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2시 50분 눈을 떠보니 남편이 없었다. 10시가 안되서 잠든 남편은 더워서 거실에서 에어컨을 쐬고 있었고 1시간 정도 뒤 침실로 돌아 다시 잠든것에 비해 12시에 잤던 나는 그 길로 깨서 다시 잠을 잘 수 없었다. 자려고 계속 누워있었는데 결국 5시에 침대에서 일어나 10분 정도 맨손체조를 하고 아침을 차렸다.

  어제 뷔페에서 신나게 먹방을 한 덕분에 아침은 간단히 먹자고 해서 삶은 계란과 우유(두유), 사과, 바나나, 요거트로 300칼로리 정도만 섭취했다. 늘 아침, 점심은 덜 먹더라도 저녁에 외식에 간식까지 꼬박 챙겨먹는지라 아침에 덜 먹었다고 긴장을 풀수는 없다. 이번주에는 병원도 가야하니 제발 좀 식단관리 좀 잘하자!!

  남편에게 10분만 더 있다가 가라고 한 후 10분동안 앱솔맘도 급하게 주문하고 놀다가 남편을 배웅해주고 어제 써둔 블로그에 사진을 편집해 업데이트 한 후 3시간도 채 못잔 잠을 보충하기 침대에 누웠다. 순산체조가 있기 때문에 9시 30분쯤 일어나 씻고 외출할 채비를 마쳤다. 버스가 바로 와서 기다리지 않고 탑승을 했고 정류장에서 10분 정도를 걸었다. 집에 갈 때는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그간 폭염으로 게을리했던 부족한 운동량을 채울 생각이다.

  오늘은 순산체조 전 강사님께서 자연분만의 중요성과 조명등,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에 대해서 말씀해주셨다. 자연분만을 하면서 뇌부터 전신마사지까지 할 수 있어서 아기에게 좋고 아기도 산도를 빠져나가면서 죽을 힘을 다했던 경험이 몸 속에 체득되어 인내심 있고 끈기 있는 아이로 자란다고 하셨다. 다만 자연분만률이 65프로 정도 밖에 안된다고 하니 부득이하게 수술로 가는 경우도 있을거라고 하셨는데 수술대에서 마취하는 순간까지 아기에게 태담을 해주며 심박수를 안정시켜 혈액을 통해 아기에게 불안한 마음이 전달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하셨다. 수술대에서 마취를 하며 정신이 아득해지는 순간까지 "아가야 나오는 문이 달라졌어. 상황이 달라졌단다. 날카로운게 와서 널 꺼내줄꺼야 나오면 많이 추울거란다. 그렇지만 엄마가 지켜줄테니 너무 무서워하지 말고 힘을 내" 라고 말해야한다고 하셨는데 순간 감정이입이 되어 울컥했다. 엄마도 분만 진행이 안되 갑작스런 수술이 무서울텐데 나라면 침착하게 저렇게 할 수 있을까? 최대한 운동 많이해서 수술까지 가지 않고 진행이 잘 되도록 몸을 만들어야겠다.

  또 아기는 돌까지는 조리개에서 빛을 조절하는 역할을 잘 못하기 때문에 빛에 많이 노출되지 않도록 해주어야된다고 하섰다. 그래서 조리원에 있을 때도 신생아실에 두면 밤에도 빛에 노출되기 때문에 엄마가 방에 데려와서 재우는 편이 좋다고 하셨는데 조리원에서 한번도 같이 안 자다가 집에서 같이 자게 되면 잘못될까봐도 무서울것 같다. 몸은 조금 힘들지 몰라도 집에 있는 것처럼 내가 돌보면서 많은 시간을 같이 보내야겠다. 또 국민수유등 같은 것들 사지 말고 집에 있는 스탠드에 아이보리색 한지를 사서 씌워두면 너무 자극적이지도 않고 자극적이지 않은 은은한 빛이 나오니 적극 추천해주셨다. 조만간 문구점에 들러서 한지를 사와야겠다.

  마지막으로 긍정적인 사고에 대해 언급해주셨는데 조리원 산모들께 아기 낳고 좋은점과 나쁜점을 말하라고 하면 의외로 나쁜점이 많이 나온다고 하셨다. 아기가 많이 울어 힘든 것도 아기가 울면 폐가 튼튼해지고 소화력도 좋아지는 과정이니 기쁘게 받아들이고 모유수유로 아픈 것도 아기가 잘 먹을 수 있도록 양이 많아지는 것이라 여기고 모든 일에 긍정적으로 사고해야한다고 하셨다. 아기는 엄마만 믿고 사는데 많이 웃어주고 힘들어도 짜증내지 않고 긍정적인 사고를 가질 수 있도록 지금부터 마음가짐을 단단히 먹어야겠다.

  운동을 마치고 10월 요가와 필라테스, 듀라터치 감통분만까지 신청했더니 모유수유 클라스도 신청을 해주셨다. 안 그래도 하려고 했었는데 잘 되었다. 강의를 다 신청한 후 집까지 2.7킬로를 걸어왔는데 확실히 몸이 무거워져서 허리와 무릎에 통증이 느껴졌다. 내일도 필라테스끝나고 걸어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집에 도착 후 점심으로 옥수수 2개와 두유, 달짝고구마 1개를 먹었다. 오늘 영양점수가 별로 좋지 못해서 칼슘치즈도 하나 먹어줬다. 그래도 점심까지도 과식없이 선방한 식사였다. 점심을 먹고 청소기를 돌리고 설거지와 빨래를 했다. 걸어온게 무리였는지 허리와 무릎이 계속 아파서 2시간 정도 쉬다가 인터넷 강의를 보고 재봉틀에 앉았다.

  지난번에 바이어스처리를 마무리 짓지 못했던 딩턴이 조끼를 마감했다. 바이어스 접기가 잘 안되서 계속 미뤘는데 시접을 조금 자른 후 처리하니 손쉽게 끝이났다. 30분이면 끝이날걸 완성하는데 13일이나 걸렸다. 아직 바이어스처리가 미흡해 재봉선도 안예쁘고 삐뚤삐뚤하다. 이번 조끼는 실패작인 것 같다.

  조끼를 만들고 있는데 남편이 오전 중 긴급출장으로 평택에 있고 다시 대전 회사에 들어가서 급한일을 끝내고 와야한다며 늦을 것 같다고 한다. 저녁도 먹을지 모른다고 했는데 아침부터 장염처럼 속이 안좋다고 했다. 점심도 라면으로 때웠다고 해서 걱정이 됐다. 평택에서 대전까지 갔다 또 집까지 운전을 해야하는데 아프니까 안쓰러웠다.

  남편이 출발할 때 전화를 했는데 아무래도 속이 좋지 못해 저녁을 먹지 못할 것 같으니 저녁은 하지말고 오늘 회사에서 떡이 나와서 가지고 가니까 나도 그냥 저녁으로 떡을 먹으라고 같이 저녁 못 먹어줘서 미안하다고 했다. 집에 도착한 남편은 기운도 없어보이고 너무 피곤해보였다. 나한테 떡을 챙겨주고 씻고는 침대에 바로 누워서 쉬었다. 7시 40분밖에 되지 않아 잠들면 새벽에 깰 것 같다며 식샤1을 조금 보다가 남편은 9시도 안되서 자고 나는 옆에서 부스럭거리며 남편이 깨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딩턴이 조끼에 단추를 달아 완성하고 엄마가 주문한 이모에게 줄 에코백을 만들었다. 내일 아빠가 올지도 모르는데 아빠를 통해 엄마 앞치마와 이모 에코백을 전달해야겠다.

  에코백을 만들다보니 벌써 새벽 2시이다. 배운지도 꽤 되었고 특히 귀접기가 기억이 나지 않아서 엄청나게 버벅거렸다. 공방에서 만든건 오버록 처리해서 깔끔한데 난 오버록 머신이 없어 패스했더니 이전 것 보단 지저분하다. 그래도 전사지처리도 잘되었고 이전 버전에는 없는 핸드폰 정도는 수납 가능한 주머니도 달고 바닥까지 만들어 깔아주니 제법 멋스럽게 완성되었다. 버벅대긴했지만 혼자서 완성했고 처음 만든건 공방간지 4회만에 만든 3번째 작품이라 확실히 오늘 다시 만드니 바느질이 늘었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했다. 새벽까지 딩턴이랑 열심히 만든거라 이모가 마음에 들어 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오늘 걸어서 그런가 재봉틀을 오래해서 그런가 배가 당기고 아프다. 이제 그만 푹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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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은 사랑하는 우리 남편의 생일날이다. 미역국은 한 번 끓이고 식힌 후 다시 데워 먹어야 더 깊고 맛있다기에 어제 저녁에 끓여둔 미역국을 데워 아침상을 차렸다. 미역국 한 그릇과 김치뿐인 조촐한 생일 밥상이다. 원래 참치전이라도 하려고 했는데 집에 계란이 하나도 없었다. 늘 계란은 떨어지지 않았는데 하필 오늘 없는 것이 속상했다. 그래도 미역국 하나도 너무 맛있다며 잘 먹는 남편이 고맙다.

  아침을 먹기 전 어제 심혈을 기울여 만든 휴가 계획을 브리핑해주었는데 남편은 잠결에 간간히 깨서 내가 휴가계획 코스를 짜는 것을 봤다며 별로 서프라이즈하지 않아 조금 실망했다. 그래도 코스는 어느 정도 만족해하는 것 같다. 내가 뮤지컬을 추가로 보고 싶어해서 어쩌면 4일차에 프랑켄슈타인을 볼 지도 모르겠다. 프랑켄슈타인을 보게 된다면 공연장인 블루스퀘어 인터파크홀이 있는 한강진역이 이태원과 가까우니 중간 일정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기도 하다.

  아침을 먹고 금강로하스공원에서 대청댐까지 산책하는 길이 있다고 해서 산책을 하려다가 저녁에 시댁 식구들이 집을 방문할 예정이기에 대청소를 할 계획으로 가까운 오송 호수공원에서 운동을 하기로 했다. 보통은 남편은 뛰고 나는 걷지만 남편은 호수공원에서 운동 후 헬스장에서 추가로 운동을 할 예정이기에 오늘은 그냥 같이 걷기로 한다. 남편이 힘들지 않는 선에서 속도를 조금 올리며 걸으라고 했지만 나는 벌써 힘들고 숨이 차다고 했다. 기어핏을 보니 심박수가 162까지 올라가 있다. 남편이 내 속도에 맞춰 걸어주었지만 평소 시간당 3.5킬로 정도의 시속으로 걷는 것에 비해 오늘은 4킬로의 속력이 나온 것으로 보아 남편이랑 걷다보니 나도 모르게 속력이 좀 올라간 것 같다. 평소 1바퀴만 도는 거리를 1바퀴 반을 걸어 돌아왔기 때문에 약 4.8킬로를 걸었다. 1시간을 넘게 걸었지만 남편과 걸으며 음악도 듣고 같이 이야기도 하다보니 지루하지 않게 걸을 수 있었다. 날씨도 너무 화창했다. 실제 호수에는 녹조가 좀 심하게 있긴 했지만 아파트 분양광고인듯한 사진도 찍었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도서관에 가서 서울 여행관련 서적을 2권 빌려왔다. 거의 기존 코스내에서 일정을 진행할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몰랐던 새로운 정보를 얻을 수 있을까 싶어서 빌려왔다. 유용한 정보들이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

  집에 돌아와서 평소보다 빠른 속도에 운동시간도 20분 정도 더 걸은 탓인지 뻗어버렸다. 씻고 쇼파에 가만히 앉아있다가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고 온 남편이 안되겠는지 우선 좀 자자고 했다. 집은 평소에도 간간히 청소를 해두기에 그다지 더러운 상태는 아니라서 좀 자고 일어나서 해도 괜찮을 것 같긴했다. 잠을 한숨자고 나니 컨디션이 좀 회복되서 청소를 마칠 수 있었다.

  6시쯤 되니 어머님이 오셔서 내 여름옷과 반찬들을 가져다주셨다. 여름 옷이 너무 시원하고 예뻐보여서 사오셨다고 하셨는데 임부복이 아니라 좀 있으면 입지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벌써부터 배가 볼록하다. 아껴두었다가 내년에 예쁘게 입고 다녀야겠다. 어머님은 종종 예뻐서 사셨다며 내 옷을 사다주시는데 딸처럼 이쁨 받고 있는 느낌이 든다. 며느리에게 옷을 선물해주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많이 있을까? 너무 감사하다.

  반찬들을 냉장고에 정리해두고 아버님, 어머님과 함께 남편 생일파티를 위해 집 근처 삼대째 손두부로 이동했다. 그래도 두부는 먹어도 크게 부담이 없기도 하고 남편도 좋아하는 메뉴기에 선택했는데 결과적으로 굿 초이스 한 것 같다. 해물을 무척 좋아하시는 어머님을 위한 두부해물찜도 메뉴에 있고 매운 것을 먹지 못하는 남편 조카를 위한 두부보쌈도 있어서 온 가족이 즐겁게 식사를 했다. 형님네는 우리 딩턴이를 위한 이불 세트를 선물로 사주셨다. 최대한 때타지 않는걸로 구입해주셨는데 실용적일 것 같아서 기대가 된다. 또 방수용 이불도 사주셔서 기저귀갈 때 유용할 것 같다.

  저녁을 먹고 집으로 와서 남편의 생일케익에 초를 켰다. 남편 생일케익은 내가 좋아하는 본정초코케익이다. 핑크색 초는 조카가 끈다며 다 꺼버렸다. 6살인데 애교도 많고 귀엽다. 아직 꼬맹이 같은데 우리 딩턴이가 태어나면 잘 돌봐줄 든든한 누나다.

  배가 너무 불러서 케익은 조카만 조금 먹고 건들이지도 않았다. 남편은 내가 주방용으로 설거지할 때 쓰려고 사둔 소주를 꺼내 혼자 한 병을 다 마셨다. 덕분에 오늘도 계속 혼이 났다. 그래도 집에서 먹으니 안심이 된다. 남은 케익을 싸서 형님네와 어머님께 나눠드렸다. 어머님, 아버님, 형님네를 배웅해드리고 장을 본 후 남편과 집에 남은 케익 2조각을 한 조각씩 나눠 먹었다. 평소 같으면 정크푸드라고 먹지 않았을텐데 술 취한 남편에게 생일 노래를 불러주며 박수를 쳐주니 흔쾌히 먹는다. 덕분에 나도 맛있게 초코케익을 먹을 수 있었다. 딩턴이가 혹시 너무 맛있다고 또 먹고 싶을까봐 "딩턴아 이 케익은 오늘 아빠 생신이라 특별한 날이라서 먹는 거야 맛있다고 또 달라고 하면 안되." 라고 말하며 먹었다. 요즘 자꾸만 건강하지 못한 음식들이 땡긴다.  감자튀김, 치킨, 망고빙수, 컵라면 등등 결국에는 먹지 않지만 아무래도 서울 다녀오고 과자를 미친듯이 먹어서 딩턴이 입맛이 바뀐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 조심하고 있다. 직접 거한 생일상은 차려주지 못했지만 맛있는 음식도 먹고 식구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 너무 좋았던 남편의 생일이 지나간다. 남편 다시 한 번 생일 축하해 올해처럼 내년에도 즐겁게 보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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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 다이어트에는 수육이 짱인 것 같다. 3일간 꿈쩍 않던 몸무게가 변동이 생기기 시작했다. 조금만 탄수화물 섭취에 신경을 쓰면 바로 몸무게의 변화가 생기는 것 같다. 오늘은 아침부터 닭가슴살 토스트를 만들었다. 빵을 굽고 양파를 볶고 양배추는 씻어 준비를 하고 닭가슴살도 찢어 넣었다. 남편은 칼슘 섭취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기에 특별히 칼슘치즈도 넣어주었다. 나는 두유, 남편은 우유, 요거트도 한 개씩 곁들여 먹었다. 무심결에 "오늘은 지방 폭발하겠다." 라고 말을 했는데 식사일지를 정리하던 남편이 흠칫 놀라며 "어떻게 알았어? 영양박사가 다 되었네" 라고 말해주었다. 그간에 식단을 만들고 정리한 보람이 느껴졌던 아침이었다.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하고 오늘은 순산체조를 하는 날이라 잠은 다시 자지 않았다. 휴가갈 숙소를 몇 개 후보로 정해놓고 씻고 준비하고 나갔다. 10시 5분에 집을 나섰는데도 843번 버스는 방금 전 떠났다. 843번을 타면 병원에는 다이렉트로 가지만 시간이 너무 이르다. 105번을 타고 죽림사거리에서 내려서 모태안까지 걸어갔더니 시작 20분전에 도착했다. 강의장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 지난번에 사람이 바글바글 했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시간이 되서 강사님의 수업이 시작되었고 몇 몇 산모님들께 어제 뭐 했는지 여쭤보셨는데 꽃꽃이며 필라테스며 책 읽기, 바느질 등 다들 태교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 회사에 얽매여있는 워킹맘들보다는 순산체조도 다니고 음악도 들려주고 책도 읽어주고 음악회도 다니고 나름 태교를 열심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조금 부끄러웠다. 강사님이 "나의 하루가 아이의 하루이다. 시간을 헛되게 보내면 안된다." 라고 하셨는데 나는 잘 살고 있는걸까? 하는 반성이 들었다.

  순산체조를 하고 집에 돌아가는데 버스가 없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방금 전 떠났는지 2정거장을 지나쳐있다. 할 수 없이 또 800m정도를 걸어갔다. 어제 비가 쏟아졌던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화창한 날씨다. 양산이나 선글라스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래도 홈플러스만 지나가면 푸르지오 아파트 방향으로 숲길이 있어 기분이 좋다. 그늘을 만들어주기도 하고 수분을 머금고 있는지 나무냄새도 은은하다. 차도 쪽을 유리로 막고 있어 더울지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고 매연도 막아줘서 좋은 것 같다. 숲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버스정류장이 나온다.

  버스가 바로 와서 버스를 타고 오는 길에 마트에 들러 고구마를 샀다. 오늘 점심은 고구마 1개와 감자 1개, 아침에 탄수화물 섭취가 적어 오늘은 빵대신 고구마와 감자를 먹는다. 고구마도 감자도 모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라 맛있게 먹었다. 날이 더워서일까? 땡볕에 걸어서일까? 편두통이 왔다. 바로 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2시30분부터 5시 30분까지 3시간이나 잠이 들었다. 눈을 떠도 기운이 없어서 좀 더 누워있다가 남편 올 시간이라 쌀을 씻었다. 쌀을 씻는데 남편이 문을 열고 들어온다. 출발할 때는 늘 남편이 전화를 하는데 아직 안 일어난줄 알고 일부러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오늘 그냥 외식을 할까? 라고 하다가 딱히 먹고 싶은게 없어서 그냥 밥을 하고 된장찌개를 끓였다. 밥을 하다보니 밖이 컴컴해지는게 비가올 듯 했다. 좀 있으니 청주는 호우주의보라는 재난알람이 왔다. 안 나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을 먹고 남편이 설거지를 해줬다. 정리 후 어머님과 통화를 해 이번주에 있는 남편 생일날 식사를 할 식당을 정했다.

  오늘은 남편이 기운이 없어 보였다. 같이 휴가갈 계획을 좀 짜다가 남편이 일찍 자고 싶다고 했다. 딩턴이에게 읽어줄 책도 내가 대신 읽을 수 밖에 없었다. 원래 열이 많은 남편은 에어컨을 취침모드로 6시간씩 틀어놓고 자는데 오늘은 에어컨을 꺼달라고 한다. 평소 덮지 않는 이불까지 덮고 자는 모습이 안쓰럽다. 어딘가 몸이 좋지 않은 모양이다. 나도 일찍 자려고 누웠는데 생각해보니 오늘 인강을 듣지 않았다. 인강을 들을까하다가 곤히 잠든 남편이 깰 것 같아서 오늘은 나도 일찍 자기로 했다. 낮잠을 자서 잠이 안올까 걱정했지만 오늘 운동도하고 피곤했는지 나름 일찍 잤다. 다만 팔목과 발목의 관절이 아파 잠들기 전까지 좀 끙끙거렸다.

  오늘은 원래 칼로리 부족이었는데 유산균을 먹으니 적정에 맞춰졌다. 원래 없던 변비가 임신 후 생기는 것 같아 푸룬앤유산균으로 바꿨는데 포장이 터진게 있어서 좀 찝찝하다. 다 먹으면 이번엔 이지바울로 바꿔봐야겠다. 나한테 맞는 유산균 찾기가 너무나 어려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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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침으로 어제 먹다 남은 청국장찌개를 데워 먹었다. 하동에서 쪘던 1킬로를 복구하지 못했는데 0.3킬로 정도가 추가로 쪘다. 서울에 가서도 무게 변동은 없었는데 내가 많이 먹어서라기보다는 이제 딩턴이가 제법 크고 있는 듯 하다. 아마도 이제 더 이상은 병원에 가도 최저몸무게는 안나올 듯 싶다.

  밥을 다 먹고 남편을 배웅하고 설거지를 했다. 예전에 인터넷에서 아침밥까진 바라지 않는데 제발 아내가 출근할 때 일어나서 인사는 해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남편이 출근할 때는 현관 앞에서 잘 다녀오라고 손을 흔들어주는 편인데 딩턴이가 태어나면 아침밥도 배웅도 빠지는 날이 있을 것 같아 남편이 안쓰러워진다.

  정리를 하고 1시간 정도 누워 있었다. 잠이 들락말락했는데 오늘은 순산체조를 처음 가는 날이라 푹 잘 수가 없었다. 가기 전에 인터넷 강의도 들으려했는데 졸려서 일단 누워만 있었다. 씻고 준비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30분 뒤에나 온다고 한다. 할 수 없이 택시를 타고 시작시간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조리원 예약을 연장할 수 있는지 문의를 했다. 조리원은 보통 2주이고 출산 후 조리실 상황에 따라 최장 1주일만 연장이 가능하다고 듣고 왔다. 아무래도 첫애라 잘 모르기도 하고 조리원에 좀 더 머물고 싶었는데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조리원에서 나와 강의실로 갔다. 첫날이라 많이 왔다고는 하지만 20~30명 정도 되는 인원들이 있어 운동할 때 조금 좁게 느껴졌다. 가기 전에는 유연하지 못한 내가 잘 따라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비교적 간단한 체조들로 이루어져 있어서 안심이다. 첫 날이라 그런지 각각 태명에 대해 소개했는데 튼튼이, 사랑이가 제일 많은 것 같다. 내 차례가 되어 딩턴이라고 했더니 강사님이 뜻이 뭐냐고 질문을 하셨다. 영화 캐릭터에 패딩턴이 있는데 귀여워서 딩턴이라고 부른다고 하니 그제서야 산모들이 아~라고 반응한다. 아마 태명이 좀 특이한가보다. 특히 강의 중 좋았던 것은 중간중간 아기에게 태담을 따라하며 들려줄 수 있는 것이다. 지금 온전히 내 몸과 연결되어 있는 아이와 함께 숨쉬며 배를 어루만지고 긍정적인 태담을 통해 아기도 내 마음도 안정됨을 느꼈다. 몇 번 더 해보고 다음 달에도 추가 등록해봐야겠다. 강의에는 둘째 맘, 셋째 맘들이 많았는데 내가 딩턴이 동생을 가지게 된다면 이런 강의 참여는 어려울 것 같은데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첫애 때는 이것저것 강의도 듣고 하는데 한 번 낳아보면 익숙해져서 잘 안 다니게 되는데 엄마에게는 2번째, 3번째지만 뱃속의 아이에게는 첫번째입니다." 라는 강사님 말을 듣고 아직 생길지 말지도 모르는 둘째에게 벌써부터 미안해지는 마음이 든다.

  강의를 마치고 버스를 타러 갔는데 또 30분을 기다려야한다. 800m 정도 걸어가면 버스가 자주 있는 정류장에 도착하니 걸어가다가 날씨도 시원하고 햇빛도 많지 않아 이 기회에 좀 걷자하며 중간에 마트 들린 것까지 2.7킬로 총 40분을 걸었다. 생각보다 걸을만하고 전날에도 집에만 있어서인지 마음도 상쾌했다.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 쭉 걸을 수 있었는데 종종 날씨가 좋으면 강의 마치고 집까지 걸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집에 와서 씻고 인터넷 강의를 다보고 머리가 아파서 1시간 정도 자고 일어났다. 한숨 자고 나니 좀 기운이 난다. 오늘 남편이 집 앞에 사는 친구랑 시간이 맞아 술 한잔 곁드린 저녁을 먹고 싶다고 혼자 저녁을 먹어도 괜찮겠냐고 물어봤었다. 밖에서 사 먹으면 술값만 1만원이 넘게 나오고 조미료도 많이 들어가 건강에도 좋지 못할 것 같아 그냥 안주를 만들어줄테니 친구집에서 먹으라고 했다. 오늘 안주는 남편이 요청한 돼지고기 김치찌개다. 집에 고기말고 모든 재료가 있어서 고기 사는데 5천원도 안들었다. 이제 내가 돈을 못버니 알뜰살뜰 절약이 필요한데 이렇게 내가 조금 움직여 아끼면 나름의 성취감이 있는 것 같다.

  남편은 찌개를 챙겨주고 나는 오늘도 단백질이 모자라 닭가슴살 마요덮밥을 먹었다. 3개월 3킬로 감량 기준으로 설정된 내 삼성헬스 프로그램 상 오늘은 운동량과 섭취량이 밸런스를 이루는 날이다. 오늘로서 식사일지와 운동량을 체크한지 한달밖에 되지 않았지만 한달에 3일 밖에 없는 귀한 성취이다. 임산부인데 3개월에 3킬로 감량 프로그램이 맞는지 모르겠어서 초과를 하더라도 크게 개이치는 않지만 그래도 내 영양과 운동상태를 체크할 수 있어서 좋다.

  9시쯤 남편이 밖에서 딩턴아 딩턴아를 외치며 문을 열고 있다. 약간 동네 창피하다. 1시간 정도 쇼파에서 재우다 허리 아플 것 같아 침대로 불렀다. 오늘 좀 걸어서 그런지 다리가 아파 잠이 잘 안온다. 이제 슬슬 혈액순환도 잘 안될텐데 좀 더 활동적으로 살아야겠다. 우리 딩턴이는 엄마의 혈액을 먹고 산다고 하니 늘 깨끗한 피를 줄 수 있도록 혈액순환에 신경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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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시나 어제 많이 먹었더니 몇 주간 변화없던 몸무게가 0.6킬로 늘었다. 임신을 했으니 크게 다이어트를 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산모가 살이 많이 찌면 태아한테도 안 좋고 임신성 당뇨도 올 수 있다고 해서 주의하려했는데 다시 건강식 관리가 필요하다.

  원래 아침 식단은 버섯볶음밥이었지만 나는 홈 메이드 요거트, 두유, 사과 반쪽, 남편은 콩물, 마시는 요구르트, 사과 반쪽으로 간단히 먹고 오송 호수공원으로 운동을 갔다.

  정말 오랜만에 오는 호수공원인데 한바퀴에 약 2.5킬로 정도 되는 듯 하다. 남편과 준비운동을 하고 남편은 2바퀴를 뛰고 나는 1바퀴를 걷기로 했다. 서로 반대방향으로 출발해 중간지점에서 만나면 하이파이브를 하고 지나가기로 약속을 했다. 클래식을 들으며 한발 한발 걷기 시작했다. 딩턴이에게 말도 많이 걸어주었다. "저기 꽃이 있네 예쁘지 딩턴아?" "공원 참 좋다. 나중에 딩턴이 태어나면 엄마랑 아빠랑 유모차 태워서 데리고 올께." "아빠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 등등 요즘 예술태교를 못해준 것 같아 특히나 더 신경을 썼다. 호수 주위를 걷는데 가지, 상추, 파, 부추, 콩 등이 심겨진 조그만 밭들이 있었다. 결혼 전에도 내가 졸라서 남편과 주말 농장을 잠깐 한 적이 있어서 아직 열매가 없어도 어떤 품종인지 알 수가 있었다. 올해도 주말농장을 할까말까 고민했는데 임산부는 흙 만지는 게 좋지 않다고 해서 포기했었다. 집 앞에 조그마한 텃밭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고추모도 5개 정도만 심으면 우리가족이 먹기도 충분할텐데 요즘 요리도 많이하고 있으니 더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13분쯤 지났을 때 남편이 나타났다. 같이 하이파이브를 하고 남편에게 음료를 건넸다. 딩턴이와도 하이파이브하고 쌩하니 지나간다. 또 딩턴이와 나만의 시간이다. 길을 걷는데 아주머니 네 분이 사진촬영을 요청한다. 선글라스도 끼고 한껏 멋을 부리고 포즈를 취하신다. 아마 여고 동창들일까? 길가에 꽃들을 찍으며 즐거워하신다. 이런 좋은 공원이 아파트 근처에 있으니 오송사람들은 좋을 것 같다. 이사가려는 아파트에도 공원이 조성되었으면 좋겠다.

  또 10분 정도 걸어가니 얼마 전 인터넷에서 보았던 장미정원이 나타났다. 남편과 어긋날까 구경을 할까말까 고민하는데 바로 남편이 나타났다. 또 다시 하이파이브를 하고 음료를 건넸다. 이번에도 딩턴이와 하이파이브를 잊지 않았다. 같이 장미공원을 구경하고 싶었는데 남편은 또 다시 뛰어간다. 딩턴이와 장미공원에 들어갔다. 들어서니 장미 꽃내음이 물씬 난다. 집 주변 아파트 둘레에도 장미들이 있지만 뭔가 더 깔끔한 분위기다. 셀카도 찍고 장미말고 다른 꽃들도 구경을 한다. 보라색 꽃도 있었는데 라벤다일까? 향기가 있었음 좋았을텐데 잘 나지 않았다.

  거의 다 도착했을 때쯤 게이트볼장에 사람들이 보였다. 갑자기 동작을 멈췄는데 현충일 추모 사이렌이 울렸나보다. 이어폰을 꽂고 있어 인지하지 못했던 나도 급하게 멈춰 호국하신 분들을 위한 묵념을 한다. 다시 발걸음을 한 발 내딛는데 저기서 남편이 뛰어온다. 2바퀴를 다 돌고 내쪽으로 더 오고 있는 중이다. 음료를 건네고 마지막 하이파이브를 한다. 마지막이라고 하니 주변이 더 보였고 학교 때 배우거나 유명한 시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음악을 들으며 시를 읽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가는중 잠깐 다이소랑 롯데슈퍼에 들려 필요물품을 사고 집에 왔다. 점심으로 버섯과 무를 썰어 넣고 밥을 지었다. 밥 짓는 향이 나는 별로였는데 남편은 좋은 냄새가 난다고 했다. 무에서 생길 수분을 감안해 물을 조금만 넣었더니 밥이 좀 딱딱했다. 간장에 밥을 비비고 어제 먹고 남은 아보카도를 와사비장에 찍어 김에 싸먹으니 마치 참치회를 먹는 듯 했다. 원래 붉은 생선의 회는 선호하지 않아 참치회의 식감도 맛도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 이렇게라도 간접적으로 회를 느낄 수 있으니 좋다. 회와 초밥을 무지 좋아하는데 벌써 4개월을 못 먹고 지내고 있다. 조만간 남은 아보카도로 아보카도 초밥을 만들어야겠다. 초밥의 대체제가 되길 간절히 바래본다.

  운동을 갔다오고 밥을 먹고 TV를 좀 보다가 남편과 같이 잠이 들었다. 남편은 그래도 40분 정도 잔 것 같은데 난 거의 3시간을 자버렸다. 일어나니 5시가 조금 안 되었다. 저녁으로 단호박샐러드를 먹을 계획이었지만 오늘도 단백질이 부족해 고기를 사올까 고민을 하다 외식을 하기로 한다. 쭈꾸미를 먹으려 했는데 정기휴일이어서 집 근처지만 한번도 가지 않은 '오늘 하루'에 갔다. 나는 소불고기 정식, 남편은 돈까스를 시켰다. 브레이크타임이 5시 30분까지고 우리는 5시 40분에 입장했는데 먼저 온 손님도 있었고 뒤에도 많이 와서 테이블이 꽉 찼다. 늦지 않게 와서 다행이다. 오늘 하루는 가격도 생각보다 비싸지는 않았고 깔끔한 집밥을 먹는 느낌이었다. 인테리어도 여자들이 좋아하는 분위기였다. 남편은 간이 좀 쎄다고 했지만 일반 식당에 비해서 조미료가 거슬리는 정도는 아니였던 것 같다. 남편이 너무 내 요리에 입맛이 길들여 진 것 같았다.

  오랜만에 한 외식을 마치고 새로 생긴 이디아에 가서 초코 눈꽃 빙수까지 먹고 왔다. 망고 눈꽃 빙수랑 고민하다 초코를 먹었는데 초코도 나쁘진 않았지만 먹다보니 깔끔한 망고 먹을껄 그랬나 싶다. 대만의 스무시만큼 맛있는 빙수일까? 기대가 된다. 에어컨 바로 밑에 자리라 빙수까지 먹으니 매우 추웠다. 이디아커피는 안가봤던것 같은데 아메리카노 2800원의 비교적 다른 음료들도 타 카페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것 같았다. 가끔 남편 퇴근 후 블로그도 정리하고 책도 읽을 겸 같이 오자고 했다. 그나마 딩턴이 낳으면 그마저도 안될 것 같은 생각이 들지만 그 전에 몇 번 더 와봐야겠다.

  초코빙수 덕에 당연히 식단은 무너졌다. 어제보다 더 많은 479 칼로리 초과이다. 그래도 3대 영양소 비율을 적정하게 섭취하여서 조금은 위안이 된다. 내일은 남편이 회식이 있다고 하니 다시 건강식으로 돌아가서 관리해야겠다. 내일은 미세먼지 없이 좋은 날씨여서 산책을 갈 수 있는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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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시까지 잠을 못자다가 5시 30분에 일어났다. 요즘 밤에 아무리 누워 있어도 잠이 잘 안오는 것 같다. 아침에 추가로 자는 걸 줄여야할텐데 맘처럼 되지 않는다. 원래 부엉이족이라 남편만 없었음 진작에 낮밤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아침 메뉴는 일반식으로 올갱이국과 어제 재워둔 소불고기이다. 어머님이 석가탄신일에 주신 올갱이국이 남아 있어 오늘은 올갱이 국이다. 요즘 요리에 정신이 팔려 무려 13일간 김치냉장고에 있었다. 다행히 상하거나 이상이 있지는 않았지만 오늘은 이 녀석을 모두 소진하기로 했다. 어제 만든 불고기도 아주 먹음직스럽다. 소고기 가지볶음을 만들고 200g밖에 안남아 먹을 것도 없다 생각했는데 의외로 후라이팬에 가득찼다. 고기는 언제나 옳기에 아침부터 입맛을 돋구었다. 원래 참조했던 레시피보다 설탕을 많이 줄여 더 맛있게 먹었다. 내 입맛에 맞게 조절이 가능하다는 것이 집밥만의 매력인 것 같다.

  디저트로 요구르트와 사과까지 챙겨 먹고 뒷 정리를 했다. 평소 아침 설거지는 남편이 해주지만 오늘은 설거지가 좀 있어서 내가 할테니 그냥 출근준비하고 두라고 했다. 남편은 출근하고 설거지도 마무리하고 좀 누웠다.

  인터넷을 하다가 GRIT이라는 용어를 발견했다. GRIT이란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재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단어로 미국의 심리학자인 앤젤라 더크워스가 개념화한 용어이다.앤젤라는 경영컨설턴트에서, 교사로, 그리고 대학원에서 심리학을 다시 전공하며 연구를 시작했다. 군대 사관학교에서 가장 끝까지 훈련을 마치는 사람, 철자대회에서 가장 끝까지 살아남는 사람 등 다양한 환경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을 예측하려고 노력했고 성공한 사람의 공통점을 발견하였다. 그것은 아이큐도, 외모도, 좋은 육체적 조건도 아닌 GRIT을 가진사람이었다. Grit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열정과 끈기이다. 하버드에서 러닝머신 실험을 했다. 학생 130명을 최대속도로 5분간 달리게 했다. 5분이면 끝나는 간단한 실험이었지만 하버드는 실험 참가자들을 40년 동안 추적해 성공한 사람들의 특징을 파악할 수 있었다. 성공한 사람들은 GRIT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었는데 체력의 한계라고 느끼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한 발짝이라도 더 움직인 사람들이 40년이 지난 뒤에도 성공한 삶을 살고 있었다. 재능은 타고나야하지만 GRIT은 키울수 있다. 작은 일이라도 포기하지 않고 완료하는 습관을 기르면 나중에 어려운 일이 닥쳤을 때 포기하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한다. 마지막 문장이 특히 인상 깊었는데

'난 여기까지야' 라고 말하지 마세요.  

우리는 그 누구도 자신의 한계까지 가보지 않았습니다. 

  뭔가 아직 끝이 아니다. 난 더 발전할 수 있다는 응원을 해주는 것 같은 메시지여서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원래 어렸을 때 나는 GRIT이 높은 아이였던 것 같다. 집에서도 혼자 공부하며 역할놀이처럼 문제를 풀고 채점을 해서 틀리면 틀린갯수만큼 혼자 손바닥을 때리기도 했고 중학교 배치고사를 보기 전에는 문제집을 10권이상 풀어가기도 했다. 대학교 때 자격증 공부를 할 때도 시험직전 일주일정도는 도서관에서 15시간 동안 일어나지도 않고 공부했었다. 그런 나의 열정과 끈기는 다 어디로 사라진걸까? 늘 욕심도 많았다. 그래서 남편한테도 "아이한테 공부에 관한 학원비는 쓰지 않을꺼야 음악, 운동 같이 처음에 특별히 배워야하는거 아니라면 어차피 욕심 있으면 다 하게 되어있어." 실제 내 경험이 그랬었다. 어떤 경험이 나에게 그런 지구력들을 선사해줬는지는 모르겠지만 난 원래 그런 아이였다. 특히 공부나 회사에서 내가 반드시 해야하는 일에 관해서는 치열하게 했던 것 같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평범한 아줌마가 되어있다. 다시 무언가에 골똘하고 빠질 수 있는 열정을 가진 대상을 찾을 수 있을까? 우선 지금 목표가 없는게 더 큰 문제인 것 같다. 나만의 비전을 찾아야할텐데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것은 끊임없는 숙제인 것 같다. 요즘의 내 모습도 나는 좋다. 욕심도 독기도 빠져 있고 소확행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예전의 나는 행복함을 느낄수도 없었고 치열하지만 늘 만족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살고 있었다. 지금은 행복은 하지만 열정이 많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쉽다.

  GRIT도 보고 오늘부턴 건강관리를 목표로 하자는 생각했다. 식단일기, 물 마시기, 걷기 운동 등 차근차근 계획했다. 우선 집 앞 부터 산책을 했다. 이어폰이 없어 서점에 가서 이어폰을 사와 뉴에이지를 들으며 산책을 했다. 30분 정도 걸은 것 같은데 3700보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집에 있으면 밖에 나가보지도 않는데 많은 발전이다.

  운동을 갔다와서 회사동생의 블로그에 갔다가 금산에 다녀온 것을 보고 반가워 연락을 해봤다. 안 그래도 남편이 며칠 전부터 금산에 가자고 말하고 있는 중이다. 동생이랑 이런 저런 얘기를 하다가 나 퇴사할 때 인사팀에서 비전 없이 나가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고 했다고 하니 "왜 남의 비전을 그 사람들이 정한대요? 언니 블로그보면 누구보다 잘 살고 있어요." 라고 말해주었다.  오늘 이런 저런 생각이 많았는데 너무 고마웠다.

  빨래를 하고 저녁 준비를 했다. 오늘은 가지구이샐러드 식단대로 잘따라가고 있다. 가지구이샐러드를 준비하면서 보니 가지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 임산부는 많은 섭취를 줄이라길래 3개 정도만 먹었다. 드레싱 없이는 심심한 맛이라 플레인요거트를 뿌려 먹었다.

  저녁을 먹고 산책 겸 남편과 롯데마트에 가서 낼 저녁메뉴용 아보카도를 사왔다. 이것저것 사고 싶은게 눈에 들어오지만 식단 외 재료는 절대 사지 않는다. 언제 만들지도 모르고 자칫하다 버려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마트 산책 덕분에 오늘 5킬로를 걸었고 목표인 6천걸음도 달성했다. 작은 목표를 하나 이룬 것 같아 뿌듯했다. 물은 나름 신경써서 마셨는데 600밀리 부족하다. 평소에 물이 얼마나 부족했었을까? 원래 물을 많이 마시는 편이 아니라서 내가 개선해야하는 부분인 것 같다. 또 식단도 나름 3끼 다 챙겨먹고, 건강식으로 먹는다 생각했는데 칼로리 섭취가 적었다. 그나마 급하게 두유하나 수혈해줘서 조금 더 섭취한 것이었다. 그래도 단백질도 많이 먹고 영양은 적정하게 먹은 것 같다. 양을 조금 늘리는게 관건일 것 같다. 남편도 너무 안 먹는다며 걱정을 한다. 식사일기를 계속 쓰면서 부족한 부분을 틈틈히 보완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나 뿐만 아니라 우리 딩턴이 건강을 위해서라도 조금 더 많이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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