책을 빌리지 못했다. 도대체 어디 숨어있는거니? 도서관 사서분들은 다들 분실된 책을 찾느라 바쁘셔서 문의도 하지 못했다. 그래도 오늘은 우리 딩턴이 태명의 모티브가 된 패딩턴의 여행을 빌려왔다. 남편도 좋아할 것 같다. 매일 조금씩 읽어달라고 해야겠다.

  도서관에 다녀오니 거의 5시이다. 마트에 들러 다 떨어진 섬유유연제와 칼슘치즈, 자두도 사왔다. 이번엔 엊그제 산 자두보다 더 빨갛다. 새콤달콤촉촉 맛있을 건 같다. 점심도 통밀식빵으로 대충 때워서 배가 많이 고팠는데 남편이 퇴근을 하고 바로 운동을 갔기에 저녁은 천천히 준비한다. 오늘 저녁 메뉴는 닭가슴살 샌드위치이다. 집에 모든 재료가 다 있어서 준비가 수월했다. 계란을 인당 1개 넣으면 너무 빵빵할 것 같아 1개로 두 명분을 나눴다. 사진을 찍다가 닭가슴살을 빼먹어 다시 넣었던 정신 없는 요리과정이었다. 랩으로 싸주었더니 떨어지는 것 없이 깔끔하게 먹을 수 있었다. 내가 원하는 재료들로만 구성했기에 밖에서 사 먹는 것보다 더 내 입에 맞았다. 남편 친구가 고기 구워먹는 중이라며 남편에게 카톡으로 사진을 보냈는데 난 내가 만든 샌드위치가 너무 맛있어서 1도 부럽지 않았다. 이렇게 먹으면 야채도 많이 먹을 수 있고 포만감도 있어 과식도 방지하고 건강해질 것 같다.

  밥을 먹고 딩턴이에게 책을 읽어주었다. 역시 패딩턴의 여행을 보고 남편도 빵 터졌다. 기꺼이 즐겁게 읽어주었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1편이 아닌 듯한 느낌이라 도서관 책을 검색하니 무려 8권의 책이 더 있는 것 같다. 담에는 1편을 빌려와야지 영화로 재밌게 본 패딩턴이 책으로 있을지는 꿈에도 몰랐는데 우리 딩턴이에게 좀 더 의미 있는 책이 될 것 같다.

  책을 읽고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을 보았다. 며칠 째 계속보고 있는데 화면의 비치는 서울의 모습이 너무 매력적이라 빨리 가고 싶다. 낼 보자 서울아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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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남편이 회식이라 버스를 타고 오송역에 가서 BRT로 환승을 한 후 세종시에서 회사통근으로 출근을 할 예정이다. 5시 20분에 일어났는데도 6시에 버스를 타야하기때문에 아침을 안먹겠다고 했다. 요즘 장마철이라 비 올지도 모르는데 그냥 대리운전 불러서 오라고 해도 고집이다. 마냥 굶길 수는 없어서 사과, 참외, 에너지바, 두유를 챙겨주었다.

  남편이 출발하고 클래식을 들으며 아침 명상을 5분간 하였다. 심신 안정에 좋을 것 같아했는데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다. 명상중에도 자꾸 딴 생각이 든다. 어쩌면 정보가 쏟아지는 현대사회에 생각을 비우는 것만큼 힘든 것도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명상을 하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인터넷 강의를 듣고 어제 6시간이나 잤음에도 불구하고 3시간 30분이나 추가로 잠이 들었다. 많이 자서 안 잘 줄 알았는데 낮잠을 줄여야할텐데 새벽에 너무 빨리 일어나서인지 자꾸 쪼개서 자게 되는 것 같다.

  아침도 과일만 먹었기 때문에 점심은 귀찮더라도 딩턴이를 위해서 좀 푸짐히 챙겨 먹었다. 단백질 보충용 두부, 칼슘, 철분 등 각종 미네랄이 풍부한 미역냉국, 식이섬유 섭취를 위한 양배추까지 보통의 점심과는 사뭇 다르다. 그러고보니 오늘은 완전 혼밥데이이다. 그래도 평소에는 남편이 야근도 안하고 일찍 오는 편이라 점심만 혼밥인데 오늘은 저녁까지 혼밥이다. 그나마 남편이 아침에 과일이라도 안먹었으면 3식을 혼밥을 할 뻔 했다.

  점심은 TV를 보며 먹는 편인데 오늘은 세계테마기행에서 스위스편을 진행하고 있다. 스위스는 내가 어렸을 때 내 또래의 남매가 알프스 하이디를 찾아 떠나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쭉 가고 싶었던 나라인데 눈 덮인 알프스 산맥이 절경이다. 나도 아이를 갖기 전에 가봤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점심을 챙겨 먹고 이력서 쓸 곳을 좀 찾아보았다. 아무래도 임산부라 너무 작은 곳은 붙더라도 채용이 취소가 될 것 같아서 공기업 업무직 위주로 쓰려고 하는데 공고가 별로 없다. 이런 곳은 경쟁이 심해 어차피 못 붙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이래저래 생각만 많아진다.

  이력서를 찾았지만 오늘은 쓸만한 공고 찾기 실패이다. 기분 전환 겸 이번엔 걸어서 세계속으로 아이슬랜드편을 보면서 걷기 운동을 했다. 아이슬란드 편을 고른 것은 특별한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고 올레 TV상 맨위에 있어서였는데 UHD특집 10부작 중 제1부작이라고 한다. 10부작 모두 조금씩 챙겨봐야겠다. 아이슬란드 편을 보니 꽃보다 청춘도 생각이 난다. 반영 당시 남편이 아이슬란드에 가고 싶어했는데 겨울에 가야 더 멋있을 것 같다고 나중에 가자 했는데 이제 애기도 생겼으니 당분간은 어렵겠지? 너무 소중한 우리 딩턴이지만 왜 자꾸 못했던 것들이 떠오르는 걸까? 30년 넘게 날 위해 살았으면 되지 자꾸 욕심이 든다.

  걷기 운동을 하고 저녁 준비를 했다. 오늘 저녁은 다신샵에서 구입한 식빵으로 토스트를 할 예정이다. 식빵에 딸기쨈을 바르고 계란 후라이와 양배추, 구운 양파를 넣은 후 케찹으로 마무리했다. 치즈를 넣었어야했는데 깜박했다. 그래도 맛있는 한끼지만 칼로리가 250칼로리 밖에 안된다. 아침도 안 먹었는데 이대로는 영양부족이라 단백할 시간 그린티맛까지 추가로 먹어준다. "딩턴아 단백질 먹고 쑥쑥 크렴." 딩턴이가 아니였으면 대충 라면이나 인스턴트로 때웠을 혼밥데이였는데 딩턴이 덕분에 엄마도 많이 건강해지는 것 같아 고맙다.

  저녁은 이전에 보다만 싱글와이프를 보면서 먹었다. 베트남, 싱가포르, 일본이었는데 우럭여사와 린다전님이 함께 한 고카야마 합장촌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일본 3대 눈이 많이 오는 지역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이 마을은 하얀 설경이 절경을 이룬다. 막상 거기에 살면 눈이 오는 것이 싫을 수도 있지만 영화배경과도 같은 풍경과 썰매를 타는 모습도 너무 재밌어보였다. 우연히 오늘 본 여행프로그램 3개 모두 하얀 눈이 너무 예쁜 곳이었다. 아직 여름이라 눈을 볼 일은 없지만 빨리 겨울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때 쯤에는 딩턴이도 우리 옆에 같이 있겠구나 육아하느라 하얀 눈을 감상하는 것은 사치가 될지도 모르겠다.

  9시쯤 되어서 남편이 먹고 싶다고 했던 꽈리고추볶음을 만들고 있는데 어머님께서 전화를 거셨다. 오늘 남편이 회식가는데 집에 왔냐는 내용이었다. 아직 안왔다하고 이제 슬슬 추적에 들어갔다. 전화를 받지 않아 남편의 탭으로 구글로 내 핸드폰 위치추적을 하니 오송역이다. 아 취했구나 멀쩡했으면 오송역까지 가서 나한테 전화를 안했을리가 없다. 3번 정도 전화를 하니 남편이 겨우 받았는데 여보세요만 하고 끊는다. 오송역에 데리러가야하나 고민하는데 전화연결이 되었다. 버스를 탔는지 버스방송소리가 난다. 그런데 정류장 이름들이 낯설다. 핸드폰 추적도 조치원방향으로 가고 있다. 남편에게 버스 잘 못 탄 것 같다고 말해주었다. 진짜 어딘지도 모르겠다고 하고 정신도 못 차려서 조치원에 가야하나 이럴 때 운전을 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너무 답답하다. 남편이 조치원에 계속 머무르길래 데리러 간다고 하니 택시를 잡아탔다. 중간중간 전화를 걸어 우리집이 어디지? 끊어 이러는데 어찌어찌 터미널까지는 다행히 왔다. 롯데슈퍼쯤 걸어나가니 남편이 보이길래 집까지 겨우 끌고왔다. 걱정하시던 어머님께 잘 도착했다고 전화를 드렸다.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잠을 도통 못잤다. 누워있는데 함성이 들리더니 1, 2분 뒤에 또 다시 들린다. 독일과의 축구를 2:0으로 이겼다고 했다. 남들은 축제 분위기인데 나는 우울한 기분이 들었다. 대리비 아낀다고 버스타고 가더니 핸드폰을 보니 택시비만 4만원이다. 아마 세종시에서 오송까지도 택시를 탄 듯하다. 그냥 그럴거면 아침 먹고 대리운전하고 오지 이제 딩턴이도 태어나고 아낄 수 있을 때 아껴야된다며 괜히 고생한 남편이 서글프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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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서 어머님이 보내주신 감자북어국을 데우고 반찬을 꺼내 아침밥을 준비했다. 그냥 같이 밥을 먹는게 좋고 일상처럼 매일 아침을 차리는데 회사에서 매일 와이프가 챙겨주는 아침을 먹고 나오는 남편을 신기해 하고 있는 것 같다. 특별히 근사하게 차려주지도 못하는데 괜히 부끄러웠다.

  남편을 배웅해주고 설거지를 하고 블로그를 정리했다. 사진을 못 넣은 블로그글을 수정해야하는데 게을러서 잘 안하게 된다. 계획표를 세우고 생활하고 있어 블로그글은 1시간 안에 끝내야해서 예전과는 다르게 질질 끌며 적지 않게 된다. 요즘의 내 생활은 모두 기록되고 있다. 기어핏을 이용한 수면시간부터 혈압, 몸무게, 식사일기, 블로그, 생활계획표까지 시간 단위로 뭘하고 있는지 체크를 하기 때문에 조금 더 활동적으로 움직이게 된다. 확실히 집에만 있으니 쳐지고 게을러져서 이렇게 생활패턴을 바꿔가는데 강박증이 생기지는 않을까 걱정이 되기도 한다.

  오늘은 날씨가 흐리고 비가와서 어제 7시간이나 잤음에도 불구하고 8시부터 11시까지 잠이 들었다. 오늘 밤에도 잠이 안와 늦게잘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딩턴이한테도 늦게 자고 낮잠을 자는 습관은 스트레스가 된다는데 아침에 일어나면 추가로 자지 않으려 노력해도 거의 매일 잠이 쏟아진다. 덕분에 늦게 자니 피곤하고 악순환이 반복된다. 계획표를 통해 이 습관은 꼭 고쳐야겠다. 잠을 잔 덕분에 인터넷 강의와 이력서는 쓰지도 못했다. 일단 인터넷 강의를 먼저 보고 점심으로 삶은 달걀 1, 감자 1, 토마토1, 두유1을 먹는다. 감자와 달걀이 삶아지는 동안 제자리걸음을 했다. 하동에 다녀온 후 2.5킬로 증량된 몸무게는 0.6킬로가 빠지긴 했지만 잘 내려가지 않는다. 임신중이라 활동량과 식사를 너무 조절할 수는 없어 아무래도 더디다. 그래도 우리 딩턴이한테 영양 가는걸 막을 수는 없으니 엄마가 잘 먹고 좀 더 움직여볼께

  밥을 먹고 정리를 한 후 오후에는 오전에 못 쓴 이력서를 마무리했다.  간만에 쓰니까 자기소개서도 맘에 들지 않고 쓸 말도 없거니와 무엇보다 오래걸린다. 해당 공고 조회수가 19,000명이고 청주 지역은 2명 뽑으니 난 안되겠구나 자신감이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쓸말이 없어 계속 생각만하다가 거의 3시간 가까이를 써서 이력서를 완성하고 마트에 다녀왔다. 밖에는 비가 내렸다. 오전에는 천둥과 번개도 쳤는데 지금은 좀 잠잠하다. 아침에 남편한테 "오늘은 번개가 칠까? 지난번엔 집 안쪽까지 번쩍해서 딩턴이가 무서워해." 라고 했더니 "장마에는 번개 없어 딩턴아 무서워하지마." 하고 출근했는데 없긴 오늘 친 번개는!!! 요즘 딩턴이를 사이에 두고 대화를 많이하는데 딩턴이가 진짜 우리 가족이 된 것 같아서 재밌다. 오늘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고추볶음이다. 지방이 적은 주물럭용 앞다리살과 꽈리고추, 그리고 얼마 전 회사동생이 임신했을 때 자두를 엄청 먹었다고 해서 갑자기 먹고 싶어졌던 자두도 추가로 구매했다. 8개에 3천원이었는데 빨갛고 가격도 많이 내린 것 같았다. 저녁에 후식으로 먹어야겠다.

  집에와서 돼지고기를 양념에 버무리고 청양고추와 꽈리고추를 씻어서 준비해뒀다. 오늘은 남편이 운동을 먼저하고 밥을 먹을 거라고 해서 상대적으로 준비하는데 많이 여유가 있었다. 오늘 메뉴를 돼지고기 고추볶음으로 한 것은 아무래도 체중조절을 위해서인데 지용성은 고추가 고기 기름과 잘 어울려서 영양분의 흡수를 돕고 갈색 지방을 태우는 역할을 해서 다이어트에 많은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렇게 배불리 고기를 먹고도 다이어트가 된다니 진작에 관리 좀 할걸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남편이 설거지를 해줘서 쉬고 있다가 같이 자두를 먹었다. 달콤하니 너무 맛있다. 조만간 또 사먹을 것 같다. 자두를 먹고 남편이 딩턴이에게 책을 좀 읽어주고 같이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 영국편을 좀 봤다. 아까 점심 먹으면서 잠깐 봤는데 재밌어서 남편과 함께 보려고 껐는데 남편도 재밌다고 까르륵 웃는다. 그런데 남편이 졸리다고 딱 내가  점심 때 본 부분까지만 보게 되서 좀 아쉬웠다. 그래도 아까 못봤던 앞 부분을 좀 봤으니 아쉬운 마음을 달래야지. 영국 친구들이 간 한옥 숙소가 너무 예뻐보였다. 나중에 서울에서 머물게 된다면 나도 이색적인 한옥체험을 한 번 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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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6.25날이다. 68년 전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났다니 평화로운 시대만 살아왔던 나에게는 상상하기도 어렵다. 며칠 전 하동에서 남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 "갑자기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해서 우리가 헤어지게 되고 그대로 끝나서 다시는 보지 못하게 되더라도 니 사진이 있고 딩턴이 초음파 영상이 있어서 그냥 이거 하나만으로도 버티면서 살 수 있을 것 같아, 너는 사진 찍을 때 왜 이렇게 많이 찍냐고 찍지 말라고 자꾸 말하지만 이거 한 장 한 장 나한텐 너무 소중해." 라고 남편과 나 그리고 딩턴이가 함께 없는 삶은 생각하기도 싫다. 그런데 실제로 이렇게 살아가는 분들이 있다는게 너무 안타까웠다. 예전에는 이산가족에 대한 기사에 대해 크게 공감하지 못했는데 나한테도 소중하고 지켜야되는 가족이 생기니 너무 현실이 슬픈 것 같고 내 평범한 일상이 무척이나 소중하다. 언제까지나 지금처럼 같이 있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면서 살아야 할 것 같다.

  어제는 여행을 갔다오고 2시간 30분 동안 낮잠을 잔 덕분에 새벽 2시 30분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딩턴이도 잠 못자는 엄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지 연신 움직움직거린다. 내가 잠을 못자서 남편까지 2시 30분에 깨버렸다. 남편이 자장가를 틀어주자마자 1분 만에 내가 잠이 들었다고 한다. 남편은 그 때 깨버려서 새벽 4시까지 잠을 자지 못했다. 남편은 출근도 해야하는데 너무 미안했다.

  2시간 50분을 자고 5시 30분에 일어나서 참치김치찌개를 끓였다. 가끔 남편이 식샤를 합시다 2의 먹방장면을 보곤하는데 어제는 김치찌개를 보고 있길래 먹고 싶을 것 같아서 해줬다. 평소보다 밥을 조금 더 줬는데도 잘 먹어서 뿌듯했다.

  남편은 출근을 하고 나는 밤에 잠을 잘 못자는 것 같아서 오늘부터는 계획표대로 생활해보기로 했다. 일단 낮잠은 빼버리고 네이버캘린더 어플을 받아 해야할 일들을 적어두었다. 해야할 일들이라고 해봐야 집안일들의 나열이지만 일단 규칙적으로 생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우선 오전에는 하동 여행을 다녀온 것들을 블로그에 정리하고 철분제랑 비타민을 챙겨 먹고 자세교정과 제자리걸음 30분 운동을 진행했다. 오전은 낮잠도 자지 않고 일정대로 잘 흘러갔다.  

  오후에는 점심으로 삶은 달걀 2개와 두유를 챙겨 먹었는데 삶은 달걀 1개가 좀 덜익어 반숙 상태의 노른자부위를 젓가락으로 구멍을 뚫어 전자렌지에 돌렸는데 1초를 남겨두고 폭발했다. 일정에 없던 전자렌지 청소가 시작되었다. 너무 귀찮고 짜증이 밀려왔다. 나는 일부러 터질까봐 젓가락으로 구멍까지 뚫었는데 억울한 마음이다. 점심을 챙겨 먹고 이력서를 쓰려고 했는데 딩턴이 태교 겸 클래식을 틀어줬다가 나도 모르게 잠이 들었다. 밤에 2시간 50분 밖에 못잤으니 그럴만도 하다. 이력서 써야하는 2시간을 온전히 잠으로 보냈다. 그런데 웃긴게 얼마나 잠을 자는게 싫었는지 남편한테 오는 메신저에는 꼬박 답장을 보냈다. 그래서 남편은 내가 잠든지도 몰랐다고 했다. 이력서는 내일 쓰는 것으로 일정을 변경해놨다.

  오늘은 초미세먼지로 장을 볼 수도 없고 주말에 무리한 폭식을 했기에 밥은 130g만 담은 닭가슴살마요와 삶은 두부를 아침의 남은 참치찌개와 함께 먹었다. 지난 번과 다르게 청양고추도 한 개 넣었더니 느끼한 맛을 많이 잡아주었다. 치킨마요에 밥이 적음에도 두부가 있어 배가 불렀다. 밥을 먹고 설거지는 남편이 해줘서 나는 40분간 휴식을 취했다. 남편도 소화를 좀 시키다가 운동을 가고 나도 집에서 제자리걸음을 조금 더 해주었다. 집에만 있었음에도 일부러 제자리걸음을 해줘서 오늘 걸음수가 6천보가 넘었다. 기어핏 덕분에 꾸준히 운동하는 습관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남편은 운동을 마치고 장까지 봐서 집에 돌아왔다. 남편과 같이 하동여행경비와 사진들을 클라우드에 정리했다. 2박 3일 일정인데 경비가 예상보다 적게 나온 것 같다고 생각했다. 다음에 지리산 쪽으로 다시 여행을 가면 펜션 대신 에어비앤비에서 쾌적하고 저렴한 숙소를 구해 조금 더 경비절감하며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이번 여행기를 회사동생이 읽었는데 남편과 나 사이에 서로가 서로에게 좋은 시너지가 발생하는 것 같다고 좋아보인다고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그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아마도 서로를 못 만났고 그저 그런 사람과 결혼했으면 대기업에 갈 생각도 못했을 거고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했을 거라고 그냥 이 정도가 나한테 맞는다고 생각하면서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면서 살았을거라고 했다. 남편과 나는 우리가 만났기 때문에 서로가 더 좋은 사람이 됐다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다. 이게 다른 사람의 눈에도 보인다는게 신기했고 그만큼 우리가 예전보다 더 성장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지금처럼 항상 서로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부부로 살아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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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일어나니 6시다. 오늘은 병원도 가고 하동도 가야하기 때문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 수 없을 것 같아 일어난 김에 인터넷 강의를 들을까? 생각만 하다 다시 잠이 들었다. 넘치지 못한 학구열은 잠의 유혹을 이기지 못한다. 결국 6시 30분에 일어나서 일단 차근차근 짐을 챙겼다. 원래 속옷과 양말을 챙기는 전용 파우치가 있는데 보이지 않는다. 그게 있어야 편한데 15분 쯤 찾다가 포기하고 다른 파우치에 속옷과 양말을 넣었다. 원래 전용 파우치가 아니다보니 좀 작은 것 같다.

  파우치 찾기 덕분에 예상시간보다 밥은 15분 늦게 먹게 되었다. 이제 마지막 남은 소불고기를 볶고 어제 일부러 아침까지 해서 얼려둔 밥을 전자렌지에 데웠다. 남편은 마지막 남은 소불고기가 여간 아쉬운게 아닌 것 같았다. 다음에 꼭 더해달라고 신신당부를 한다. 밥을 먹고 나는 설거지를 하고 남편은 먼저 씻었다. 남편이 씻고 난 후 나도 씻고 화장품들을 바른 후 짐 가방에 챙겨 넣었다. 아침부터 짐을 챙기고 정신 없이 분주한데 남편은 여행갈 플레이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아직 옷도 안 갈아입고 있길래 "남편 굼떠, 오늘 너무 굼떠." 연신 구박을 해줬다.

  8시 20분에 병원 출발하자고 하더니 굼뜬 남편 덕에 15분이 지체됐다. 원래 예약은 내일인데 하동에 가야해서 오늘은 예약없이 대기를 해야한다. 다행히 대기번호가 3번이어서 생각보다 빨리 끝나겠다며 좋아했는데 역시나 주치의 원장님의 인기가 워낙 많아 1시간 대기 후 진료를 볼 수 있었다.

  딩턴이는 어제 아빠의 요청대로 한 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움직인다. 움직임이 심해 초음파가 계속 흔들려 잡기도 힘들 지경이고 원장님도 애기가 유난히 많이 움직인다고 말씀하실 정도였다. 태어나서 엄청 에너제틱할까봐 저질체력인 나는 벌써부터 겁이 난다. 성별은 역시나 아들이었다. 태몽이 애매하긴 했지만 단 한 순간도 딩턴이가 아들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기에 특별히 놀라진 않았다. 남편은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 없다고 말은 했지만 내심 첫째는 아들이길 바랬기 때문에 더 좋아했다.

  안 그래도 여쭤보려고 했는데 원장님이 먼저 몸무게가 왜 이렇게 빠지냐고 물어보셨다. 오늘 17주 2일차이고 오늘자 아이랑스토리에서도 '엄마 몸무게는 4.5kg에서 5.5kg이 느는게 정상입니다.' 라고 알림이 왔지만 난 2.5kg이 빠졌고 병원 갈 때마다 최저 몸무게를 갱신하고 있다. 일부러 식단 관리를 하고 있고 채소도 많이 먹고 간식을 안 먹는다고 말씀드리니 안 좋은 것들 먹으며 살 찌는 것 보다 낫다고 괜찮다고 말씀해주셨다. 딩턴이 무게도 주차대비 정상이라고 하시니 지금 상태를 유지하고 싶긴한데 남편은 양을 조금만 늘렸으면 좋겠다고 했다. 사실 매일 세 끼를 영양을 고려해서 다 챙겨 먹긴 하지만 적게 먹을 때는 1,100칼로리, 보통은 1,500칼로리 수준으로만 먹고 있기 때문에 양을 늘리긴 해야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만삭이 되면 최소 10킬로는 찔텐데 무릎이며 관절이 안 좋아질까 걱정이 된다. 임신 전 체중관리를 했었어야했는데 회사 다니다보니 커피믹스도 달고 살았고 외식도 자주 했었다. 진작에 그만두고 몸 관리를 했어야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 만약 딩턴이가 없을 때 관리 했으면 2.5킬로가 아니라 5킬로는 넘게 빠졌을텐데 닥치지 않았는데 미리 하는 것은 미루기 좋아하는 나한테는 정말 어려운 일인 것 같다.

  집에 가서 계란을 2개 삶고 호밀빵을 토스트한 후 잼을 바르고 포장을 해서 챙겼다. 휴게소에 가서 고삐가 풀릴까 싶어 집에서 준비한 건강한 음식으로 요기를 할 생각이다. 남편은 창 유리가 너무 지저분하다며 내가 음식을 챙길 동안 세차를 하고 왔다. 이제 드디어 하동으로 출발이다. 가는 길에 엄마와 어머님께 전화를 드렸다. 엄마는 첫째는 딸이 좋은데라며 말을 흐렸는데 한 번도 티낸적 없지만 내심 딸이길 바랬나? 어머님은 아들, 딸 상관 없다고 하시긴 하셨지만 아버님이 아들이길 바라신 것 같기에 좋아하셨다. 애기도 건강하다고 하니 태교를 너무 잘해서 그런 것이라고 칭찬을 해주셨다. 하동에 놀러갈 거라고 말씀드리니 남편에게 꼭 내가 먹고 싶은거 저녁에 사주라고 용돈까지 보내주시고 운전 살살하고 잘 데리고 가라고 신신당부까지 하셨다. 사랑 받는 며느리인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

  하동 가는길에 벌곡휴게소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아 역시 다른 유혹은 다 이겼는데 떡볶이에 KO했다. 떡볶이와 집에서 가져온 호밀빵과 삶은 달걀을 함께 먹었다. 원래 삶은 달걀은 떡볶이 친구이니 맛이 업그레이드 되었다. 떡볶이가 그냥 먹고 싶어 샀지만 삶은 달걀을 챙겨온 내 센스가 갑자기 돋보이는 순간이었다. 밥을 먹고 남편에게 아메리카노를 사 먹자고 꼬셨다. 먹지 않겠다고 했는데 나 먹고 싶다는 말에 남편이 바로 사줬다. 그래도 양심은 있어서 한 잔만 사서 조금만 뺏어 먹었다. 원래 여행길엔 늘 아메리카노가 함께했는데 임신을 하니 카페인이 걱정되서 정말 간만에 마시는 커피이다.

  휴게소는 벌곡 한 군데만 들리고 바로 하동 쌍계사에 갔더니 2시 30분에 도착했다. 입장료를 내고 올라가는데 오르막이라 유난히 숨이 찼다. 별로 멀지 않은 거리임에도 몇 번이나 쉬면서 올라갔다. 임신 후 평지는 40분씩 걷기 운동을 했지만 오르막은 처음이므로 다리에 알이 배일 정도였다. 숨이 턱턱 막힐 때 쯤 도착했는데 목이 너무 말라 절 안에 있는 매점에서 헛개수를 구입하였다. 곳곳에 지하수를 떠먹을 수 있는 시설이 있었지만 혹시나 탈이 날까 안전하게 구입한 음료를 마셨다.

  쌍계사 안에는 하동 8경 중 하나인 불일폭포가 있는데 거기에 도달하려면 1시간 30분의 오르막을 더 올라야해서 30도가 넘는 날씨에 임산부인 내게는 무리인 것 같아 불일폭포 관람은 포기했다. 쌍계사 대웅전까지만 관람했는데 대웅전은 보물 500호로 대통령과 정치인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연등이 금색으로 달려 있어서 인상적이었다. 또 인상적인 것은 무척이나 더운 날씨였는데 이상하게 대웅전 앞에만 가면 마치 에어컨을 켠 것처럼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특이한 건축기법을 써서 건축한 것은 아닌지 뭔가 신비감마저 느껴졌다.

  내려갈 때도 마찬가지로 쉬면서 쉬엄쉬엄 내려갔다. 임신 전에는 그래도 제법 잘 걸었는데 확실히 내가 임산부이긴 한가보다. 주차장까지 내려와서 더위도 식힐겸 배틀트립에 반영되었던 쌍계명차에 갔다. 워너원이 극찬한 홍도라지 아이스크림과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었다. 확실히 홍도라지는 진짜 말하지 않으면 도라지인지 절대 모를 맛이다. 약간 커피맛 같기도 하고 구수한 콩을 갈아넣은 미숫가루 같기도 한데 맛있었다. 홍도라지가 더 달기 때문에 홍도라지를 먹고 녹차아이스크림을 먹으면 씁쓸한 맛이 나기도 하지만 녹차아이스크림도 깔끔하니 맛있었다. 개인적으로는 홍도라지는 먹다보면 약간 단맛이 강해 녹차가 더 입에 맞는 것 같다. 쌍계명차는 건물이 깔끔하고 2층에는 차를 마실 수 있는 공간과 다기류를 모아 놓은 박물관도 있어서 한 번 들르기 좋은 곳이다. 근처에 있으면 하루 종일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평일 오후라 손님이 없어서 더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다.

  쌍계명차에서 더위를 식히고 화계장터로 걸어내려갔다. 생각보다 문을 닫은 가게도 많고 호객행위도 좀 심했다. 몇 바퀴를 돌다 그 집이 그 집이겠거니 하고 적극적으로 호객을 하셨던 집으로 들어갔다. 시아버지 밥상을 시켰는데 시아버지 밥상은 은어튀김 + 참게장 + 재첩국이 나오는 메뉴인데 임신중이라 날 것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참게장 대신 은어전을 더 많이 달라고 요청드리니 그렇게 변경해주셨다. 재첩국은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까 궁금했는데 시원한 맛에 먹는다는데 나는 잘 모르겠다. 아마 내가 별로 재첩국을 안 좋아하거나 술을 안 마셔서 시원하게 속이 풀린다는 느낌이 없었던 건 같다. 은어튀김은 은어 2마리에 빙어튀김이 나오는데 빙어튀김은 뼈도 먹을 수 있어 칼슘섭취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식당에 파리가 너무 많아서 밑반찬은 손도 안대고 남편도 나도 밥은 반그릇도 채 먹지 않았다. 그나마 비싼 은어튀김을 집중적으로 먹고 나왔다. 인당 16천원인데 솔직히 돈이 아까웠다.

  화계장터에서 아까 차를 세워두었던 쌍계명차까지 걸어서 왔다. 쌍계명차 바로 옆에 있는 마트에 들어가 음료수와 보리차 등을 사고 남편의 술과 안주용 웨하스, 맥반석 오징어 구이도 샀다. 수박이 먹고 싶어 구입했는데 크기가 너무 크다. 반쪽만 파는 조각이 있길 바랬는데 사이즈가 다양하지 못해 아쉬웠다.

  이제 장본 것들을 챙겨들고 펜션에 왔다. 임신 초기에는 조심해야해서 돌아다니지 못했는데 얼마만에 놀러오는 건지 기분이 좋았다. 황토집들이 즐비하고 작지만 히누끼 욕조도 있고 우리층은 테라스도 있어서 더 멋스럽게 느껴진다. 짐을 대충 풀고 펜션 앞 계곡으로 내려가 발만 담그고 다시 올라왔다. 물도 너무 깨끗하고 사람도 없어서 조용히 즐기기 좋았다. 내일 오후에는 일정을 조금 일찍 마치고 계곡에서 놀 생각이다.

  방에 가서 짐들을 정리하고 수박도 잘라 수박통 안에 넣어두고 남는 수박은 잘라서 우리 먹을 것을 빼고 펜션 관리자분께 드리고 왔다. 욕심부리고 가지고 있어봐야 먹지 않을 것 같아 드렸는데 두고두고 잘한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저녁은 먹었기에 일찌감치 테라스에 가서 남편은 술을 마시고 나는 수박을 먹으며 3-4시간 동안 하염없이 얘기를 했다. 딩턴이 얘기도 하고 은퇴 후의 삶이나 내 커리어, 요즘 내 기분들과 서로 감사한 것들에 대해 얘기하고나니 남편과 더욱 가까워진 느낌이다 .집에 있으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가 싶지 않은데 나와서 좋은 경치를 보며 물소리도 듣고 어둑해질 때까지 밖에서 얘기하다보니 더 서로에게 감성적이고 진솔해졌다. 내 인생의 3분의 1 이상을 함께 했기에 항상 의지가 되지만 앞으로도 함께 해쳐 나가야 일들이 무수하기에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자며 화이팅 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회사 스트레스 등 일상에 지친 남편에게 이번 여행이 힐링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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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남편이 안마를 하다 그대로 잠들어서 알람을 맞추지 않았나보다. 당연히 매일 남편이 알람을 맞추기에 나도 맞추지 않았더니 6시 5분전에 일어났다. 서둘러 일어나 빵을 토스트기에 굽고 어제 구우려고 잘라서 준비해둔 감자는 전자렌지로 익혔다. 계란후라이까지해서 후다닥 아침을 차렸다. 남편은 어제 10시도 안 되서 잠이 들었는데 6시까지도 일어나지 못했다.

  엊그제 만들어 놓은 오렌지쨈에 빵을 발랐는데 설탕을 많이 안 넣어서 그런지 달지가 않았다. 어머님이 보내주신 오디쨈이 훨씬 내 입에 맞는 것 같았다. 원래는 브런치처럼 스크램블 에그도 하고 소세지도 굽고 싶었는데 소세지는 건강을 생각해서 패스하고 스크램블 에그도 시간 때문에 하지 못했다. 감자는 따로 먹을 생각이었지만 빵이 좀 퍽퍽해서 토스트 안에 계란이랑 감자를 긁어 넣었다. 한결 맛이 업그레이드가 되었다. 간만에 빵을 먹었더니 더 맛있게 느껴졌다.아침부터 724kcal를 섭취한 푸짐한 식사였다.

  밥을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인터넷 강의를 봤다. 강의를 다 보고난 후 이력서를 썼다. 간만에 이력서를 쓰려고하니 잘 풀리지가 않았다. 인적사항과 자격증, 업무경험 등을 기재하고 자기소개서 항목을 워드에 복사해두었다. 400자씩 5개 항목이었는데 키워드만 기재하고 자기소개서는 쓰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 많이 써서 지긋지긋하다. 다시는 안쓸 줄 알았는데 또 쓰게 되다니 뭔가 어릴 때 기억이 새록새록 나는 것 같았다.

  공복 상태로 철분과 앱솔맘을 챙겨먹고 1시간 뒤 점심으로 어제 사둔 에그타르트 1개를 먹었다. 아침에도 빵을 먹고 점심에도 빵을 먹어 평소보다 탄수화물 수치가 월등하게 높았다. 저녁은 필히 닭가슴살을 먹어야겠다. 오랜만에 엄마가 전화가 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어제는 아빠가 전화가 왔었는데 오늘은 엄마가 전화를 한다. 하동에 놀러간다고 하니 날도 덥고 그 멀리까지 힘들게 뭐하러 가냐며 잔소리 좀 들었다.

  하동갈 때 필요한 물품들을 장볼거리, 집에서 가져갈 것들, 갈아 입을 여벌 옷 등을 수첩에 적어 리스트를 작성했다. 원래 그렇게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이 아닌데 2박 3일 일정이라 조금 더 신경써서 챙겼다. 가져가야 할 옷들 중 세탁이 필요한 옷이 있어서 빨래를 하고 널었다.

  정리를 다 하고보니 벌써 5시다. 마트에서 닭가슴살을 챙겨왔다. 원래 괜찮았는데 마트를 갔다오니 배가 너무 아팠다. 밥만 겨우하고 계속 멍하니 쇼파에 앉아있었다. 배가 아파서 쉬고만 싶은 기분이다. 남편 올 시간에 맞춰 음식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6시가 지나도 남편이 전화가 없다. 20분쯤 지나서 전화를 했더니 아직 못 나왔다고 나갈 때 전화한다고 하고 끊었다. 안 좋은 일이 있는지 누구랑 싸우고 있는 중이라고 하는데 걱정이 된다. 10분쯤 지나니 남편이 출발한다고 전화가 와서 나도 일어나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만들었다. 단백질 보충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기 위해 밥은 검정콩을 섞어서 지었고 밥양도 130g만 맞춰서 담았다. 간장, 설탕, 물을 섞어 데리야끼 소스를 만들고 양파, 닭가슴살, 계란을 넣고 소스를 졸였다. 훈제 닭가슴살을 쓰니 소스와 섞여 닭 자체의 맛이 좀 그랬다. 아 이번에는 망했구나 싶었다. 다음에는 생 닭가슴살이나 탄두리치킨으로 도전해봐야겠다.

  남편이 집에 도착해서 밥에 요리한 닭가슴살을 얹고 하프마요네즈를 뿌리고 김을 잘라 얹었다. 비비기 전 사진을 못 찍어서 비빈 후 사진을 올리려고하니 마치 개밥 같은 비쥬얼이다. 그래도 확실히 마요네즈와 김이 추가되니 이제 제법 내가 알던 치킨 마요의 맛과 똑같아졌다. 남편도 만족스러워했고 종종 해달라고 요청을 했다. 결혼 전에는 닭가슴살하면 매일 똑같이 전자렌지에 데워 먹는게 고작이라 오래 먹지도 못하고 쉽게 질렸는데 매번 번갈아가며 요리를 하니 확실히 질리는 것도 덜하고 오래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다음에는 또 어떤 닭가슴살 요리를 할지 기대가 된다.

  남편에게 왜 싸웠는지 물어보려다 밥 맛이 떨어질까봐 말을 안했더니 화제가 전환되어 까먹고 못 물어봤다. 밥을 먹고 난 후 하동갈 코스들을 대충 다시 리마인드하고 준비물 리스트를 남편에게 공유하고 그 중 불필요한 것들을 지웠다. 짐을 싸야하는데 오늘 낮잠을 안 자서 너무 피곤했다. 짐은 내일 싸기로 하고 남편이 영화보자는 제안도 거절하고 일단 일찍 자려고 누웠다. 내일은 한 달만에 딩턴이 보러 병원에 갈 예정인데 남편이 "딩턴아 내일 엄마, 아빠보니까 신나지? 내일도 많이 움직이고 춤 추면서 엄마, 아빠 반겨줘. 사랑해" ^^ 라고 말한다. 진짜 딩턴이가 아빠 말대로 많이 움직일지 모르겠다. 딩턴아 내일보자.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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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요일 아침이다. 매번 오전에 있는 중역회의자료들을 만드느라 일찍 출근하는 남편이지만 매주 수요일은 특히나 더 일찍 가야하는 중요한 날이다. 그래서인지 수요일만 되면 마음이 더 급해진다. 오늘도 역시 소불고기에 반찬들을 꺼내 밥을 챙겨줬다. 어제 국에 열무김치까지 먹었더니 칼로리가 좀 높아 오늘은 뺐다. 오늘로서 임신 17주차인데 몸무게는 임신 전 -2.2kg이다. 건강하게 식단을 관리하고 주 3회 40분씩 걷기운동을 하고 있긴 하지만 점점 살이 빠지고 있어서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이번주에 검진을 가면 애기 몸무게가 정상인지 여쭤보고 계속 관리를 유지해야할지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려고 했는데 너무 어지러웠다. 엄마랑아가랑 앱을 통해 매일 아가와 산모의 신체변화를 확인하는데 혈액이 40% 증가해 어지러울 수 있는 시기라고 미리 체크를 했었기에 어지러움증이 나타나는 것에 대해 크게 걱정은 없었다. 하지만 기운이 너무 없어서 일단은 누웠다. 누워서 4시간 정도 잤다. 중간중간 깨긴했지만 기운을 차릴 수가 없었다.

  일어나서 점심을 먹어야되는데 별로 기운이 없어 삶은달걀 1개에 앱솔맘 오렌지쥬스를 챙겨 먹었다. 앱솔맘은 임신 후 전에 없던 변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식사일지를 작성하다보면 야채를 그렇게 먹음에도 지속적으로 식이섬유가 부족하기 때문에 구입했다. 이제 철분을 먹어야하는 시기도 되었는데 오렌지 쥬스에 있는 비타민 C가 철분의 흡수도 도와준다고 한다.

  점심은 간단히 때우고 아까 못했던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청소기를 돌리고 바닥도 닦았다. 청소를 하면 개운한 느낌이 드는데 청소기를 돌리는건 왜 이렇게 귀찮은지 모르겠다. 인터넷에서 운동하면서 제일 힘든게 헬스장가기라고 하는데 나한테는 청소도 마찬가지인 건 같다. 청소기를 들기까지 온갖 귀찮음의 유혹을 이겨내야한다. 내가 회사다닐 때는 늘 남편이 해줘서 그런지 청소기가 특히 더 하기 싫은 것 같다. 청소를 마치고 인터넷 강의도 들었다.

  강의를 다 듣고 회사 동생에게 연락을 해봤더니 어제 부탁하자마자 경력증명서는 보내줬고 천천히 보내줘도 된다고 했던 원천징수영수증까지 꼼꼼하게 이미 메일로 보내 주어서 너무 고마웠다. 그것 땜에 연락해본 것은 아니지만 잊지 않고 신경 써줘서 고마웠다. 먼저 결혼하기도 했고 벌써 한 아이에 엄마인 동생은 임신 중인 나를 위해 이건저것 정보를 많이 주고 있다. 그것도 고맙고 일하랴 육아하랴 힘들 법도 한데 애기도 잘 챙기는 좋은 엄마이다. 요즘 복직 후 회사생활에 권태로움을 느끼는 것 같은데 슬기롭게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

  오늘 특히 어지럽기도 했고 이제 철분 먹을 시기도 되어서 운동도 할겸 흥덕보건소에 가서 철분제를 받아왔다. 한 달치만 주는지 알았는데 세 달치나 주셨다. 중기, 후기 두 번만 가면 되서 편리한 것 같다. 보건소에 다양한 임산부 복지가 많아서 좋다. 나중에는 수유교실에도 참석하고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기 마사지 수업에도 참석 해봐야겠다.

  보건소에서 나와 마트에도 들렀다. 오늘 남편도 그렇고 나도 점심을 대충 먹어서 탄수화물이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감자전을 만들 예정이다. 부침가루를 사고 단백질도 빼놓을 수가 없어 연두부도 추가로 구입했다. 보건소까지 걸어 갔다온 덕분에 2.93km나 걸을 수 있었다. 소모 칼로리 169kcal이다.

  집에 와서 곰돌이채칼로 감자를 채썰었다. 곰돌이 채칼은 결혼하기 전 홈쇼핑을 보고 혹해서 샀는데 몇 년동안 칼날이 무서워서 쓰지 않았다. 남편이 지난주에 곰돌이 채칼 광고를 보고 좋다며 오이로 시연을 해봐서 사용법을 약간은 이해했다. 여전히 조립이나 이런건 어려운 것 같다. 딩턴이 이유식해주려면 사용법에 더 익숙해져야할텐데 벌써부터 걱정이다.

  오늘은 패밀리데이라 남편이 평소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올 시간에 맞춘다고 준비하긴 했는데 차가 안막혀서인지 부치기도 전에 남편이 도착을 했다. 운동하고 온다고 해서 감자전을 부쳤는데 생각보다 너무 안익어서 당황했다. 다음부터는 귀찮더라도 그냥 갈아서 해야겠다. 양파, 당근, 파도 넣었더니 감자끼리 접착력도 떨어져서 뒤집는 것도 너무 어려웠다. 첫 장은 그냥 굽고 두번째, 세번째 장은 칼슘 치즈를 추가했다. 남편의 영양성분표를 보면 늘 칼슘이 부족해서 치즈를 권해도 안먹기 때문에 일부러 감자전에 치즈를 추가해서 먹였다. 치즈를 별로 안좋아하는 남편인데 감자전에 해주니 그래도 잘 먹어서 보기 좋았다. 연두부도 살짝 전자레인지에 돌려서 먹었는데 꿀맛이다. 남편이 막걸리만 안 먹었으면 훌륭한 영양식단이었던 것 같다.

  저녁을 다 먹고 오늘 컨디션이 좋지 못했다고하니 남편이 설거지를 다했다. 패밀리데이라 그런지 설거지까지 다 했는데도 8시도 안 되었다. 내일 아침에는 빵을 먹을 생각으로 남편과 빵을 사러갔다. 집 앞 베리하우스빵이 천연 통밀빵이라고 해서 갔는데 다 팔렸는지 쌀 식빵 밖에 없어 할 수 없이 파리바게트에 갔다. 파리바게트에서 호밀호두빵을 샀는데 단백질도 있고 당도 적어 영양성분이 생각보다 마음에 들었다. 인터넷에서 호밀빵을 주문해서 먹을까도 생각했는데 가끔 빵이 생각날 때 파리바게트 호밀식빵도 괜찮을 것 같았다. 오늘 섭취한 전체 칼로리가 1,100칼로리 밖에 안되었기 때문에 에그타르트도 하나 살짝 집어왔다. 남편이 빵을 사기위해 일부러 지갑을 챙겨나왔었는데 무색하게 내 해피포인트로 결제했다. 공짜로 빵을 먹는 기분이다. 밖은 선선하고 제법 기분 좋게 산책을 하고 집에 돌아왔다.

  수박을 먹으며 모르코와 포르투칼의 경기를 10분 정도 봤는데 확실히 움직임이 좋은 것 같았다. 남편도 저 축구는 재밌다고 했다. 수박을 다 먹고 남편은 먼저 씻고 방에 가서 마사지 기계로 허리를 마사지 했다. 나는 낮에 보건소에 다녀오느라 찝찝해서 샤워까지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는데 남편은 허리안마기를 하다가 그대로 잠이 들어있다. 허리 안아플려나? 남편을 깨워서 마사지 기계를 빼주었다. 남편은 진짜 오랜만에 술을 마셔서인지 완전 골아떨어졌는데 나는 낮에 자서 잠이 하나도 안왔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시쯤 잠든 것 같다. 잠들기 전 자장가를 틀어 30분 뒤 자동꺼짐으로 맞춰두고 딩턴이에게 잘 자라며 인사를 해주었다. 이제 청각이 발달하고 있는 딩턴이가 자장가를 듣고 평온하게 잠들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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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너무 피곤해서 5시 10분에 눈을 뜨고도 또 잠이 들었다. 5시 35분쯤 남편이 깨워줘서 겨우 일어날 수 있었는데 남편은 한참 전에 일어났는데도 더 자라고 지금 깨웠다고 한다. 나 땜에 서두르는건 아닌지 괜히 미안해진다. 벌떡 일어나서 소불고기를 후라이팬에 볶고 어머님이 주신 북어감자국을 데웠다. 반찬들을 꺼내니 뚝딱 아침상이 차려졌다.

  예전에 방학동안 미국에서 어학연수를 한 적이 있었는데 같은 반에 기러기 부부를 하는 두 분이 계셨다. 한 분은 아침마다 빵으로 아침을 차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한 분은 밥을 차려 먹이고 학교에 보낸다고 했다. 빵으로 아침을 차려주시는 분이 매일 어떻게 밥을 차려주냐며 대단하다고 말하니 밥을 차려주시는 분이 "밥은 전날 국만 끓이면 아침에는 데워주면 끝이야. 맨날 빵 차려주는게 더 일이라 밥으로 바꿨어." 라고 말씀하셨다. 그 때는 그냥 토스트기에 넣고 쨈을 바르면 되는 빵이 훨씬 편할거라고 생각했는데 내가 해보니 확실히 전날 준비만 되어 있으면 밥이 차리는건 훨씬 빠른 것 같다. 소불고기도 미리 재워 놓으니 아침에 볶기만 하면 되서 간단하게 준비도 되고 단백질도 보충되서 좋다.

  아침을 든든하게 먹이고 출근하는 남편을 배웅해줬다. 며칠 전부터 아침마다 혈압을 체크하는데 원래 정상인 나는 여전히 정상이지만 남편은 약간 고혈압이 있었는데 이제 정상혈압이 되었다. 최근 남편이 술도 안 먹고 운동을 하는 것도 있지만 건강식으로 영양을 고려하여 식단을 짜고 있는 내 덕도 조금 있는 것 같아 뿌듯했다.

  남편이 출근을 하고 설거지를 마치고 오늘은 낮잠을 자지 않고 인터넷 강의를 들었다. 매일 남편이 출근하면 잠을 자기 때문에 밤에 잠이 잘 안와 가급적이면 자지말자고 생각했다. 산책을 가고 싶었는데 오늘 초미세먼지가 나쁨이라 나갈 수 없을 것 같다. 하루종일 집에서 뭘해야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남편이 메신저를 보낸다. 하동갈 때 모기퇴치기를 사려고 하는데 재무부장관의 허락이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내게 줄 기어핏을 맘대로 사서 욕 먹은 이후로 돈 쓸 때마다 나의 의견을 묻는다. 사실 나도 돈 쓸 때마다 그렇게 하고 있는데 이렇게 하지 않으면 어디서 돈이 세는지 알 수가 없고 불필요한 물건을 사게 되는 것 같아서 둘의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하동에 갈 펜션도 정했는데 아름다운 산골이라는 황토펜션이고 방은 축복방이다. 축복방은 2층이라 밖에 테라스가 있어서 바베큐도 거기서 해야하고 밤에는 과일을 먹으며 늦게까지 얘기할 계획이기 때문에 테라스에 있는 시간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딩턴이가 있어 모기에 의한 질병이라도 옮으면 위험할 것 같아 모기퇴치기를 구매하기로 했다. 효과가 있었으면 좋겠다.

  오늘 점심은 감자 2개와 삶은 달걀로 대체했다. 감자는 1개만 먹으려했는데 칼로리도 부족하고 탄수화물도 부족해 양을 늘렸다. 원래 감자나 고구마를 좋아해서 맛있는 한끼였다.

  밥을 먹고 소화를 시키다가 집에만 있으니 답답한 것 같아 삼성헬스앱의 운동 프로그램을 따라하려고 찾아봤다. 처음에는 몸의 균형맞추기 프로그램을 선택했는데 와이드 스쿼트와 왼쪽 오른쪽 원 레그 브릿지로 구성되어 있다. 인터넷에는 임산부에게 스쿼트가 좋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고관절 운동이라 조산의 위험이 있어 하면 안된다고 후배한테 들은적이 있어서 몇 번 따라하다가 찝찝해서 그만두기로 했다. 아무래도 병원에서 물어보고 운동을 하는게 좋을 것 같다. 대신 자세 개선하기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런지 트위스트만 빼고는 할 만했다. 다만 평소 자세가 얼마나 안 좋은지 월스탠드를 하기 위해 벽에 1분 40초간 서 있기만 했는데도 어깨가 아팠다. 앞으로 쭉 연습해서 자세 개선에 힘써야겠다. 삼성헬스 운동 프로그램은 기어핏2와 연결되서 내가 동영상을 보고 따라하는 만큼 심박수를 측정해 소모 칼로리를 계산해준다. 다른 운동 동영상 프로그램을 따라하면 내가 얼마나 칼로리를 소모했는지 알 수가 없었는데 삼성헬스의 큰 장점이 아닌가 싶다.

  특히 내가 느끼는 기어핏2와 삼성헬스의 최대장점은 런닝머신기능이다. 런닝머신 모드로 운동을 설정하고 제자리걸음만해도 심박수로 얼마나 운동했는지 측정을 해준다. 임산부한테 워킹머신운동이 좋다고 해서 살까 고민했는데 90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아 망설였다. 기어핏만 있으면 워킹머신 없이 내가 제자리에서 걸은 운동량을 측정해줘서 편리하다. 좀 제자리걷기가 지겹긴하지만 오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집에서 제자리걸음 운동으로 야외활동을 대체 해야겠다. 기어핏2가 있으니 편리한데 남편한테 너무 뭐라고 한 것 같아 미안하다.

  아침에도 밥을 먹고 점심도 탄수화물을 섭취했기에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먹기로 했다. 닭가슴살이 금방 지겨워질까봐 늘 요리방법을 바꾸는데 오늘은 뭘해야하나 고민하다 인터넷을 뒤져봤다. 월드컵 시즌이라 치킨이나 고칼로리 야식 섭취 많아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건강야식을 소개하는 기사에서  닭가슴살 꼬치를 발견했다. 오늘 요리는 꼬치로 바로 결정했다. 다만 미세먼지때문에 나갈 수 없어 오로지 집에 있는 재료로만 만들었다. 파인애플도 구웠으면 좋았을텐데 살짝 아쉽다. 닭가슴살, 토마토, 쪽파, 양파와 지방 보충을 위해 땅콩을 부숴 뿌렸다. 데리야키소스보다는 매콤한 것이 어울릴 것 같아 고추장과 케찹을 베이스로 한 매콤새콤소스를 만들었다. 남편이 별식이라며 후딱 먹어치웠다. 영양간식으로도 좋을 것 같다.

   밥을 먹고 30분 정도 있다가 남편은 운동을 가고 나는 방콕이다. 티비를 보면서 런닝머신기능으로 제자리걸음 운동을 했다. 런닝머신은 어쩔 수 없이 속도를 따라가야하지만 제자리걷기 운동은 내가 나 의지로 속도를 맞춰야하는 단점이 있다. 빨리 걷는 것이 효과적이지만 나는 느릿느릿하게 걸었다. 그래도 임산부니까 너무 무리하면 안되겠지? 하고 시속 4킬로 정도로만 걷는다. 원래 오늘 같은 대기 상태로는 더더욱 운동을 안했을텐데 그래도 기어핏 덕분에 120칼로리분 만큼은 소모했다. 남편이 선물한 기어핏으로 열심히 운동해서 나랑 딩턴이 모두 건강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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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새벽 1시 30분에 잤다가 남편이 새벽에 깨는 바람에 4시 30분에 깼다. 어제 이번주에 놀러가지 않기로 결정했지만 일찍 일어났으니 지금 맘만 먹으면 놀러갈 수 있다고 어떻게 할까? 남편과 상의했는데 이제와서 펜션 예약도 어렵고 다음주에 가기로 최종 결정했다. 남편이 골목식당이 재밌을 것 같다며 골목식당을 봐서 옆에서 같이 봤다. 1편은 보지 못했지만 인터넷에서 엄청나게 욕 먹던 장어집 사장님이 노력하는 모습을 보고 괜히 내가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다들 열심히 나름의 노력을 하였지만 싫은 소리를 듣기도 했는데 인생이 그런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내가 노력한 것은 나만의 만족감이고 내가 열심히 했든 아니든 어찌됐든지간에 잘해야 한다는 것, 결과가 좋아야한다는 생각이 다시 한 번 들었다.

  골목식당을 다 보니 6시 30분쯤 되서 다시 잠이 들었는데 장작 4시간을 잤다. 남편도 같이 잤지만 나보다 빨리 일어나서 우유랑 바나나를 챙겨 먹고 헬스장에서 운동까지 다녀왔다. 주말에는 같이 운동을 했어야했는데 괜히 남편한테도 딩턴이한테도 미안한 마음이 든다.

  남편에게 전화해 운동을 마치고 마트에서 두부와 애호박을 사다달라고 부탁을 하고 점심밥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 점심은 어머님이 주신 청국장으로 찌개를 만들 예정이다. 나트륨이 많긴 하지만 그래도 두부와 함께 먹으면 제법 훌륭한 단백질 식사가 된다. 그간 청국장을 만들 때마다 맛이 부족했는데 백종원 레시피를 찾아보니 신김치를 넣어야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레시피대로 만드니 평소보다 만족스러운 맛이었다. 요즘 20대는 집밥하면 엄마보다 집밥백종원이 생각난다고 하던데 허튼소리가 아닌 것 같다. 회사 다니며 요리한 적이 별로 없는데 레시피대로 따라하면 어떤 요리인지간에 제법 훌륭한 맛이 난다. 남편은 어머님이 해주신 것과 완전 똑같은 맛이 난다며 극찬해주었다.

  밥을 먹고 소화 시킬 겸 남편과 문암생태공원 쪽으로 산책을 갔다. 날씨가 화창하고 맑아서 마치 가을하늘을 보는 건 같았다. 그런데 해가 제일 쨍쨍한 오후에 가서 그런지 너무 더웠고 자꾸 토레타로 수분을 보충했다. 좀만 수분보충 시기를 놓치면 탈진할 것 같은 기분이었다. 남편은 나 먹으라고 일부러 안마시길래 쓰러질까봐 강제로 먹였다. 꽃들이 있어서 꽃 향기가 나긴 했지만 날이 더워서 그런지 시들시들하다. 주변에는 날도 더운데 제초작업이 한참이었다. 너무 힘드실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2킬로 정도 걷고 문암생태공원캠핑장을 갔다. 생각보다 아담했는데 데크 사이가 좀 좁아서 사람이 많을 때는 불편할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구경을 하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수육용 사태와 블랙다이아수박을 샀다. 단백질 보충을 위해 고기를 먹으려고 했는데 남편이 수육을 외친다. 4일만에 또 수육을 먹었다. 이번엔 사태에 기름이 좀 있어서 떼고 먹었는데 남편은 역시 기름진 고기가 좀 더 맛있다고 한다. 그래서 삼겹살이 가장 인기인가보다. 수육 덕분에 오늘 하루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었다. 사실 오늘이 일요일인지 알고  낼 출근하는 남편이 안됐기도 해서 힘내라는 의미로 먹고 싶다는걸 해줬는데 설거지를 하다가 "아, 아까 마트갔을 때 키친타올 안사왔다. 내일 내가 가서 사와야겠다. "라고 말하니 남편이 "왜 혼자가? 내일 출근 안하니까 같이 가면되지"라고 말해서 오늘이 토요일인 것을 알았다. 정신 좀 차려야겠다.

  남편과 나눠서 정리를 하고 블랙다이아 수박도 잘라서 수박통에 착착 정리해두었다. 같이 하니까 훨씬 빨리 끝난 듯한 기분이다. 블로그를 정리하려고 하다 우연히 통계를 눌렀는데 저품질블로그에 걸렸는지 400~500명이던 방문자 수가 60명까지 떨어졌다. 광고도 없었고 매일 포스팅도 하고 글자수도 2천자씩은 넘는 것 같은데 억울한 기분이 든다. 인터넷에서 저품질 관련 글을 찾아봤는데 의심가는 것은 첫째, 스킨을 많이 변경한것, 둘째, 남편이 매일 내 글을 읽고 좋아요를 누르는 것, 셋째, 구글 애드센스 신청을 위해 HTML에 구글 광고코드를 삽입했던 것, 넷째, 시간 날 때마다 틈틈히 블로그를 쓰고 글을 올려서 완료되지 않은 상태로 글 수정을 자주 했던 것이다. 사실 원인은 잘 모르겠다. 저품질에서 벗어나는 방법이 몇몇개 인터넷에 나왔고 어떤 사람들은 아예 벗어나지 못하고 새로 블로그를 만들어야한다는 글을 보았다. 조회수가 폭락해서 많이 속상하긴하지만 일단 일일 400명이 넘는 방문자 중 내 글 자체를 보러 오는 사람이 많지 않고 내 일상을 적으려는 목적이 더 강했으니 조회수에는 미련을 갖지 말자는 생각을 했다.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서 블로그를 하는건 아니니까 스스로를 다독였다. 이제 블로그도 정이 들어서 조회수가 어찌되었건 매일매일 글을 올릴 생각이다. 그러다 저품질에서 벗어나 예전의 조회수를 찾는 날도 올거라 믿는다.

  밥을 먹고 배틀트립 워너원 하동편을 봤다. 책에는 안 나오는 아시아에서 제일 긴 짚라인이나 홍도라지 아이스크림이 인상적인 쌍계명차, 섬진강 카누, 벚굴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주에 하동에 가면 임산부라 짚라인, 카누는 못타더라도 쌍계명차에 가서 차랑 아이스크림을 먹고 벚굴도 먹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하동은 겨울에 가거나 벚꽃철에 가면 참 좋을 것 같은 동네인 것 같다. 내년에는 딩턴이가 너무 어려서 힘들 것 같고 내후년 벛꽃철에는 딩턴이 데리고 한 번 가봤으면 좋겠다. 딩턴이와 맞이할 벚꽃의 계절이 벌써 기대가 되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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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에 웬일인지 남편도 나도 일어나지 못했다. 남편도 피곤해서 밥을 안먹고 더 자고 싶다길래 6시 10분까지 밍기적거리다가 바나나와 사과, 요거트로 가볍게 챙겨 먹었다.

  남편은 출근하고 언제나처럼 전날 일상을 블로그에 정리하였는데 뭘 했는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최근 들어 단어도 잘 생각이 안난다. 건망증이 생긴 것 같아 불안하다. 예전부터 엄마한테 우스갯소리로 너도 애 낳아봐라 생각이 안난다라는 얘기를 종종 들었는데 출산을 하면 더 심해질까 겁이 난다.

  블로그를 정리하고 11시 40분까지 잠을 자다가 일어났다. 밥을 챙겨 먹어야하는데 오늘은 대충보다는 날 위한 요리를 하고 싶은 날이다. 레시피책을 찾아보다가 버섯밥전을 하기로 한다. 밥전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어서 어떤 맛일지 너무 궁금했다. 표고와 느타리버섯을 다져넣고 파브리카, 양파도 잘게 썰어 계란 2개에 섞었다. 아침에 얼려둔 밥 반공기를 계란물에 넣고 아보카도유에 부쳤다. 청양고추를 하나 썰어 넣었더니 별도 반찬이 필요가 없었다. 밀가루는 하나도 첨가하지 않고 밥을 넣었더니 쫀득쫀득한 식감이 좋았다. 나중에 찬밥이 남으면 든든한 별식으로 좋을 메뉴이다.

  밥을 먹고 정리를 하고 도서관에 다녀왔다. 갈 때는 그래도 앉아갔는데 올 때는 서서 오느라 조금 힘들었다. 빌려두었던 책을 반납하고 남편이 리마인더에 읽고 싶다고 적어두었던 베리 포틀랜드와 내가 읽고 싶은 그릿을 빌려왔다. 또 주말에 여행을 가기 위해 적당한 여행책을 골라봤다. 당장 내일인데도 주말에 가려는 여행지를 고르지 못했기 때문에 하동 느리게 걷기 책을 빌려왔다. 책을 대충 훑어 보고나니 한 번도 가보지 못했던 하동에 대해 흥미가 생겼다. 주말에 가자고 해야겠다. 하동에 가면 재밌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읽을 책을 빌리고 1층 아동 도서관에 가서 딩턴이에게 읽어줄 책을 골랐다. 원래는 존 버닝햄의 책을 빌려주고 싶었는데 1층은 처음 가서 그런지 책을 찾을 수가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1층에서 도서검색도 되지 않아서 청구기호를 확인할 수 없어 원하는 책은 빌려오지 못했다. 이제 자주자주 들러서 익숙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집에 오는 길에 장을 보려했지만 너무 책이 무거워서 일단 집으로 다시 돌아갔다. 짐을 놓고 도서관에 출발하기 전에 돌렸던 빨래를 널고 장바구니를 챙겨 마트에 갔다. 저녁에는 닭가슴살을 소불고기처럼 간장 양념에 재우고 볶을까하다가 닭갈비 양념처럼 만들면 더 맛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으로 닭가슴살만 넣은 닭갈비로 정했다.

  백종원의 닭갈비 레시피를 참조해 만들었다. 닭을 깨끗이 씻으라는데 생닭은 그냥 물에 씻으면 주변에 식중독균인 캄필로박터균이 옮을 수 있다고 들어서 끓는 물에 2분정도 데쳐서 찢었다. 양배추와 당근, 감자를 썰고 청양고추도 준비해서 양념에 버무릴 준비를 하는데 맛술이 없어서 인터넷에 보니 양주로 대체할 수 있다고 해 남편의 발렌타인을 두 숟가락 넣었다. 오늘은 남편이 생각보다 일찍 퇴근을 했다. 평소보다 30분은 먼저 도착해서 당황스러웠다. 남편은 아직 밥이 안되었으니 운동을 갔다오겠다고 했다. 30분만 운동하고 돌아오기로 했는데 오지 않아서 우선 그냥 불을 켜고 닭갈비를 시작했다. 불을 올리고 5분 정도 지나니 남편이 돌아왔다. 닭고기가 다 익어갈 때쯤 깻잎을 넣었더니 풍미가 올라갔다. 닭갈비와 함께 먹으려고 만들어 놓은 오이부추무침도 함께 곁들였다. 닭갈비는 진짜 성공적이었고 다 먹고 밥 한공기를 볶아 먹었더니 진짜 밖에서 파는 닭갈비가 안부러웠다. 오히려 조미료를 넣지 않고 고추장, 고추가루 등의 양념으로만 만들었더니 더 깔끔한 느낌이다. 가끔 특별한 닭가슴살 요리를 만들고 싶을 때 만들면 좋을 것 같다. 다만 애초에는 밥을 안 먹을 생각으로 400g을 만들었더니 배가 너무 부르고 저녁까지 소화가 안되는 것 같았다. 다음에는 양을 좀 줄여야겠다.

  저녁을 먹고 남편과 여행에 대해 남편에게 하동 느리게 걷기 책을 보여줬는데 너무 멀기도 하고 펜션 예약도 어렵고 아직은 차를 오래 타는 것이 좋지 않을 것 같다고 해서 일단 이번주는 가지 않기로 했다. 하동 말고도 조금 더 가까운 완주나 가평 등도 찾았는데 펜션이 마땅치 않다. 지금이 그나마 애기 신경 안써도 되고 비교적 편안한 임신 중기인데 후기로 갈수록 점점 더 여행이 힘들어질텐데 뭔가 아쉽기도 했다. 애기가 태어나면 당분간 둘만의 여행은 불가능하겠지? 좀 더 어렸을 때 더 많이 놀지 못한 것들이 아쉽게 느껴지는 하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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