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제헌절로 남편 회사는 쉬는 날이라 주말에는 불가한 정밀 초음파로 딩턴이 보러 가는 날이기도 하다. 일어나자마자 몸무게를 쟀다. 어제 임신 전 몸무게로 돌아가 크게 살이 찐 것은 아니지만 지난달 정기검진 때보다 +2.5킬로였기 때문에 권장 몸무게 증량인 1달 +2킬로를 넘는 무게였다. 다행히 어제는 과식하지 않았더니 오늘은  -0.9킬로 감소하여 +1.6킬로이다. 살이 너무 쪄서 만삭 때 샐러드만 먹어야하면 얼마나 힘들까? 다행히 무게때문에 크게 터치 받지는 않을 듯 하다.

  오늘은 친정 가게에서 오리 백숙을 먹을 예정이기 때문에 아침은 간단하게 연두부, 두유, 요거트, 사과, 복숭아와 어제 만들고 조금 남은 브로콜리감자스프를 곁들였다. 스프는한 번 더 끓이니 어제보다 더 맛있어지긴 했지만 남편이 잘 안 먹는 메뉴이니 당분간 만드는 것은 자제해야겠다.

  밥을 먹고 씻고 딩턴이를 보러 병원에 갔다. 2층으로 계단을 올라갔는데 숨이 너무 차서 심박수가 120까지 올라갔다. 대기하는 동안 물을 마시며 안정을 찾으려 노력했다. 딩턴이도 내가 불안정함을 느껴서인지 태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딩턴이 자는 건가? 오늘은 움직이는 것을 못보려나? 슬슬 걱정이 된다. 20분 정도 기다리니 차례가 되어서 검진을 받았다. 내 걱정과는 다르게 딩턴이는 활발하게 잘 움직이고 있었다. 너무 많이 움직거려서 검사를 하는데 시간을 기다리기도 하고 꾹꾹 누르고 흔들며 움직임을 유도하면서 초음파를 관찰했다. 지난번 기형아 검사에 이어 이번 정밀초음파 검사도 기특하게도 모두 다 정상이다. 추가로 놀라운 사실은 그동안 식단조절을 해온 탓에 딩턴이 무게가 적게 나갈 것이라 예상한 것과는 달리 최근에 많이 먹어서인지 딩턴이도 예정일보다 2일 정도 통통한 아기라고 하셨다. 하긴 엄마가 1.6킬로가 쪘으니 딩턴이도 찌는게 당연한거겠지? 이상이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최근 배가 터지도록 계속 먹부림 해온 사실이 좀 미안하기도 하고 찔리기도 했다. "엄마가 내일부터 다시 관리해줄께. 딩턴아" 초음파를 마치고 입체 초음파로 딩턴이 얼굴을 볼 수 있었다. 원래 딩턴이 주수에는 잘 안나타나는데 비교적 잘 나온 편이라고 하셨다. 이제 조금씩 얼굴형태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다음 달에 가면 조금 더 뚜렷하게 볼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검진을 마치고 다음달에는 드디어 임당검사이다. 금식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하셨는데 좀 찝찝하긴하다. 그래도 다음 예약은 3시 30분이기 때문에 밥을 안 먹을 수는 없다. 점심을 최대한 일찍 먹고 가서 검진을 받아야겠다. 늦은 시간 예약이기에 제발 두 번 검사하는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검진을 마치고 원래는 순산체조가 있는 날이지만 오늘은 남편도 있고해서 그냥 쉬고 대산보리밥에 들러 점심을 먹기로 했다. 집 근처에 있는 곳인데 주말에 가면 늘상 대기줄을 서야하는 곳이기도 하다. 오늘은 제헌절이긴 하지만 휴일이 아닌 평일이고 11시가 조금 넘는 다소 이른 점심 시간이라 대기 없이 바로 먹을 수 있었다. 우리는 된장찌개세트와 고등어구이를 시켰다. 딩턴이를 가지고 고등어구이는 처음 먹는 것 같다. 생선도 잘 먹어줘야하는데 수은이 걱정되기도 하고 집에서 생선을 먹기가 좀 번거로워 잘 안 먹게 되는 것 같다. 원래 청국장 세트를 시키면 고르곤졸라 피자도 무료로 주는데 둘이 먹기에는 무리가 있는 양이라 된장찌개로 시킨 건데 둘이서 밥을 다 못 먹었다. 한창 먹성 좋을 때는 둘이 밥도 다 먹고 고르곤졸라도 반판은 먹었는데 둘 다 위가 줄긴 했나보다. 밥은 너무 맛있게 먹었고 식후로 제공되는 미숫가루까지 먹고 나니 배가 터질 것 같았다. 아파트 부지 때문에 8월 1일까지만 장사하고 이전을 할 예정이라는데 좀 아쉽다. 주차도 편하고 위치도 가까워 좋았는데 이전 기념으로 고등어구이 무료쿠폰을 주셨다. 워낙 인기식당이라 이전 전까지 재방문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밥을 먹고 도서관에 들러 임신 관련책과 소설, 옷 만들기 책을 빌려왔다. 임신 관련 책은 제목으로는 몰랐는데 아동용 만화책인 것 같아 빨리 읽고 다른 정보 책으로 다시 빌려야겠다. 이제 6개월차니 신생아 돌보기 관련 정보들의 수집이 필요한 시기이다. 도서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배가 불러서인지 남편도 나도 졸음이 쏟아졌다. 집에 가자마자 씻고 자야지 했는데 주문한 임부복이 배송되어 있어 하나하나 꺼내 입어보았다. 엄청 편하고 예쁘고 가격도 저렴하다. 여름이 만삭이 아니라 있는 옷으로 버틸까 싶었는데 왜 진작 사질 않았을까? 함께 구입한 샌들도 무지 편하다. 이번 휴가 때 편하고 예쁘게 입을 수 있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한숨 자고 일어나서 집에 있는 책들 중 안 보는 것을 정리해 차에 싣고 친정으로 출발했다. 책들을 친정 집에 놓고 아빠가 남편에게 선풍기 조립을 시켜서 조립을 완료하고 가게로 넘어갔다. 우리 가게는 오리백숙집을 하기 때문에 초복에 방문하기 안성맞춤이다. 엄마가 해준 음식은 언제 먹어도 맛있다. 남편은 원래 흘리지 않는 땀까지 흘리며 먹는다. 오늘 배부르게 먹는다고 아침부터 기대 하더니 제대로 보신을 하고 있다. 엄마는 옷 살 시간이 없어 홈쇼핑에서 한 벌 샀다며 내 옷도 한벌 주었고 오미자와 자두와 체리도 챙겨주었다. 임신한 딸래미를 걱정하는 엄마의 마음이 느껴졌다.

  남은 오리백숙과 죽을 포장해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배가 너무 터질 것 같다. 아침보다 2.5킬로가 증가했다. 어차피 소화되면 이정도까진 아니겠지만 몸무게 변화가 하루 1킬로 이상 나지 않는 나에게는 놀라운 일이었다. 금요일에는 어머님 생신도 있어 1번의 과식이 더 있을 것 같은데 이번주에는 병원 갔다왔을 때 무게만큼 유지를 목표로 식단관리를 해야겠다. 살은 얻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친정에서 해 준 밥을 먹을 수 있어서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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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수육을 실컷 먹었는데도 몸무게의 변화가 없다. 남편은 오히려 몸무게가 빠졌다. 똑같은 칼로리를 먹더라도 어떤 재료를 쓰는지, 어떤 조리법으로 조리하는지에 따라 몸이 받아들이는게 다르다. 무작정 굶기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비교적 계획대로 식단을 잘 지키고 있는 것 같다. 임신 전에 진작 관리를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남편과 두유와 바나나를 챙겨 먹고 호수공원에 다녀왔다. 나는 한바퀴 걷고 남편은 반대방향으로 두바퀴 뛰었다. 처음엔 블로그를 쓰면서 걷다보니 속도가 좀 떨어졌는데 뒤편으로 돌면 길이 좁기 때문에 위험할 수 있어 TBS eFM을 들으면서 걸었다. 오늘은 한국에서 미혼모로 사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사연이 너무 슬펐다. 임신 중 아기 아빠가 다른 사람을 만나고 있었고 아기 아빠의 사업이 잘 되야 우리 가족이 행복할 거라는 믿음으로 경제적 지원도 지속했는데 결국엔 헤어졌다는 내용이었다. 임신을 하니까 남편 없이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이 얼마나 힘들지 상상이 간다. 아기를 낳으면 적어도 집안일을 하는 동안은 남편이 아기를 케어해줬으면 좋겠는데 모든걸 혼자서 다 해내야 한다면 진짜 자신이 없다. 우리나라는 미혼모에 대한 시선이 너무 안 좋은데 보통의 마음가짐으로는 여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은 불가능한 것 같다. 아직은 예비엄마지만 똑같은 엄마로서 대단하다는 마음을 담아 응원하고 싶다.

  2.5킬로의 운동을 마치고 도서관에 들러 남편이 읽고 싶어했던 베리 포틀랜드가 남편이 원하는 책이 아니기때문에 반납을 하고 다 읽어준 딩턴이 동화책도 반납을 했다. 추가로 하동에 가기 때문에 하동이 배경지인 토지 2권과 딩턴이 그림책을 추가로 빌려왔다.

  집으로 돌아가려던 중 남편이 배가 고프니 집에서 밥을 하지 말고 먹고 들어가자고 한다. 밥도 안해놓고 운동을 갔기에 최소한 1시간은 지나야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남편의 의견대로 외식을 하기로 했다. 오늘은 간만에 용자1에 가기로 했다. 몇 년 전에 남편이 티비에 비빔칼국수가 나오는 것을 보고 청주에도 비빔칼국수를 하는 집이 있나 찾아보다 우연히 발견한 곳인데 맛이 너무 좋아서 종종 가곤 했다. 임신을 하고 식단조절을 하기 시작한 이후로는 밀가루는 가급적이면 배제하고 있기 때문에 갈 기회가 없었는데 오랜만에 가게 되서 들떠있었다.

  남편은 비빔칼국수, 나는 그냥 칼국수를 시켰다. 건강을 생각해서 콩칼국수를 먹을까 정말 고민하다가 오늘은 진짜 먹고 싶은 걸 먹자고 해서 칼국수를 시켰다. 내가 용자를 좋아하는 이유는 국수 맛도 좋지만 오픈 주방이라 믿을만 하고 특히 김치가 매콤하니 맛있기 때문이다. 칼국수는 좀 먹다가 급하게 찍어서 양이 적어보인다. 나트륨때문에 국물은 자제해야하는데 계속 먹게 되는 마성의 맛이다.

  기분 좋게 오랜만에 외식을 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남편은 씻자마자 잠깐 나갔다온다며 어디가는지 행선지도 말하지 않고 급하게 나갔다. 친구랑 편의점에서 맥주마시려고 하나?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내 선물용으로 기어핏 2를 사왔다. 남편과 나는 기어핏 1이 있었고 남편은 2를 가지고 싶다는 이유로 2를 사서 쓰고 있어 우리집에는 기어핏이 3개나 있는데 또 사온 것이다. 당장 환불해오라고 했는데 중고나라에서 10만원에 미개봉 상품을 거래한것이기 때문에 환불이 안 된다고 했다. 운동 열심히하고 가치있게 쓰라고 하는데 남편이 힘든게 번 돈을 있는 물건을 사는데 썼다는게 속이 상했다. 남편은 기껏 사왔는데 내가 별로 좋아하지 않아 속상해하는 것 같았다. 기능이 확실히 더 좋긴 한 것 같다. 기어핏1은 내 V20에 연결이 안되었었는데 2는 잘 연결이 된다. 최근 남편의 주식 수익률이 올라서 그 수익금으로 샀다고 생각하고 부담없이 쓰자고 마음을 고쳐 먹었다.

   낮잠을 좀 자다가 하동에서 묵을 숙소와 일정을 좀 짜봤다. 숙소는 몇 개를 골라놓고 예약은 하지 않았다. 다음주에 최종 결정을 할 것 같다.

  저녁으로 어제 먹은 청국장에 두부를 추가로 넣고 계란후라이를 해서 열무국수와 반찬을 넣고 비벼먹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가게를 닫고 집에오면 오빠랑 같이 엄마랑 양푼에 반찬을 넣고 쓱쓱 비벼먹은 기억이 많기 때문에 난 비벼먹는걸 좋아하는데 남편은 양푼에 비벼먹는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오늘은 내 의견을 받아들어 쓱쓱 비벼먹었다. 이상하게 비벼 먹으면 그냥 먹는 것보다 훨씬 배부른 느낌이다.

  소화겸 문암생태공원에 가서 2킬로를 추가로 걷고 왔다. 트랙이 넓을 줄 알았는데 한 바퀴를 도니 1.5킬로 정도인 것 같다. 아직 해가 안떨어져서인지 바베큐가 한창이다. 취사는 캠핑장이나 지정된 바베큐장에서만 가능한데 지정된 곳이 아님에도 곳곳에서 고기를 굽고 있다. 또 텐트나 그늘막도 안되고 음주도 안되는데 안 지키는 사람이 너무 많았다. 공원은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되있는데 그런 권리는 누리면서 지켜야하는 의무는 무시하는 현실이 좀 씁쓸했다. 문암생태공원은 밤 7시가 되면 분수에도 불이 켜지고 곳곳이 환해져서 더 예쁘게 느껴진다. 날씨도 선선해서 기분 좋게 다녀왔다.

  돌다보니 배가 좀 땡겨서 집으로 돌아왔다. 오늘은 운동을 참 많이한 하루여서 뿌듯했다. 딩턴이도 엄마가 운동을 한 덕분에 건강하게 잘 크고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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